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골소리] 연설문, 몇 번 퇴고하고 탈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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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골소리] 연설문, 몇 번 퇴고하고 탈고할까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22.07.06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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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윤석열은 지난 510일 대통령 취임식에서 16분 분량의 취임사를 낭독했습니다. 몇몇 신문들은 연설기록비서관이 작성한 초안을 대통령이 직접한 문장 한 문장 다듬어 본인의 국정 비전을 온전히 담은 연설로 바꿔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자신이 연설할 원고를 자신이 직접탈고했다고 이채롭게 전하는 보도를 가상(假想)할 수밖에 없는 세태가 부끄럽습니다. 그는 국가 간, 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다고 낭독했고, 이에 다수 언론은 ()지성주의에 대한 질타라고 분석하며 강조했습니다.

이어 대통령실 관계자를 빌려 윤 대통령 본인의 인문학적 교양이 취임사에 십분 담겼다면서 돈 많은 사람, 권력 센 사람, 교육 잘 받은 사람만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아니라, 누구나 그렇게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국가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일을 하겠다는 것을 다시 언급한 것이다고 전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요즘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특히 고위 관료 인사를 보며 저 소리를 참소리로 이해할 국민이 많지 않아 보입니다. 대통령 지지도가 데드크로스라는 데도 지지율 의미 없다는 대통령, 국민은 안중에 없다는 것이지요. 아무튼 그가 직접취임사를 탈고한 것으로 하겠습니다.

 

퇴임한 황숙주 군수의 퇴임사를 읽었습니다. 구구절절 순창을 사랑하고 순창 발전을 위해 흘린 땀과 열정이 가득합니다. “지난 2011년 궁색한 모습으로 나타나 군민 여러분의 사랑 속에 제47대 순창군수로 취임한 이후 108개월간의 긴 여정이었다군민들과 함께한 지난 10여년의 시간이 가장 행복하고 보람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확신합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는 퇴임사는 군민과 함께한 시간에 대한 행복한 회상임과 동시에 군민들께 바치는 헌사라고 강조합니다.

이어 고향 순창을 전국에서 가장 잘사는 또 누구나 와서 살고 싶은 고장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정직과 신뢰라는 신념을 지키며 오직 일하는 것만이 즐거워 일만 알고 군수를 연임하다, 45년의 공직생활 모두를 마감하려 하니 감회가 새롭고 만감이 교차하고 있다며 이 머나먼 길과 수많은 일들을 모두 해낼 수 있도록 옆에서 잔소리로, 때로는 간절한 호소로 저를 항상 격려해주고 경고했던 안식구 권필남과 아들딸 손자 손녀 등 가족과 친구, 동지들의 고마움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힙니다.

그는 감사원에 근무하는 동안 내가 나다라는 자아도취와 권위주의에 빠져, 내가 생각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정의이고, 내가 가장 잘 바르게 판단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살았는데 군수의 지위란 그런 독단적인 지위가 아님을 깨우쳐 준 안식구의 내조가 있어 대형실수를 많이 줄일 수 있었유권자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들의 말을 경청하고, 모든 현장에서 권위의 모자를 벗어 던져야 신망 받는 군수가 될 수 있다고 저를 이끌어 준 사람이 안식구였고, 저는 그 지적의 말들을 잘 듣고 이행했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왔다고 고백합니다.

덧붙여 군민과 공무원이 하나 되어 크고 작은 역경을 잘 이겨냈다순창군은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군이라고 생각한다며 최영일 군수에 대한 기대도 남 못지않게 크며, 순창을 더욱 크게 발전시키리라 굳게 믿고 응원을 아끼지 않겠다그동안 분에 넘치는 사랑을 베풀어준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오래도록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인사했습니다.

 

대통령 취임사와 순창군수 퇴임사를 읽는 느낌이 사뭇 다릅니다. 퇴임한 황숙주 군수는 실제로 각종 연설문을 직접 작성한다고 알려져 왔고, 그동안 페이스북 등에서 장문의 견해를 밝혀왔으며 퇴임사 뒷부분 부인에 대한 절절한 표현은 남이 대신할 수 없는 글입니다. 아쉬운 것은 그토록 간절히 독단적인 지위가 아님을 깨우쳐 준 안식구의 내조가 있었는 데도 독단 권위적이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한 사실입니다.

퇴임식을 취재한 한 기자가 퇴임식 내내 환한 미소 가득한 황 군수를 보며 재임기간 중 그랬으면 더 좋았겠다고 느꼈다고 전합니다. 군수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군민 한 사람으로 돌아오셨으니, 부디 권필남 여사님의 조언 따르며 순창군의 발전과 군민의 행복을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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