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세, 기후위기 시대
상태바
인류세, 기후위기 시대
  • 구준회
  • 승인 2022.08.17 08: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준회 (풍산 두지)

인류세(人類世)’란 지구환경의 자연적 변화 외에 인간이 만들어 내는 각종 활동으로 인한 큰 변화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 시기를 따로 분리하자고 제안된 기간으로, 네덜란드의 화학자 크뤼천(Crutzen, P.)이 제안하였다. 인류가 계속 존재한다면, 후대는 지금 이 시기를 어떻게 정의할까? 인간의 탐욕으로 자연환경이 파괴되고, 인간 외 어떤 종도 생존할 수 없게 된 시기라고 정의하지는 않을까? 지금도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류는 너무나 많은 희생을 치르고 있다.

이번 서울지역에 쏟아진 폭우로 인한 인명 희생은 저소득층이 치러야 했다. 비통한 일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해야만 했을까. 1시간에 100mm 이상 쏟아진 강수량에도 이유가 있겠지만, 더 결정적인 원인은 서울시의 수해방지예산 삭감에 있다. 하수관로 신설과 개량, 정비 등에 대한 사업비를 248억원 줄였다고 하니, 이것은 인재가 아닐 수 없다.

폭우로 인한 피해는 2020년 섬진강이 흐르고 있는 전남북 지역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 순창, 남원, 곡성, 구례 지역의 농민들이 큰 피해를 입은 바 있는데, 이 또한 섬진강댐 관리자인 수자원공사의 관리 잘못에 피해의 원인이 있다. 폭우가 예고된 상태에서도 댐을 충분히 비워두지 않고 있다가 한꺼번에 방류한 바람에 강둑이 무너지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최근 갑작스런 폭우로 인한 피해는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충남 부여군에도 밤사이 176.7mm의 비가 내렸다. 특히 새벽 시간대 불과 1시간 사이에 100.6mm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많은 피해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폭우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중요한 것이 투수성이라고 말한다. 말 그대로 물이 얼마나 쉽게 통과할 수 있는냐를 나타내는 척도이다. 일례로 갯벌이 넓게 펼쳐져 있을 때는 침수로 인한 피해가 거의 없었다. 갯벌을 메워 만든 평야의 논도 빗물을 완충했기 때문에 침수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논이 아파트 숲으로 바뀌면서 인천 계양산 일원에는 침수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인해 투수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침수피해의 사례는 또 있다. <한국일보> 2022618일자 기사에 의하면,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인서울27’이라는 골프장 건설로 인해 저류지 역할을 하던 습지가 파괴되어 농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인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골프장이 들어서고 난 후부터 침수피해가 늘어나 참깨농사를 망쳤다며 농지에 흙을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다른 농민은 침수 때문에 참깨밭을, 물에 잠겨도 먹을 수 있는 콩밭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최근 순창군에도 순화리 산11-4번지 일대, 대중제 9홀인 순창CC18홀로 확장하려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확장 후 총 면적은 약 242000평이고, 사업기간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3년이다. 사업추진의 목적은 골프장의 경쟁력 확보, 고용창출, 소득증대 및 소비활성화 등을 통한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함이라고 한다. 고용창출이며, 소비활성화라고 하니 얼핏 보면 참 좋은 사업처럼 보인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골프장을 확장하고자 하는 부지 중 경사도가 20~25˚ 이상에 해당하는 면적의 비율이 40%에 가깝다고 한다. 이런 경사도라면 개발 행위로 투수성을 잃을 시, 최근 1시간당 100mm 이상 내리는 폭우를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20만평이 넘는 부지에 40~70cm까지 흙을 걷어내고 그 공간에 차수시트를 깔고 인공토를 덮은 후 잔디를 식재한다고 하니, 투수성은 전혀 없어지는 것이다. 종합하자면, 대상 부지의 폭이 1km도 되지 않는 좁은 골짜기 형태의, 경사도 20˚ 이상의 급경사가 38.9%에 해당하는 곳을 벌채 후 대부분의 면적을 차수시트로 설치 시 토양으로 흡수되는 빗물 량의 급격한 감소로 그 물은 고스란히 계곡 아래쪽에 위치한 아파트단지와 중학교로 유입되어 자칫 아파트와 학교가 물에 잠기는 사태가 발생할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분명 우리가 살고 있는 인류세는 기후위기 시대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피해 소식을 접하고 있다. 유비무환의 자세로 폭우로부터 안전한지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 자본의 이익, 경제 활성화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