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의 진실, 지금 우리 자신에게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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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의 진실, 지금 우리 자신에게 되묻는다
  • 글·사진 윤혜상(순창읍)
  • 승인 2022.05.04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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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잔동일기 북콘서트를 다녀와서

어김없이 찾아오는 사월의 봄에는 늘 간단치 않은 몸살을 앓는다.

특히 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제대로 진상 규명이나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세월호참사의 4.16을 지나치는 일은 더욱 그렇다. 진실이 외면당하고 무시된 채 변화가 거의 없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쉽지 않고, 참담한 기억을 이어가야 하는 사회 일원으로서 갖는 책임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아서일 것이다. 그나마 순창에는 그날을 잊지 않고 여전히 함께 기억하고 추모하며 치유와 희망으로 나아가려는 사람들이 있어 작지만 든든한 위로와 연대의 힘을 나눌 수 있어 너무나 감사하고 다행스럽다.

 

416일 추모문화제, 428일 북콘서트

시민단체 순창희망교육네트워크 주최로 416일에는 추모문화제를, 428일에는 <고잔동일기>의 저자인 김익환·이현정 교수를 모셔 순창군립도서관 다목적홀에서 북콘서트를 열었다. 지역 주민들과 세월호참사 8주기를 기억하고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되새기며, 우리 사회의 책임을 성찰하는 자리를 마련해 함께했다.

<고잔동일기>는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에 머물며 피해자들의 삶과 마음을 채록해 온 인류학자 이현정 교수와 4·16기억저장소를 설립한 기록학자 김익한 교수가 일기 형식으로 펴낸 생생한 기록물이다. 김익한 교수는 현장의 울림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면서 써내려 간 현장의 요구와 실재에 기초한 기록으로 기록과 눈물 사이의 거리를 이 책에 담았으며, “눈물이 기록이다라고 했다. 또한 세월호가 그저 살아가면서 우연히 겪게 되는 일상의 사고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부조리 등에서 비롯한 중대한 사건이자 사회적 참사임을 일깨워 주었다.

세월호참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그 의미는 무엇인가. 기억저장소의 시작과 진행과정, 참여하기 위해 어떤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세월호 이전과 이후의 삶의 변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졌다면 세월호참사를 어떻게 기억할 수 있고 우리 사회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이유, 제대로 된 기억·약속·책임은 무엇인지등 미리 순창 군민들의 다양한 질문을 모아 두 저자에게 번갈아 답하고 묻는 시간이 2시간이 넘게 이어졌다.

 

누구나 사회적 참사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저자들은 세월호참사 피해자들이 겪은 다양한 삶의 변화는 한국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보았다. 수많은 아이들의 죽음으로 이기주의적이고 물질적 삶에 치중하던 삶과 강요된 사회적 질서에 순응하던 삶, ‘관행, 모순, 부조리등에 둔감하던 삶에서 벗어나 고통의 담지자들이 스스로 떨쳐 나와 세상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하게 되면서 생각의 방식과 일상의 실천이 바뀌었다고 전한다. 세월호참사가 우리 사회에 던진 자성적인 성찰의 힘이 비록 지금은 잠복되어 있으나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갈 것이고, 우리 삶과 실천 영역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누구나 사회 구조의 연결망 속에서 사회적 참사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세월호참사가 우리에게 던지는 수많은 성찰의 질문과 실천의 이유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단순히 죽은 자들과 함께하는 삶으로 치부하며 부정하는 방식으로만 문제를 바라봐서는 곤란하다. 사회에 만연한 구조적 모순과 그릇된 삶의 문화를 변화시키려면 무엇보다 내 삶의 변화부터 시작하고, 지역사회의 문제가 있을 때 함께 해결하면서 연대로 공동체를 강하게 만들어 나가는 긍정의 방식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하는 자리였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이 부산한 때, 순창 주민으로서 지역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적극 참여하고 지금의 삶을 점검하고 끊임없이 바꿔나가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세월호참사의 기억·약속·책임의 정신을 실천하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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