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웅]다수 주민 기본적 불편 개선에 예산 아끼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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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웅]다수 주민 기본적 불편 개선에 예산 아끼지 말라
  • 조재웅 기자
  • 승인 2022.03.2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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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 번 밝혔듯이 기자는 정책의 기준은 정책 대상자 가운데 최약자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정책 대상 가운데 최약자를 기준으로 하면 대상자 대부분이 만족하는 정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군에서는 그런 부분을 인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유모차를 끌고 읍내를 거닐며 차량을 이용할 때는 몰랐던 여러 불편함을 느꼈다는 주민의 말을 들으며 공무원들이 시간을 내서라도 순창의 곳곳을 살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기자도 그 주민의 제보를 받기 전까지는 미처 알지 못해 부끄러웠다. 실제로 걸어보니 더 많은 것들이 보였고, 삶과 가까운 곳에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

오래 걸을 필요도 없었다. 남산대에서 의료원 방향으로 걸어보니 의료원 바로 앞 인도에서 위화감을 느꼈다. 횡단보도는 있는데 교통약자라고 할 수 있는 장애인이나 유모차 등을 끌고 가는 부모는 이 횡단보도를 이용하기 힘들어 보였다.

경계석을 내리막 형식이 아닌 계단 형태 그대로 시공했다. 내려가는 것은 어찌해보더라도 올라가는 것은 휠체어는 불가능해 보였고, 유모차는 들어야 했다.

인도 설치라는 정책을 봤을 때, 이 인도를 이용하는 대상자 가운데 최약자는 다리나 눈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거동이 힘든 노인 등일 것이다. 이들이 이용하는 것을 우선으로 시공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

몇 년 전 제보를 받고 적성면소재지 인도를 보러 갔었다. 1미터도 되지 않는 폭의 인도 전체를 가로수가 모두 차지하고 있었다. 사람도 이용하기 힘든 인도였기에 휠체어나 유모차는 그냥 도로로 다니라는 거였다.

당시 적성면장은 주민들이 원해서 가로수를 설치했다고 한다. 하지만 주민들이 원하더라도 해야 할 것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인도의 기능을 봤을 때, 여기에 가로수는 설치하지 말았어야 한다. 아무리 면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아이가 드물더라도 언제 어떤 사람이 이용할지 모르는 공공시설을 면내 주민 의견만 듣고 인도 기능을 할 수 없도록 만들어 버린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순창은 인구소멸예정지역으로 지정됐고, 주민들도 다음 군수 등에게 인구증대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신호체계나 인도 이용 등 이런 기본적인 불편도 해소하지 않은 채, 어떻게 인구를 유치할 수 있을까.

기본적인 불편을 개선하지도 않고, 순창에 와서 살라고 하는 것은 너무 염치없는 것 아닌가. 군청 누리집 첫 화면에는 살기 참 좋은 순창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하지만 최소한의 주민 불편에 대한 개선 없이는 이 문구는 그저 허울 좋은 소리일 뿐이다.

잘 활용하지도, 수년 지나 관리비만 수억원씩 들어가는 건물 짓는데 수십 수백억원 쓰지 말고, 다수 주민의 기본적 불편 해소에 예산을 아끼지 말고 사용해 달라는 주민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최근 논란인 복실마을 앞 과속방지턱도 주민 안전이 당연히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차량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불편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예산이 좀 더 들더라도 과속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이 차량 속도를 줄이는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주민 의견에 동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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