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장류축제 첫날인 14일, 주무대 공연이 한창인 저녁 8시, 이벤트무대 앞 광장에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어린아이부터 청소년, 어른들까지 모인 광장에는 “악!!” “악!!”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비명소리를 따라가 보니 80년대 교복을 입고 페이스페인팅(Face Painting·피부에 사용 가능한 물감으로 얼굴에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한 흡사 좀비떼를 연상케 하는 사람들이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행위를 펼치고 있었다. 이들의 모습을 보고 무서워 도망치는 어린아이들부터 신기해하며 웃는 아이들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좀비떼의 정체는 퍼포먼스팀 아트팝콘(대표 강남진)이며, 이들은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축제와 행사에서 ‘코스튬 플레이’(Costume Play) 행위를 선보이고 있다. ‘코스튬 플레이’는 만화나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의 의상을 입고 서로 모여서 노는 놀이의 일종이다. 200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 10대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청소년 문화 중 하나로 자리 잡으며, 지금은 20대 이상 성인들도 즐기는 문화로 확산되었다. 대표적으로 ‘할로윈데이’가 있다.
강남진 대표는 “코로나로 인해 장류축제에 3년 만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고 좋아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장류축제가 갈수록 유행 흐름에 맞게 변화하고 고급스러워 지는 게 느껴져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소리 질러!
디제이·전자음악 불빛쇼
주무대 공연이 끝난 후, 이벤트 무대에서는 디제이앤이디엠(DJ&EDM) 불빛쇼가 펼쳐졌다.
‘EDM’은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으로 흔히 클럽이나 댄스 파티에 어울리는 전자 음악을 말한다. 디제이 차니(DJ chani)의 디제잉이 시작되고 사운드웨이브(대표 김병찬)의 노래와 춤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이 머리 위로 손을 들고 음악에 맞춰 뛰기 시작했다.
의자 위에 올라 춤추는 어린아이부터 50대 어른들까지, 주위 시선 따윈 신경 쓰지 않고 음악에 맞춰 춤추고 즐기는 모습을 보니 “진짜 축제가 시작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으로 하나 된 순간이란 이런 것 아닐까?
서울과 광주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병찬 대표는 공연 후 기자와 인터뷰에서 “순창사람들이 생각 이상으로 너무 잘 놀고 호응도 좋고 공연을 즐겨줘서 무대 위에서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며 “점점 더 기대되는 순창장류축제”라고 공연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