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길 순창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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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길 순창교육지원청 교육장
  • 정명조·최육상 기자
  • 승인 2023.03.2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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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학교가 지닌 장점 살려 순창의 교육 발전 꾀하겠다”
36년 간 순창에서 초등 교사·교감·교장 역임한 교육 전문가
▲ 순창교육지원청 남상길 교육장이 군내 학교 현황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꿈과 사랑으로 행복한 순창교육.”

순창교육지원청 교육장실 벽면에 커다랗게 쓰인 문구다. 문구 아래쪽에는 순창군 지도가 그려져 있고 11개 읍·면 별로 초··고 학교명이 표시돼 있다. 학교 현황 표에는 군내 유···고 숫자와 학생 수, 교원 수가 한눈에 들어오도록 쓰여 있다.

올해 31일 기준, 군내 유···고 학생 수는 유치원 15161초등학교 15841중학교 7592고등학교 3615명 모두 2209명이다.

군내 인구감소에 따른 학생 수 감소는 특히 심각한 수준이다. 이러한 성적표를 받아 들고 순창교육지원청 남상길 교육장이 지난 31일 부임했다.

 

방과후학교, 전교생 돌봄 잘 돼 있어

지난 15일 오후 2시 교육장실에서 <열린순창>과 마주 앉은 남 교육장은 제가 1987311, 지금은 폐교된 쌍치 금국초등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36년 동안 쭉 순창에서만 교사, 교감, 교장으로 근무했다면서 순창 교육을 총괄하는 교육장으로서 그동안 순창 교육에 대해 생각했던 문제점과 대안을 하나씩 풀어나가야 하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문을 열었다.

남 교육장은 오래 전 기억을 떠올리며 군내 학생 수 감소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제가 교사 근무를 시작하던 1987년도에 순창군 초등학교가 32개였어요. 그 때 쌍치면에만 초등학교가 5개였고, 한 학교의 학생들도 120~130명 정도 됐어요. 지금은 순창군내 초등학교가 15개로 줄었고, 면 단위 초등학교의 경우 학생 수가 20~30명 안팎이니까 정말 많이 줄었죠.”

하지만 남 교육장은 순창 교육의 장점을 오히려 작은 학교에서 찾았다.

순창군은 농산촌 학교로 면 단위 지역에서는 거의 100%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아이들 방과 후 프로그램과 전교생 돌봄 같은 것이 잘 되어 있어요. 또 학교마다 있는 학교 버스로 전교생이 다 함께 다양한 체험학습을 하는 것도 도시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죠.

제가 다른 지역 분들을 만나서 얘기해 보면 순창 교육이 뒤처지지 않아요. 학교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교육과정이 굉장히 내실 있고 짜임새가 있어요. 전체 교직원들도 가족 같은 분위기이고, 관계들도 원활하고 이런 부분들은 순창 교육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작은 학교끼리 진행한 공동교육 성과

군내 면 단위 각급 학교는 생존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남 교육장은 예전에 시산초등학교 공모제 교장을 맡으면서 인근의 작은 학교끼리 공동 교육, 공동 체험 활동을 권장하고 활성화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면서 예를 들면 쌍치초등학교 5학년, 6학년하고 시산초등학교 5학년, 6학년이 함께 학년군으로 체험학습을 가니까 성과가 훨씬 좋았다고 설명을 이었다.

“4월 과학의 날 체험학습은 대개 하루를 잡아서 해요. 면 단위 학교 학생 30~40명을 위한 학교 예산은 한 100만 원 정도 책정돼요. 근데 우리 쌍복지구 네 학교가 합치면 400만 원, 학생들도 한 150명 되니까 훨씬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체험 활동을 진행할 수 있어요.

한 번 해보니까, 선생님들끼리 우리 6학년 수학여행 가는데 네 학교가 한번 모여서 가보자이런 부분들이 활성화되었어요. 수업도 이쪽 선생님은 체육 잘하고 저쪽 선생님은 음악을 잘하니까 한 번씩 바꿔서 하는 등 선생님들이 소규모 학교의 단점을 보완하는 내용을 찾으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열린순창'과 만난 남상길 교육장은 순창 교육 발전에 대해 진지하게 말했다.
'열린순창'과 만난 남상길 교육장은 순창 교육 발전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말했다.

 

농촌유학, 관계인구 증가시킬 수 있어

폐교 위기에 놓였던 적성초등학교는 올해 서울에서 온 초등유학생 7명과 원아도 2명 받았다. 군민들은 농촌유학이 폐교 위기를 막고 관계인구를 증가시킬 수 있어 기대하는 분위기다.

순창으로 농촌유학을 온 서울 초등학생이 지난해 4명에서 올해 18명으로 늘었어요. 긍정적인 면이 무언가, 제가 그 학교 선생님들한테 아이들 성향이 어떠냐고 물어봤어요. 부모님들이 대부분 친환경 전원생활, 생태환경이 좋은 곳에서 교육하고 싶은 욕구가 있으신 분들이라고 해서 참 다행이다, 순창을 위해 참 괜찮겠다라고 생각했어요.

서거석 교육감님도 마찬가지지만, 최영일 군수님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신다고 했어요. 면 단위 학교에서 농촌유학생을 유치할 수 있도록 주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해요. 교육청도 노력하겠습니다.”

서울에서 온 초등학생들은 순창에서 먹는 급식이 맛있다고 입을 모았다. 36년 간 순창에서만 근무한 남 교육장은 순창의 급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큰 대도시 학교는 아무래도 위탁해서 배달해 먹는 데도 있고, 그런 경우에는 재료도 가공식품이 아무래도 좀 많을 거예요. 우리는 학생 숫자가 많지 않고 학교에서 직접 조리를 해요. 또 조리하시는 분들이 학부모님들도 계시고 경험들도 많으셔서 내 아이 내 자식한테 먹이는 음식이라고 생각하세요. 또 친환경 농산물 재료도 좋고요.

올해 급식 단가가 작년보다 700원 정도 올라서 그 부분에도 여유가 있죠. 서거석 교육감님이 엊그저께 도의회에서 전라북도는 전국에서 제일 맛있는 식단을 할 수 있도록 급식비를 최대한 높여주겠다고 하셨죠. 다만, 아쉬운 부분은 아주 작은 학교는 직접 조리를 못 하잖아요. 적성초나 인계초는 동계초에서 조리해 배달하다 보니까 조금 식는 경우도 있고요. 면 종류는 좀 퍼지기도 하고, 그런 부분이 아쉽죠.”

 

작지만 특색 있는 학교 방안 찾아야

임기 동안에 꼭 해보고 싶은 내용을 물었다. 남 교육장은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면 단위 학교마다 몇 명 안 되는 아이들이지만, 유등 섬진강변에 가서 유등초 아이들하고 자전거 타기처럼 인근 학교하고 같이 어울려서 하는 활동들이 많이 있어요. 3월 개학 전에 2월 달 경에 인근 학교끼리 같이 협의해요. 선생님들이 6학년 담임끼리, 5학년 담임끼리 올해에는 우리가 어떤 것을 같이 할 수 있을까 미리 계획을 세워요. 교장 선생님이 새로 오셔도 기존에 있던 협의니까 그대로 따르세요.

농촌유학 활성화가 이제 바람이 일었기 때문에 학교마다 특색 있는 활동을 더욱 지원해야 해요. 팔덕초등학교 가면 아이들이 승마와 수체험 건강 쪽으로 연계돼 있고, 적성초에 가면 생태, 요트, 자전거 캠핑 같은 특화된 프로그램을 하나씩 지원할 계획이에요.

코로나 이전까지는 1년에 한 번씩 순창군 전체 교직원 체육대회 겸 배구대회를 했었어요. 3년째 쉬었는데, 올해 9월에는 권역 별로 교직원 배구대회를 계획하고 있어요. 학생들끼리도 만나고 선생님들끼리도 자주 만나면서 작지만 특색 있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자꾸 논의하고 방안을 찾아야 해요. 교육장으로서 학생들과 교직원들을 자주 만나 의견을 듣고, 제도 개선과 예산 지원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학생 수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는 순창에서 교육을 책임진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남 교육장은 교육자로서 사명감에 순창 교육 전문가라는 무거운 책임감까지 짊어졌다. 남 교육장은 교육장은 임기가 딱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순창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순창 교육 발전에 진심으로 헌신하겠다고 의미심장한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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