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웅] “의원님 뭐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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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웅] “의원님 뭐 하세요?”
  • 조재웅 기자
  • 승인 2022.11.16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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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 군의회 행정사무감사가 마무리된 후, 행정 감사인지 업무 보고인지 구분이 되지 않아 의원들의 모습을 비판한 적이 있다.

지난 9일 시작된 군의회 행정사무감사를 의회 방송을 통해 보며 지난 202011월 그 때의 상황이 떠올랐다. 그때보다 심해졌지, 덜하지 않은 모습을 보며 한숨이 나왔다.

2020년 행정사무감사에서 한 의원은 감사 도중 동료 의원들이 이 과는 음지에서 궂은일만 하는 부서라고 행정사무 감사가 아니라 업무보고 수준으로 질문하는 것 같다고 발언할 정도로 감사 같지 않은 감사가 펼쳐졌었다.

이번 감사에서는 조정희 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장이 업무보고에서 발언할 내용은 업무보고에서 해 달라. 지금은 감사를 하는 자리라는 취지로 첫날에만 두 차례나 지적하듯 발언했다.

현황 파악조차 되지 않은 듯 감사장에서 현황을 묻고 답하며, 그때야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의원이나, 감사에서는 필요하지 않은 덕담을 주고받거나, 자신이나 아는 내용을 설명하지도 않은 채 질문해 보는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의원도 있었으나 반복되는 상황이라 놀랍지도 않았다.

여기에 이번에는 자신에게 부탁한 주민 민원을 전달하며 해결을 요청하는 의원, 법적 처벌 규정이 없으니 시행하라는 의원까지 참 가관이었다. 방송으로 실시간 공개되는 행정사무감사장에서 저런 발언을 할 수 있는 것인지 귀를 의심할 정도였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을 부정할 수 없게 하려는 듯, 귀를 의심하게 하는 발언 대부분은 초선의원에게서 나왔다. 다선 의원들은 잘하고 있는 것인지는 별도로 따져볼 일이니 제쳐두고 초선의원들의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71일부터 임기가 시작됐으니 4개월이 좀 넘는 시간이어서 행정사무감사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부족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러나 그렇게만 치부하기에는 군 의원이 가진 권한과 책임이 작지 않다.

군 의원은 정보공개청구라는 복잡하고 상당기간이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언제든 행정에 자료를 요청해 받을 수 있고, 주민을 대표하고 있기에 관심을 갖고 평소 노력했다면 충분히 준비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더구나 그동안 업무보고를 받은 적이 있고, 행정사무감사 시작 전에 주민의견을 받는 기간을 운영하고 지난달 31일에는 행감(행정사무감사) 대비 순창군의회 의원 및 직원 전문성 강화교육까지 진행했기에 시간부족이라고 말하면 핑계로만 여겨질 것 같다.

지난 14일 한 주민은 기자에게 행정사무감사 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준비를 너무 하지 않은 것 같았다. 이걸 어떻게 감사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또 다른 주민은 의원들이 뭐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목소리 크고 권위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감사나 의원이 아닐 것인데 준비하지 않고 목소리만 높이면 현장에서는 반박하지 않아도 뒤에서 비웃는 공무원이 많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군 의원은 주민 대의기관이다. 의원이 행정으로부터 무시당하면 주민이 무시당하는 것이다. 의원들은 이 점을 항상 기억하고 의정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의원님들 뭐 하시는 건가?’라는 의구심이 들지 않을 것이다.

조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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