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종 작가의 사진 작품 전시회가 오는 8월 10일까지 순창읍 옥천골미술관에서 열린다.
지난 9일 오후 미술관에서 만난 유기종 작가는 “제가 사는 곳이 군산인데 지난해부터 순창에 와서 디지털 사진 강좌 수업을 하고 있다”며 순창과의 연관성을 소개했다.
“할아버지, 아버지 고향이 복흥이에요. 밑에 동네는 지선리고 윗동네는 장성이에요.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 경계선에 묻혀 계시거든요. 벌초 하러 복흥만 왔다 갔다 하고 순창읍에는 올 일이 거의 없었죠. 근데 아마도 제가 유년에 여기를 몇 번 왔었나 봐요. 낯설지 않은 어떤 기억이 있어요.”
전시회 제목은 “사물의 내력 씨앗, 꽃, 나무”는 어떻게 짓게 된 걸까.
“제가 태어난 곳은 할머니 고향인 김제인데 아버지, 어머니가 결혼하시고 군산에서 살게 됐어요. 저도 고향이 있지만 본의 아니게 이주에서 살고 있잖아요. 전시회 초대해 주실 때 가장 순창적인 이야기를 해달라고 하셔서 순창이 가진 땅의 기운, 물의 온도 기운 같은, 드러나지 않는 것들을 전시하게 됐어요. 씨앗도, 꽃도, 나무도 뿌리를 잘 내려야지만 흔들리지 않는 존재잖아요.”
유 작가는 2000년대부터 올해까지 작업한 작품들을 한데 모아놓았다.
“챕터 하나하나가 다 독립돼 있으면서 그걸 합쳐놓으면 순창하고 가장 잘 맞는 이야기에요. 가끔 순창에 오면서 느끼는 것들이 그게 보이지는 않지만 뭔가 다르거든요. 다 모아놓고 보니 뿌리 이야기를 지금까지 하고 있었구나 싶어요. 직관적으로 ‘뿌리’ 이렇게 하면 애매하잖아요. 좀 더 상상할 수 있는 제목을 붙였어요.”
전시장에서 만난 오현숙(순창읍) 씨는 “지난해부터 장류박물관에서 디지털 사진 강좌를 수강하고 있다”면서 유 작가에 대해 소개했다.
“항상 ‘사진을 찍을 준비 자세, 감성을 바탕에 두고 사진을 찍으라’ 말씀하세요. 기술은 다음인 거죠. 마음 자세와 어떤 태도로 사진을 찍을 것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세요.”
전시장에는 흑백사진으로 된 작품들이 다수 걸려 있다. 오현숙 씨는 ”이 작품은 작가님이 흑백으로 낮과 밤을 표현하셨다“면서 ”칼라사진은 몇 장 안 되는데, 그래서인지 더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