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서비스 센터 ‘이룸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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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서비스 센터 ‘이룸학교’
  • 정명조 객원기자
  • 승인 2022.05.2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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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장애인 2910명, 발달장애인 301명

특별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한 사람들
스트레스 타파 레크레이션 물풍선 물놀이 후 단체사진
스트레스 타파 레크레이션 물풍선 물놀이 후 단체사진

설립 초기, 코로나 방역으로 내부 활동만

순창중앙초등학교 후문을 들어가다 보면 왼편에 이룸학교(전라문화교육협회 순창지부)’가 있다. 이룸학교는 발달장애인 주간활동과 청소년 방과후 활동 등을 지원하는 곳이다. 지난 19, 발달장애인들의 활동 보조와 교육·복지·문화·예술을 아우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룸학교에서 이나리 센터장을 만났다.

이룸학교는 202078일 개소했어요. 근데 코로나가 2020년도 1월에 시작됐잖아요. 초창기부터 저희 발달장애인 학생들이 기저질환(고도 비만, 혈압, , 심장, 갑상선, 혈관 질환 등)이 많아 위험해서 방역에 매진했어요. 코로나 확산 방지에 대한 강력한 보건복지부 지침이 내려오기도 해서 경각심도 가졌고요. 그래서 체온 검사, 자가검사키트 사용을 강화하고 예방접종도 3차까지 맞춰 외부 활동을 자제했어요. 외부와 교류를 최소화하며 운영해 온 거죠. 덕분에 전라북도가 인정한 코로나19 방역 모범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이제 코로나 기준이 완화되고 있으니까 저희 친구들이 좀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발달장애인의 다양한 활동 지원

먼저 현재 현황부터 물었다.

주간(09~18)에는 성인 18명을 대상으로 활동이 이뤄지고 토요일에 청소년 7명이 이용하고 있어요. 학생 3인당 1인 교사라는 지침이 있어 저를 포함해 8명의 선생님이 있습니다. 서비스를 원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지만 예산 규모 그리고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른 학생 1인당 시설면적이 있기 때문에 학생을 현재 상태에서는 더 받을 수 없어요. 교육은 위생(코로나 포함), 소방, 건강, 재해(지진·홍수), 환경, 납치대처 등 여러 과정으로 이뤄지고, 독서, 농사, 꽃꽂이, 체육(E-스포츠 포함), 과학, 요리, 쿠킹, 소풍, 청소, 반장선거 등 여러 체험 활동을 합니다.”

 

생활 속 반장선거로 선거·투표 익혀

반장선거라는 말에 나는 이번 대선 사전투표장에서 만났던 발달장애인 학생들이 떠올라서 투표를 위한 선거교육에 대해 물었다.

저희가 매월 초에 반장선거를 해요. 본인이 스스로 또는 추천을 받아서 후보를 내고 선거 공약과 기호 번호, 후보 얼굴이 들어간 사진을 붙여서 이것을 들고 읍내 거리로 선거 유세를 나가요. 그리고 나머지 친구들은 여기에서 기표소를 실제와 비슷하게 만들어 놓고 정식 선거 용지하고 거의 흡사한 용지를 출력해서 투표를 합니다. 생활 속에서 선거와 투표방법을 익히는 거죠. 진짜 선거가 다가오면 실제 후보자들의 사진을 크게 출력해서 번호하고 같이 교실 내부에 붙여놔요. 그리고 선거 공약 있잖아요. 사실 이 친구들이 볼 때 정말 어렵거든요. 공약들을 선생님들이 쉽게 표현해서 밑에 적어줘요. 사진 속 얼굴과 기호를 묶어서 외우고 그 후보의 쉽게 풀이된 공약을 연결해서 익히게 해요. 선거가 시작되기 최소 한 달 전부터 계속해서 이런 과정을 수시로 교육합니다. 물론, 비밀선거 원칙과 투표용지에 날인하는 방법 등을 같이 교육합니다.”

이와 같은 교육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학생들이 올바른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게 이제 이해가 됐다.

곡성기차마을, 선생님과 대상자 1:1 대화의 시간

주민들과 교류·융화·친목 쌓기 노력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활동사례를 묻자 이 센터장은 기쁜 기억을 떠올리며 즐겁게 답했다.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애벌레를 통에 담아서 초등학생들과 거리의 지역주민들에게 나눔 이벤트를 한 적이 있는데, 초등학생들이 한 1~2주 있다가 그걸 들고 오는 거예요. 그리고 선생님 이건 언제 깨어나요? 뭐를 먹고 살아요?’ ‘이건 언제 번데기가 돼요.’ ‘저 한 마리 더 주시면 안 돼요? 다른 친구들 또 데리고 와요?’ ‘저도 애벌레 키우고 싶어요하면서 모르는 사이인데 여기 학생들에게 형아 안녕, 누나 안녕이러고 가요. 정말 사소한 것들로 이어지는 접점들이 발생해요. 이런 활동을 통해 주민들과 교류하고 융화되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발달장애인은 진짜 인간적인 사람들

이 센터장은 발달장애인의 현실에 대한 설명도 함께 했다.

특히 발달장애인은 인권, 성적 착취, 금전적 착취로부터 무척 취약합니다. 교육도 필요하지만 이로 인한 법적 분쟁과 인권 문제에 선생님들이 따로 시간을 내서 경찰서와 법원을 동행하면서 같이 해결하고 있어요. 발달장애라 하면 매스컴에서 마치 조현병처럼 표현을 많이 해요. 환청이 들리고 헛것을 보고사실 조현병은 정신장애이고, 발달장애와 정말 다르거든요. 제가 10년 정도 활동했는데 직접 발달장애인을 겪어봤을 때 누구보다 순수하고 누구보다 거짓 없고 진짜 너무 인간적인 사람들이었어요. 또 이들의 가정을 보면 가족들이 생계유지를 위한 일을 해야 하는데 이 학생들을 돌보는 데 매달려 있으면 생계가 같이 힘들어지는 거예요. 기사 같은 데서 시위나 자살의 사례, 동반 자살 얘기가 나오는 거죠. 보호자들 중에서는 실제로 저희 센터에 학생을 보낸 다음에 직장을 가지신 분들도 있고 생계 활동을 시작하신 분들도 계세요.”

 

치유농사발달장애인에게 큰 효과

우리나라 장애인 통계현황을 보면 2020년 신규 등록 장애인 수가 83000명이며, 전체 등록 장애인 수는 전체 인구대비 5.1%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5개 장애유형 중 발달장애인(지적, 자폐성) 비율은 지난 20107.0%에서 20209.4%로 증가해 10%에 육박하고 있다. 20219월 기준으로 순창군에는 2910명의 장애인이 등록돼 있으며 이 중 지적(288), 자폐성(13)으로 발달장애인이 301명이다.

마지막으로 이 센터장은 이렇게 덧붙였다.

농업기술센터와 연계해서 곤충치유프로그램을 우리가 진행하고, 거기에서 블루베리농장 한 고랑도 임대 받았어요. 치유농사에 관심이 많은데, 흙을 밟다 보면 학생들의 어떤 배출되지 못한 욕구들이 완화가 돼요. 이들은 사실상 어떤 교육을 받거나 직업을 갖기가 어려워요. 반복된 훈련을 통해서 스스로 자립을 할 수 있다면 저는 그건 농업이라고 생각해요. 농업을 통해서 치유도 받고 생계 자립도 도모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죠.”

현재 이룸학교는 순창이 아직 낯선지 순창에서 밭을 구하지 못하고 임실에 밭을 구해서 치유농사를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인심 좋은 고장 순창이지만 아직 외면 받고 소외받는 군민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20225월 기준 순창군민은 26721명이다. 인구의 무려 10%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다. 현재도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이 이뤄지고 있지만, 인구감소가 큰 화두인 지금 장애인들을 위한 특별한 배려와 관심이 필요하다.

국립산림치유원에서 산림치유프로그램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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