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뭘 더 바라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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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뭘 더 바라느냐”
  • 이광희 사무국장
  • 승인 2011.10.2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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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순창군농민회 사무국장

“선거 때문에 바쁘니 만날 수 없다”
지난 24일 필자가 이강래 국회의원과 어렵사리 전화통화가 되어 들은 이야기다. 자세한 내용은 이렇다.
최근 전국적인 논란거리 중 하나가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다. 국민들에게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큰 자유무역협정이 국회비준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통상위원회에서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은 호시탐탐 강행처리를 시도하고 있고 늦어도 28일 국회 본회의서 비준을 통과 시키려는 모습이다. 알려진 대로 한ㆍ미 FTA는 불평등한 협정이고 피해 당사자는 주로 우리 농업농촌농민이다. 따라서 시종일관 FTA의 문제를 지적하고 대책이 없는 협정의 체결을 반대해온 우리 농민들은 이 문제에 관한 한 사활적 이해를 갖고 있다. 해서 이강래 의원에게 농민의 요구를 전하기 위해 농민회임원과 만남을 요구하는 전화였다. 

FTA 30분 면담 묵살 태도 이해 불가

그런데 이 의원은 한ㆍ미 FTA에 관한 한 반대이고 비준반대요구에 서명했는데 ‘뭘 더 바라느냐’면서 남원 순창선거가 바쁘니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야당 대부분이 비준 반대를 추진하고 있고 다수 의원들이 서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사례에서 보듯 정부 여당은 수적으로 밀어붙여 날치기 강행처리를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농촌지역 국회의원이 단순한 반대의사 표명만이 아닌 온 몸을 던져서라도 비준만은 막게 하는 것은 농민들의 당연한 바람이다. 이러한 뜻을 직접 전달하고 확고한 의지를 확인코자 했던 요구를 지역 재선거 때문에 바쁘니 다음번에 식사나 한 끼 하자며 묵살하는 태도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정 바쁘면 순창 농민회 임원들이 남원에 가서 30분 정도만 면담하겠다고 했음에도 말이다.

혹시 표를 준다면 만나 줬을까? 

지금 농민들의 절박한 생존권적 요구인 한ㆍ미 FTA 문제는 순창 남원 농민들의 정치적 요구 사항이 못되는 것인가? 정치인이 그것도 농촌 국회의원이 자기 지역구선거만 안중에 있고 농민과 농업을 뿌리 채 뒤흔들 이 문제는 과연 뒷전에 둘 수 있는가?  아니다, 그렇지 않다. 지역구 농민의 이해관계가 곧 FTA 문제다. FTA를 잘 막는 것이 곧 지역농민의 권익을 지키는 것이고 결국 그것이 지역구관리를 잘하는 국회의원이다. 농민들 이야기에 귀를 잘 기울이는 것이 표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일목삼착(一沐三捉), 일반삼토(一飯三吐)
옛 중국 주나라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주공이 아들 백금에게 자신의 봉지인 노나라로 떠날 때 들려준 말이다. 사람이 찾으면 “한 번 목욕하다가 머리카락을 세 번 움켜쥐고 나왔고, 한 번 식사하다가 먹던 것을 세 번이나 뱉어내고 나왔다”는 이 유명한 말은, 아무리 바쁘고 힘들더라도 인간관계를 소홀히 하지 말라는 충고다. 주공의 태도와 이강래 의원의 태도가 어찌 이리 다른가?
“뭘 더 바라느냐”고? 일목삼착, 일반삼토하길 바란다. 농민들 이야기에 귀 열어놓을 것을 바란다. 28일 국회본회의서 FTA를 말로만 반대가 아닌 ‘공중부양’으로 온 몸으로 막아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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