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25) 군수 당선자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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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25) 군수 당선자에게 바란다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1.10.28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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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끝났다 하지만 승리자에게 박수를 칠 수 없는 선거였다. 참으로 부끄럽고 한심한 선거였다. 군민의 머슴이 되겠다는 후보들은 도중하차한 후보와 함께 주인인 유권자를 담보로 불법적인 거래를 시도한 혐의를 받으면서 순창군민의 자존심과 명예에 똥칠을 했다. 그들이 유권자를 거래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내면에는 유권자의 권위와 존중이 없다. 후보들이 이처럼 유권자를 무시하고 함부로 대하는 데에는 후보자들의 자질에 기인하기도 하지만 원인은 유권자가 자초한 바가 크다. 중국의 옛 시에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 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다 했다. 유권자가 존엄 자중하며 경박하게 움직이지 않고 오직 정도만이 통한다는 믿음을 주었다면 후보들은 유권자를 존중 할 수밖에 없다. 값싼 선심 공세에 줄서고 작은 이익에 급급하며 검증되지 않은 후보자를 상전으로 받들며 떼지어 따르는 몰상식과 몰개념 몰지각한 유권자가 있기에 좋은 일꾼이 설자리가 없고 의식이 건강한 유권자마저 자존심과 명예에 상처를 입게 된다. 깊은 생각 없이 부화뇌동하는 유권자의 통절한 반성이 요구된다.

당선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타락한 이번 선거로 인해 상처받은 군민의 자존심과 실추된 명예를 회복해야 할 책무가 있다는 사실이다. 더 이상의 편 가르기는 안 된다. 지지하지 않은 군민은 당선자에게 더 높은 경륜을 요구한 것으로 몸에 좋은 입에 쓴 약으로, 더욱 큰 인물이 되달라는 요구로 해석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편애는 스스로 작은 인물임을 증명할 뿐이다. 군민 모두를 공평하게 섬기는 자세만이 선거과정에서의 상처를 치유하는 길이다. 군수라는 직함이 명예일수는 없다. 진정한 명예는 티 없이 맑고 공평무사하게 직책을 수행함으로서 역대 군수 중에서 가장 뛰어난 군수라는 퇴임 후의 평가인 것이다.

다음 글을 당선 선물로 드린다.

大明無私照 至公無私親(대명무사조 지공무사친) 해와 달 같이 밝은 빛은 사적으로 비추지 아니하며 지극히 공정하면 사적으로 친하지 않는다.

당선자를 도와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도와주었다는 사실을 기억에서 지워야한다는 것이다. 기억에서 지울 수 없다면 그것은 진정한 도움이 아닌 공사(公事)를 사적으로 거래하는 악성 거래로서 군수를 망치고 군민에게 죄를 짓는 일이다. 진정 당선자를 위해 도와주었다면 당선자가 대가로부터 자유롭게 해야 한다. 즉 대가를 바라지 말아야 한다. 당선자 또한 도와준 사람에게 사적인 부담을 가지면서 도와달라고 했다면 그 사람 외의 군민을 배반하는 것이다. 군수라는 직책은 전체 군민의 공적인 삶의 도구로서 사적으로 행사 할 수 없는 것이다. 때문에 설령 사적인 약속이 있었다 해도 그 약속은 무시하는 것이 대의에 합당한 것이다. 자신의 도움을 근거로 군수를 공사(公私) 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구속한다면 그것은 군수가 사소한 것에 매달리는 소인이 되길 바라면서 돕는 것으로 차라리 도움을 주지 않은 것만 못한 것이다. 진정한 마음으로 사람을 돕는 자는 그가 천지간에 부끄럽지 않는 사람이 되라고 돕는 것이지 부끄러운 사람을 만들기 위해 돕는다면 망치는 것이지 도움이라고 해선 안 된다.

마지막으로 성공한 군수가 되길 희망하면서 채근담 한 구절을 소개한다.

거관유이어(居官有二語) 관직에 있는 사람이 명심해야할 말 두 가지가 있으니 유공즉생명 유렴즉생위(惟公則生明 惟廉則生威) 현명함은 공정함에서 생기고 권위는 청렴함으로서 생긴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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