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초 55회 동창회 “졸업 벌써 45년 지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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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초 55회 동창회 “졸업 벌써 45년 지났네”
  • 림양호 기자
  • 승인 2011.11.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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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초등학교 55회 동창회

 


졸업한 지 45년.

 

1966년도 순창초등학교를 졸업하고 60세를 바라보는 세월을 견뎌낸 동창생 30여명이 45년이 지난 19일 읍내 한 음식점에 모였다.

춘삼월 초등학교에 입학해 이제 막 담임선생님의 성함과 제 이름을 공책에 쓸 수 있었고 학교에 가고 집에 오는 길을 깨우칠 무렵에 4ㆍ19 민주혁명이 일어난 1960년도에 1학년 코 흘리게 ‘미꾸라지’들이었다.

잔인한 4월 학교 정문을 지나 면사무소와 경찰서 앞을 지날 때면 건장한 아저씨들과 어렴풋이 기억되는 삼촌뻘 청년들이 당시에는 잘 알 수 없었던 어깨띠를 메고 줄서서 오른손을 힘차게 내밀며 구호를 외쳤다. “고무신짝 ○○○, 막걸리판 △△△” 그랬던 것 같다.

이듬해 2학년 무섭던 5ㆍ16 군사혁명. 그 건장한 아저씨와 삼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혁명공약’을 외우지 못하면 집에 갈수도 없었다. 변소청소를 도맡아 해야 했다. 그 긴 군사정권의 시작이었다.

철없던 초등학교 학창시절은 지금 생각하면 역사의 격변기였다.

5학년인 1964년 굴욕적인 한일회담을 반대한다는 대학생 아저씨들의 시위가 있었다. 소위  6ㆍ3 세대라 불리는 이들의 구국운동이었다. 박정희 정권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6학년인 1965년 6월 22일 한일기본조약이 체결돼 1905년 을사늑약이후 60년 만에 다시 굴욕의 외교관계를 맺고 그 대가로 가난한 박정희 정권은 부자 일본으로부터 차관을 지급받았던 시기였다. 빈도시락을 어깨에 둘러매고 학교에 가면 점심으로 하루는 강냉이(옥수수) 죽을 또 하루는 마른 우유가루 죽을 배식했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 동창들이 이날 모여 ‘순창초55회동창회 준비위원회(회장 진한수)’를 결성했다. 반갑고 기쁘고 즐거운 만남이었다. 걸게 차린 한정식탁에 마주앉아 저녁식사를 마치고 추억을 회상하는, 살아온 날을 반추하는 사연과 추억이 담긴 대중가요를 불러댔다. 이도 참 즐겁고 감사한 일이었다. 밤이 깊은 줄 몰랐고 새벽이 어느새 지나치는 줄도 몰랐다. 늦가을 바람은 차가웠지만 잘 다듬어 놓은 강천산, 산행은 6학년 가을소풍의 정취와는 다른 정감을 느끼게 했다. 장터 순대 맛은 동창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듯 가족들이 기다리는 귀가를 미루게 했다. 내년 정식으로 더 많은 동창들이 고향을 방문하고 고향에 사는 동창들이 그들을 맞이할 것을 약속하며 아쉬운 작별을 미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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