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태극기를 보니 뭉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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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태극기를 보니 뭉클해”
  • 유희경 학부모
  • 승인 2022.05.25 0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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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42주년 행사 체험한 초등학생 소감
글.사진 유희경 학부모(복흥 추령)
지난 17일 광주 금남로 ‘5·18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 전야제’ 행사에서 ‘소원굿패’가 공연을 하고 있다.

5.18 금남로에서 소원굿패지인의 요청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의미 있는 자리니 만큼 오늘 하루 일정을 비우고 아이들과 함께 합니다. 5.18을 교과서에서만 배웠던 아이들에게 좀 더 현장감을 느끼는 자리가 되길 바랐지요.

엄마, 태극기를 보니 뭉클해.”

막내는 마음이 웅장하다 합니다. 귀여운 호준이는 전두환에게 욕 좀 날려도 되어요?” 하네요. 아이들과 함께해서 보람되고 언제나 그렇듯 소원굿패 단원들과의 공연은 즉흥적이고 새롭습니다.

함께여서 더 행복한 시간, 명운 선배를 만나 즉흥 태평소 주자로 함께하고, 반가운 대학 선후배들을 만나니 20년 전으로 돌아간 듯했습니다(소원굿패 전체 영상은 유튜브에서 검색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아차, 우리 막내에게 학교 선배님이라며 저녁 사먹으라고 돈 쥐어 주고 가신 분 누구십니까요?”

 

초등학생 세 명의 5·18행사 체험 소감

<열린순창>은 지난 18일 오후 홍유민(초등학교 6학년홍세영(초등학교 4학년) 자매 엄마인 유희경 씨에게 학생들의 5·18 행사 체험 소감을 보내줄 수 있는지 물었다. 하루가 지난 19일 저녁 유 씨는 아이들에게 신문에 낼 글을 쓰자고 하면 왠지 거부할 듯싶고 마지못해 써도 글의 느낌이 솔직하기 어려울 듯싶어, 엄마가 쓰는 아이들 각자의 육아일기(여태 비밀로 했던)에 기억하기 좋게 써서 붙여 보자 했더니 이렇게 일기를 썼네요라면서 학생들이 손으로 쓴 일기를 사진 찍어 보내왔다.

다음은 광주 금남로에서 517일 열린 ‘5.18민주화운동 42주년 전야제행사에 참가했던 홍유민·홍세영·서호준(초등학교 4학년) 세 학생이 쓴 체험 일기전문이다. <편집자>

 

왼쪽부터 서호준, 홍유민, 유희경 씨, 홍세영 학생.

“5·18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홍유민(동산초 6학년)

 

2022517일 화 맑음 .

나는 오늘 체험학습을 갔다가 밥 먹고 광주로 호준이와 같이(세영이, 엄마, 아빠도) 갔다. 오늘은 사실 소원굿패단원 공연이 있어서 간 거다. 공연한 곳은 5·18 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거리에서 했다.

어떤 외국인 분과 많은 사람들이 우리 엄마, 아빠가 하는 것을 보고 좋아하니 딸인 내가 다 뿌듯했다. 공연이 끝나고 밥을 먹으러 가는데 사람들이 담배를 너무 많이 펴서 피하기가 힘들었다.

밥은 맛있었다. 고기였기 때문이다. 밥을 다 먹고 같이 공연했던 삼촌들과 인사했다. 삼촌들을 오랜만에 봐서 부끄럽긴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삼촌들과 헤어지고 체험하려고 체험부스를 갔는데 모두 철거를 해서 체험하지 못 해서 아쉬웠다.

그 근처에 5·18기록관을 갔다. 너무 리얼하게 꾸며져 있어서 좀 징그럽고, 무섭고, 실감났다. 전두환은 죽긴 했지만 죽어서 천벌을 받아야 한다. 광주시민들은 돌을 던져 싸웠다는 거에 충격 먹었다. 근데 돌을 던져 이긴 게 신기했다.

기록관에서 관람하다가 밖에서 국악소리가 들려 나가보니 몇 백 명의 사람들이 악기를 들고 연주하고 있었다. 어떤 사람이 엄마랑 세영이랑 내가 지켜보고 있는데 우리를 찍어갔다. 어린아이들이 공부하는 게 대견했나보다. 마지막에 형수 삼촌이랑 아는 삼촌들을 만났다. 끝에 태극기랑 막대들을 들고 있는데 조금 뭉클 하달까? 좀 느낌이 이상했다.

그리고 공연이 시작하기 전까지 무대도 걸어가서 무대 앞에 있는 가게에서 델리만쥬를 사서 차로 갔다. 차에 타서 젤리랑 델리만쥬를 나눠먹고 세영이는 피곤했는지 잠들었다.

호준이네 집에 호준이를 내려주고 우리 집에 와보니 밤 1030분쯤 됐다. 광주에 가서 거의 6000보를 걸었다. 정말 다리 아파 죽을 것 같았다.

나는 오늘 깨달은 건 ‘5·18민주화운동은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전두환은 정말 나쁜 놈이고 광주시민들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란 것은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오늘 5.18 민주화운동 거리 가서 구경하고 박물관 가기는 대성공!! 나는 잊지 못할 체험이었던 거 같았다. 비록 다리는 아팠지만 재미있었다.

우리 학교 역사탐방으로 갔으면 좋겠다. 오늘은 아~주 보람차고 행복하고 재미 있었다!! 5·18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대한민국 여러분 감사합니다!!! 오늘 일기 끝!!!

(편지 3장) 홍유민·세영 자매와 서호준 학생이 쓴 5·18 행사 체험 일기

“5·18 행진할 때 마음이 뭉클했다

홍세영(동산초 4학년)

 

제목 : 5·18 행진할 때 마음이 뭉클했다.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한 번에 행진할 때 마음이 이상했다. 뭉클하다고 해야 하나? 마음이 이상했다. 뉴스 기자들도 와서 신기하기도 했다.

5·18 잊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희생자들이 희생하였으니까 잊지 않아야겠다. 행진할 때 바닥에 신발 널브러져 있고 피가 있을 것 같았다. 시체들도 있을 거 같았다. 사람들이 돌멩이를 잡고 던질 거 같았다.

다시 다음에는 유경이 언니와 우리 가족, 호준이네 가족이 다 같이 왔으면 좋겠다.

5·18 잊지 않겠습니다.

 

“5·18 때 죽은 사람들이 안쓰럽다

서호준(동산초 4학년)

 

세영이네와 광주에 갔다. 가서 공연도 보고 세영이네 공연도 보았다. 그리고 5·18 체험도 했다. 5·18 때 사건, 동영상을 보고 죽은 사람들이 안쓰럽다. 전두환이 시킨 일이니 전두환한테 욕을 하고 싶다. 그리고 5·18을 잊지 않겠다. 그리고 세영이네랑 같이 사람들이 농악을 치며 우르르 오는 걸 보았다. 그걸 보니 가슴이 웅장해졌다. 그리고 대한민국 태극기를 보니 가슴이 이상하고 재밌었다.

그리고 엄마가 보고 싶었다. 왜냐면 광주에 있다 보니까는 엄마가 생각이 나서 엄마가 잘 있나 생각이 들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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