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함께 하는 풍산초등학교 학부모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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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함께 하는 풍산초등학교 학부모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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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2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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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 정은정 작가 북토크
글 박미선 풍산초 학부모
정은정 작가
정은정 작가

 

책과 함께하는 풍산초등학교 학부모연수가 지난 15일 농촌사회학 연구자이며 <대한민국 치킨> <그렇게 치킨이 된다> <아스팔트 위에 씨앗을 뿌리다-백남기 농민 투쟁 기록>의 정은정 작가를 모시고 열렸다. 나주에서 강연을 마치고 순창으로 바삐 걸음을 옮긴 정은정 작가는 작년 풍산초 아이들의 그림책 전시에서 인상 깊었던 책과 어린이 작가를 기억하고, 자리에 참석한 그 부모님에게 반가운 인사를 전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작가의 새로운 에세이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의 북토크는 단순한 먹거리 이야기가 아닌 밥과 노동, 우리 시대의 삶에 관한 이야기가 가득했다.

강연 내용은 1980~90년대 젓가락이 필요 없을 정도의 식사를 하던 여성 노동자와 30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이 끼니 걱정하는 사람들의 존재 정과 온기를 나누는 한 끼를 원하는 농촌의 어르신에게 마을회관이 갖는 의미 공깃밥 한 공기에 300원의 쌀값을 보장받기 위한 긴 싸움과 작물을 갈아엎는 농민들을 위해 상주의 울음소리보다 크게 울지 말라는 옛말처럼 시간을 두고 그 아픔을 헤아리기 농민과 주부로 두 개의 삶을 사는 여성 농민과 ㄱ자로 굽은 허리에도 일을 놓지 못하는 시골의 어머니 채식의 대세로 생계를 위협받는 고기에 기대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위해 귀하게 기르고 덜 죽여서 아끼며 먹을 수 있는 육류 문화의 필요 우리네 삶의 공간인 농촌에 작은 규모라도 학교가 필요한 이유 농촌 일손의 큰 역할을 하는 외국인 이주 노동자 내 아이의 한 끼를 책임지고 있지만 우리는 그 얼굴조차 모르고 지나치는 학교 급식 조리원 심어야 거둔다고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수확 체험의 필요성 등 상생과 공생의 이야기로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청소년들에게 음식에 얽힌 추억과 기억이 많이 남기를 원해서 음식 이야기를 자주 한다는 정은정 작가가 풀어낸 기억 속 음식 이야기가 우리네와 별반 다르지 않음에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을 읽은 소감을 묻는 말에 한 학부모는 책을 읽고 반성했다며 부끄러움을 고백했다.

출하를 포기하고 갈아엎는 논과 밭, 전염성 병원균 위험지역의 살처분되는 가축들의 뉴스를 보면서 나 또한 책 속의 도시민들과 같은 생각을 했다. 자식 키우듯 길러낸 결과물을 포기하는 당사자의 소리 없는 통곡은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저렇게 뒤엎을 거면 차라리 지역센터에 기부하지, 저렇게 파묻으면 그 오염은 어쩌려고라는 어설픈 오지랖의 내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다. 15년 가까이 농촌에 살고 있지만, 귀농이 아닌 귀촌이라는 이유로 아직도 농촌을 도시민의 시각으로 보고 있었다는 부끄러움이 너무도 커졌다.”

또 다른 참가자는 농촌이 겪고 있고,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들을 도시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가볍지만 깊이 있게 풀어주어서 작가님께 감사하다”, “우리에게 꼭 필요하지만 잘 몰랐고, 알려고 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해주셔서 좋았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나와 내 아이, 우리 가족의 입에 들어가는 모든 것이 밥상에 오르기까지 누군가의 정성과 땀과 삶으로 일구어낸 귀한 것임을 다시금 되새기는 자리였다. 두 시간 남짓 열띠게 진행된 강연은 정은정 작가와 풍산초 졸업생·재학생 학부모, 김명신 교장 선생님과 교직원, 지역 주민이 함께 만들어 낸 밝은 에너지가 다 같이 나누었던 연잎밥의 은은한 향과 더불어 늦은 가을날의 좋은 기억으로 남을 풍산초 학부모연수의 시간이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묻는다면 감히 밥을 먹는 자라고 답하고자 한다는 정은정 작가 말에 밥은 먹고 다니냐?”에 담긴 의 수많은 의미를 헤아려 보며, 다음에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

(사진제공 풍산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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