10·26 비방부터 심판론까지…선거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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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비방부터 심판론까지…선거 이모저모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1.10.2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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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보다 지지층 세몰이… 전력투구


#1

“3개월만의 기적이다.” 황숙주 후보의 당선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지지했던 후보를 막론하고 이 같이 평했다. 선거 전에는 이름조차 처음 듣는 후보가 과연 당선이 가능하겠냐는 의문도 여러 곳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공식 선거운동 전 이홍기 후보의 ‘선거인 매수사건’이 일어난 타격은 컸고 96표라는 지극히 미미한
표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2

선거 전 이미 비방과 고소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정책선거는 자리 잡을 틈이 없었다. 예비후보 때부터 과열양상을 띠었던 선거판을 지켜보던 군 선관위 관계자조차 “이번 선거에서 정책을 기대하기는 틀린 것 같다”고 말할 정도였다. 당의 지원을 업은 황 후보와 폭넓은 인지도를 갖춘 이 후보의 대결은 정책이 아닌 비방전이었고 조직 동원이었다.
읍내 선거 유세현장에서는 대체로 이 후보 지지자들의 수가 황 후보를 압도했다. 지난 22일과 23일 유세전에서 이 후보 지지자들이 대거 결집한 뒤 황 후보 측 지지자들이 많이 모인 현상은 세력 전에 밀린 황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위기감을 느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선거운동 막바지에는 군이 아닌 다른 곳에서 동원된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고 강인형 전 군수의 부인인 김란수 씨도 여러 차례 눈에 띄었다. 황 후보의 유세현장에서 만난 몇몇 사람은 “어디 사시냐”는 질문에 대답을 회피했고 정읍과 임실에서 왔다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이 후보 측에는 재경향우회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모였고 지지연설을 하기도 했다.

#3

일각에서는 황 후보 선거본부의 전략이 위험했다는 평가도 있다. 고발사유에 대한 반박에 이어 동정표가 결집될 틈을 주지 않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표결과 표 차이가 근소한 것으로 나타난 점은 이런 지적에 무게감을 더해주고 있다. 이 후보의 구속과 관련해 지지층의 반응은 ‘외압의혹’이 있다는 것이었다. 선관위가 해명기회를 주지 않고 고발한 데 이어 검찰 구속까지 모든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점으로 보아 누군가가 압력을 넣지 않으면 불가능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는 이 후보의 구속 후 동정표가 발생한 이유가 됐고 결속력을 다지는 계기도 됐지만 ‘구속’이라는 단어가 갖는 힘은 이보다 컸다. 선거에 대한 언급을 꺼리던 부동층의 표심은 황 후보에게 쏠렸고 옥중선거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4

황 후보 지지자 사이에서는 같은 민주당원이면서도 한 번도 지원유세에 나서지 않은 정동영 의원에 대한 비난이 터져 나왔다. 민주당 최고위원으로서 고향이 순창이라고 얘기하는 만큼 한 번 쯤은 내려와서 유세에 나섰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고 이에 깊은 실망감을 느낀다는 주장이다. 한 주민은 “정동영을 심판해야 한다. 대통령 선거할 때 우리가 얼마나 밀어줬는데 이제 와서 배신이냐. 전주 덕진에서 선거운동 하면 훼방을 놓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반면 정 의원처럼 큰 정치인은 지역 정치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다. 특히 황 후보나 이 후보 모두 정책이나 이념면에서 별 차이가 없고 민주당 공천만 받지 못했을 뿐 ‘초록은 동색’이라는 논리였다.

#5

이강래 의원은 반면 기사회생했다. 군을 비롯해 남원시장 재선거에서도 민주당 이환주 후보가 승리해 우선 한 숨을 놓았다는 평가다. 이 의원은 순창과 남원의 행정수장이 모두 낙마하자 그들을 공천한 혐의(?)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었고 이번 선거에서도 전략공천을 한 지역위원장으로서 선거 패배시 동반책임을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기간 내년 총선 출마 예정자로 알려진 이용호 씨가 두 지역구를 휘젓고 다녔고 군에서는 이 후보 유세차량에 올라 민주당 심판론을 역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지역구 방어에 성공한 이 의원은 일단 무거운 근심을 덜어놓을 수 있었다.

#6

강인형 전 군수가 오랜만에 등장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강 전 군수는 지난 13일 열린 황숙주 후보의 출정식에 참석했다. 4개월 만에 본 그는 군수 활동 당시 풍채 있던 용모에 비해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를 발견한 몇몇 주민과 이 사실을 전해들은 상당수 주민들의 비판을 피해 가지는 못했다. 그래서 인지 다음 유세장에서 모습을 찾지 못했고 그의 부인은 간혹 유세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7

공무원들은 군수편이다. 최근 군 직원들은 2012년도 예산안을 놓고 제대로 고생했다. 후보마다 내놓은 공약이 있고 성향이 있다 보니 예산을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대책이 안 섰기 때문이다. 특히 고정 지출이 아닌 복지성 예산일수록 군수의 의견이 강하게 작용하는 탓에 어느 부서에서는 아예 두 가지 안을 만들어놓기도 했다고 한다. 여론조사 결과라도 압도적이었으면 좋겠다는 하소연은 빈 말로 들리지 않았다.

#8

“뭐니 뭐니 해도 머니라고” 했던가. 선거판을 용솟음치게 했고 결국은 당락을 가리게 한 ‘선거인매수사건 녹음물’과 관련한 사실과 억측, 추측 등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은 선거사범 고발포상금 1억원이라는 ‘돈’의 액수로 번졌지만 어쩌면 그 진실에는 ‘돈’보다는 ‘당선’과 관련한 ‘고도의 계산’이 먼저라는 추측이 난무하다. 순창군수 재선거 판이 이리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갑작스런 재선거와 전임 군수의 뛰어난 조직력과 그런 환경에서 벗어나려는 노력과 자성이 부족한 지역 정치인들과 주민이 해결하고 해답을 찾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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