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웅]스스로 ‘개·돼지’는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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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웅]스스로 ‘개·돼지’는 되지 말자
  • 조재웅 기자
  • 승인 2022.09.2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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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연히 티브이를 돌려보다 영화 내부자들이 방영되고 있는 것을 봤다.

내부자들은 정치인과 기업, 언론이 결탁해 저지르는 부정을 한 검사가 그들의 내부자가 되어 고발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영화에서 정치인·기업과 결탁한 한 언론사 논설주간이 부정적인 기사가 보도된 것을 두고 기업회장과 통화하며 어차피 대중들은 개·돼지입니다. 뭐 하러 개·돼지들한테 신경을 쓰고 그러십니까? 적당히 짖어대다가 알아서 조용해질 겁니다. 너무 괘념치마시고 조금 기다려보시죠. 회장님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대사가 더욱 유명해진 것은 2016년 교육부의 고위공직자가 한 언론사 기자와의 식사자리에서 신분제를 주장하며 이 영화 대사를 인용해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고 발언한 것이 보도되면서다.

영화에서 논설주간이 하는 대사를 다시 보며 많은 이들이 개·돼지를 자처하고 있지는 않나 생각하게 됐다.

지난해와 올해 초, 대모암과 관련해 보도했고, 많은 주민이 분노하는 것을 봤다. 하지만 최영일 군수 당선 후 대모암 문제는 어느 덧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군수직 인수위원회에도 이 문제 해결을 바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하고, 당시 보도 후에 감사와 수사가 거론됐지만, 현재는 흐지부지되는 모양새로 보인다.

최영일 군수는 당선 후 읍내 한 식당에서 당시 황숙주 군수와 두 명의 양아무개 씨와 식사자리를 가졌다고 알려졌다. 이 식사자리를 두고 일부 주민 사이에서는 황 군수 측근인 양아무개 씨와 최영일 당선자 측근인 양아무개 씨가 화해자리를 주선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소위 이 화해자리가 대모암 등 지난 군정의 문제점이 흐지부지되는 것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겠지만 의심은 해볼 수 있다.

어쨌든 영화 속 논설주간 대사의 의미처럼 시간이 지나자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당시의 문제는 잊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생각해보면 항상 그래왔다. 문제가 드러나 기사를 써도 잠깐 회자될 뿐, 금방 잊혔다. 끝까지 관심 갖지 못한 기자의 책임이 가장 크겠지만, 기자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금산골프장과 관련해 확인한 행정적인 문제의 보도를 이번 주부터 이어갈 예정이다. 또 금방 잊힐 수 있지만, 반대대책위가 활동을 하고 있기에 잊히더라도 더 힘을 내볼 생각이다.

순화지구에 부지를 분양받은 한 주민은 금산골프장을 두고 걱정되어 반대하고 싶은데 (활동하는 단체)회장이 찬성하고 있어 눈치 보여 말을 못한다고 했단다.

금산골프장 관련 온리뷰아파트나 여중학교 피해를 강조하지만, 인근에는 순창고도 있고 순화지구 도시개발 사업이 끝나면 많은 주민이 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읍내 어디서든 금산은 눈앞에 바로 보인다. 그 금산 꼭대기가 모두 골프장으로 파헤쳐지는 것이다.

일부 지역 유지나 선·후배의 눈치 보거나 배려한다며 반대함에도 의사표현을 하지 못한다면, 그 유지나 선·후배는 영화의 논설주간이나 교육부 고위공직자처럼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이들을 그저 시간 지나면 입 다무는 ·돼지취급할 수도 있다.

스스로 개·돼지는 되지 말자고 다짐하며, 콩고물 바라는 기레기가 아닌 기자로서 할 수 있는 일에 더 집중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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