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성공은 학생 … 자아성찰 하며 교직 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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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성공은 학생 … 자아성찰 하며 교직 임할 것”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1.12.14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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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학교로 문맹률 줄이고 교과교실제 연구업적 쌓아

장교철 순창고 연구부장이 전라북도교육청, 전북도민일보, 가천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주관ㆍ주최한 제15회 전북교육대상 지도자상을 수상했다.

장 교사는 수상자 선정심사에서 3년 연속 무결석 학급 달성, 현장테마학습 개발, 순창여성한글학교 운영, 선진형 교과교실제 추진 등 30년간의 교직생활을 통해 쌓인 공적이 인정돼 전북 교육계에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됐다.

장 교사는 지난 82년 자신의 모교인 순창고에 부임한 이래 지금까지 수업은 물론 지역연구도 끊임없이 해 온 순창 교육의 산 증인. 내년 3월이면 교편을 잡은 지 30년째가 되지만 항상 학생 곁에 있는 평교사가 자랑스럽다.

그는 자신의 교직생활에 대해 10년 단위로 변화가 있었다고 전제하며 지역주민의 문맹을 해결하는데 기여한 점을 자부심으로 여겼다. 장 교사는 부임 직후 10년 동안은 학생과 동고동락하려고 노력했다. 3년간 무결석 반을 만든 것도 이 때 일이다. 그리고 민주화운동 등 격동의 시기에 학생들이 시대를 보는 안목을 기르도록 문예부 동아리를 맡아 다양한 책과 주제를 가지고 토론했다. 변화가 찾아온 계기는 다름 아닌 학부모의 학력 문제였다. 장 교사는 당시 학부모들이 배우지 못해 글을 못 읽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고 문맹퇴치에 힘을 쏟기로 했다.

“가정통신문을 못 읽는 학부모가 많았을 뿐더러 버스로 출퇴근 하는 시절에는 행선지가 붙어있는데도 글을 모르니 할머니가 기사에게 재차 묻는 모습을 많이 봤다. 기사가 퉁명스럽게 대꾸하는 것을 보면서 글을 몰라 무시당하는 것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997년 그렇게 만든 순창여성한글학교는 순창 최초의 야학이 됐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교실 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할머니들이 찼고 당시 야간반 수업을 듣던 학생에게도 자극이 됐다. 학교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지역주민의 인식을 바꾸는 의미도 있었다. 집에 오는 우편물 내용을 이해하거나 난생 처음 농협에서 직접 손주에게 용돈을 보내주는 보람은 순기능이었고 한글학교의 존재이유였다. 그는 이를 계기로 ‘군민의 장’과 부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남원 대강이 고향인 장 교사는 당시 주소지가 전주여서 원칙적으로는 군민의 장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반대하는 이는 단 3명에 그쳤다. 장교사의 교육열에 지역 주민들이 환호한 결과다.

한글학교는 이후 폐강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할머니들의 아우성에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당시 새로 부임한 순창고 교장이 한글학교 운영을 반대해 내쫓게 된 한글학교는 심지어 군수에게서도 외면 받았다. 장 교사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교육청을 찾았고 당시 오갑택 교육장의 환대 속에 도서관의 남는 공간에서 한글교실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 때 실무편의를 도와준 이는 조동환 전 교육장이었다.

장 교사는 주야간 교편을 잡고 일하면서도 집필이나 연구 활동을 빼놓지 않았다. 지난 1992년 문예사조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그는 현재 전북시인협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학교에서는 연구부장으로서 전국을 다니며 선진형 교과교실제 모범사례를 전파하고 있다.

정년퇴임을 6년여 앞둔 장 교사는 그 동안 연구 활동을 하며 학생을 가까이 하지 못했다며 이제 다시 학생에게 돌아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교사의 성공은 제자이고 담임은 교사의 희로애락을 함축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잠재된 능력을 이끌어내는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상은 자아성찰과 자기반성을 하며 나를 되돌아보라는 뜻도 있다. 나이가 들며 나태해진 측면이 있었는데 다시금 마음을 다듬어 상을 욕되지 않게 하겠다”는 수상소감을 내비친 장교철 교사의 진정한 매력은 스스로 지도자임을 강조하지 않아도 사람의 신망을 이끄는 힘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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