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까지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보더라구”
누구랄 것도 없이 모든 이의 얼굴마다 환한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지난 17일 점심 무렵, 서울에서 내려온 빨간 관광버스가 금과초등학교 운동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금과아미농악단의 손짓과 몸짓이 빨라지기 시작하며 흥을 돋웠다.
버스에서는 금과초등학교 38회 졸업생들이 줄을 이어 내렸다. 대기하고 있던 동창들과 후배들은 한 사람 한 사람 맞이하며 환한 웃음꽃을 피워내느라 행사장으로 이동이 어려울 지경이었다.
“만나면 초등학교 때로 돌아가부러”
금과초 38회 졸업생 등 80여 명은 졸업 60주년 총동창모임을 금과초 운동장에서 개최하면서 모처럼 옛 추억을 서로 꺼내며 1박 2일 동안 이어질 소동을 흥겹게 시작했다.
“인자 나이를 솔찬이 먹었지만서두, 이렇게 만나면 그냥 초등학교 때로 돌아가부러. 조금 있다가 봐봐. 지금은 조금 서먹서먹한 듯 보여도, 한 잔 들어가고 노래 부르면 아죠~ 깨복장이 친구가 된다니까. 하하하.”
한 졸업생은 “우리 38회 졸업생은 1950년생이 기본이지만, 그때는 5살 나이 많은 동창도 있고 그랬다”면서 “우리 때 아마 250여명이 졸업했던 것 같다”고 과거를 기억했다. 이어 “나이가 많아도 형이나 누나라고 부르면 친구 관계가 안 됐다”면서 “그래서 그랬나, 저랬나 그러고 서로를 불렀다”고 덧붙였다.
“선배님들, ‘삼팔광땡’ 정말 열정적”
김형만 재경군향우회 금과면향우회장은 축하 인사에서 “제가 보니까 38회 선배님들은 삼팔(38)광땡이라 그런지 정말 건강하시고 즐겁게 노시고 서울향우회 활동도 제일 열정적으로 참여해주셔서 존경스럽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졸업60주년 축하 케이크를 절단하며 개회식이 진행되자 동창들은 “사회자가 소개를 깜빡했는데, 어쩔란가 보드라고 그랬응게 이해해, 하하하”, “목소리 크게 해, 나이먹으니까 인자 안 들려”, “친구들 내일까지 즐겁게 놉시다”, “회포를 풀어봅시다”, “100세까지 끄덕없겠습니다” 등 축사와 감사 인사를 전하는 중간중간 장단이라도 맞추듯 서로를 격려하는 취임새를 넣으며 즐거워했다.
“아따, 초등학교 첫사랑 만나부렀네”
동창들은 개회식 마지막 행사로 금과초 교가를 진지하게 제창했다. 교가 제창이 끝나자 한 동창생은 “모다 하나도 안 늙었구만, 교가를 전부 다 기억하는 것 본 게”라며 웃었다.
이들은 금과초 위쪽에 자리한 음식점으로 이동해 ‘낙지탕탕이’와 ‘연포탕’으로 뜨겁게 회포를 풀었다. 한쪽에서 두 남녀 동창생이 “네가 나를 좋아했잖아? 기억 안나?”, “내가 그랬나, 근데 기억이 없다냐” 등 옥신각신하자 이를 지켜보던 동창생들은 “아따, 인자 초등학교 첫사랑 만나부렀네, 하하하” 박장대소하며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