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욱환]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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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욱환]주민자치 활성화를 위한 제언
  • 안욱환
  • 승인 2023.01.18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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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욱환 (순창희망포럼) 주민자치분과위원장

작년 1220<순창희망포럼>에서 주최한 주민자치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 참석했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여러 가지 좋은 방안이 제시되었습니다. 특히 마을 단위에서 주민총회 등을 통해 자치의 경험을 쌓고 그것을 읍면 단위의 주민 대회(총회)에서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제가 작년부터 주민자치에 관심을 갖고 나서 알게 된 역사적인 사실이 있습니다. 제가 태어난 1961년에 박정희가 일으킨 5·16 군사정변으로 정권을 장악한 뒤에 중앙정부의 통제력을 강화하고자 지방자치제를 무력화시켰다는 것입니다. 5·16 이후에 군부독재 정권은 읍면의 권한을 모두 군으로 옮기고 도지사와 시장·군수를 관선제로 바꾸어, 선거를 통해 주민이 직접 도지사와 시장·군수뿐 아니라 읍···리장을 뽑고 또 읍면의회를 구성하여 지역의 문제를 의논하고 해결하던 풀뿌리 지방자치를 중단시킨 것입니다.

국민들이 쟁취한 민주화 시대가 되자 1991년 지방자치가 시행되었지만, 도와 시··구 의회만 구성되어서 진정한 주민자치가 구현되지 못하여 지금은 지방자치제도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고 심지어는 지방자치 무용론이 나오기도 합니다.

저는 우리 순창지역에서 주민자치가 활성화되기 위한 2가지 사항을 제안합니다.

첫째, 일부 마을에서 시행하고 있는 주민자치 규약을 순창에 있는 모든 마을이 제정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규약에 따라 마을 이장과 개발위원장 선출뿐 아니라 마을 사업이나 현안 문제를 해결할 때 소수의 의견이 아닌 다수 주민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마을에서 주민자치 정신에 의한 경험이 축적되면 훌륭한 자산이 되어 각 주민이 마을의 주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게 될 것입니다.

마을 자치가 바탕이 되어야 나중에 읍면의 주민이 모두 모이는 주민대회 또는 읍면 주민총회를 열었을 때 주민이 바라는 사항과 지역의 현안을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게 됩니다. 이런 모임에서 각 지역이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들 즉 지역의 초등학교 폐교문제 또는 쓰레기 처리문제, 축사에서 나는 악취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여러 지역의 사례를 보면 순창에서도 충분히 좋은 사례를 만들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우리 지역에는 훌륭한 인재들이 있고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만 먹으면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했던 경험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모범 마을자치 규약()을 행정과 의회에서 각 마을에 제시하고 관련된 조례를 만드는 것이 필요한 때입니다.

둘째, 회의를 잘하자입니다. 민주화된 사회가 되면서 회의를 많이 합니다. 가족회의에서 마을회의, 각종 위원회, 계모임 등 친목단체 모임과 운동 등 취미 모임의 월례회까지 회의의 홍수입니다. 그런데 회의를 하다 보면 목소리 큰 사람이 좌지우지하거나 회장 등 실세가 하는 말대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서 회의에 참석하기가 싫게 됩니다.

그런가 하면 참석자들이 말을 너무 안하고 침묵만 지키거나 반대로 말을 너무 많이 해서 다른 사람을 지루하게 하고 또 끝까지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여 짜증이 나고 나중에는 싸움으로 회의를 마치기도 합니다.

어떤 모임에서는 배가 고프면 짜증이 나므로 반드시 식사를 하고 난 후에 회의를 하도록 정하기도 하며, 사회자가 모든 사람에게 발언을 하도록 기회를 주는가 하면 발언을 이미 한 사람에게는 발언 기회를 안 주고 말을 안 한 사람에게 발언할 우선권을 주기도 합니다.

회의를 오랜 시간 했지만 결정된 사항이 전혀 없이 끝나게 되면 모두 허탈해집니다. 필요한 것이 안건을 미리 알려서 참석자들이 충분히 생각을 해 오도록 하고, 어떤 제안에 대해 다른 사람이 재청을 안 하는 경우에는 제안한 사람 개인의 의견이므로 안건 성립이 안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회의 진행 요령을 몇 가지만 알아도 회의가 훨씬 효과적으로 운영됩니다.

헌법이 보장한 지방자치제도가 부활된 지 벌써 30년을 맞았습니다. 이제는 지역 주민이 헌법에서 말한 민주공화국의 주인으로서 우리 지역의 주민자치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해야 합니다. 그 동안 시행된 반쪽짜리 지방자치를 극복하기 위해서 순창에서 각 마을마다 마을 자치를 잘 하고 이어서 읍면자치까지 확대하면 좋겠습니다. 주민자치가 활성화되면 순창 지역이 살기 좋은 고장이 되어 인구가 증대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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