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안락한 소파에서 일어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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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경]“안락한 소파에서 일어나야겠다”
  • 김민성 사무이사
  • 승인 2023.07.05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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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가인김병로연구회 사무이사

2023년도 상반기가 지났다. 어느 시인의 글처럼 이제 청포도가 익어가는 7월이다. 태풍도 지나가고 무더위가 끝이 나면 여름도 막을 내리고 어느덧 가을을 얘기할 것이다.

지난주 최영일 군수 1주년 취임 행사가 있었다. 겸연쩍지만 수상도 했다. 8, 9년쯤 됐나 싶은데 농업인의 날 행사 때 귀농귀촌 사례집 두 권을 내고 총무로서 귀농귀촌 활동을 한 공로로 상을 받았으니 두 분의 군수께 상을 받은 셈이 됐다.

첫 번째는 얼떨결에 받았지만, 이번에는 참으로 쑥스러웠다. 면장께 수상 소식을 듣고 고사했지만 복흥면을 대표하는 상이니 무조건 받아라는 말에 더 이상 사양도 못 하고 염치없이 받게 됐다. 감사와 책임감을 동시에 받는다.

 

14년여 귀향 생활, 고향 일 보람

면 담당자와 공적 사항을 얘기하면서 14년여 귀향 생활을 정리하는 시간도 됐다. 열린순창신문 편집국장과 편집위원, 순창군귀농귀촌협의회 총무 수석부회장 그리고 회장, 동서마을 사업 향토산업마을 사무장, 복흥면민회 창립과 사무차장 재무차장 그리고 감사, 추령장승축제제전위 홍보위원, 서순창농협 설립위원 및 초대 이사, 서순창농협 복흥지역 후보 단일화 진행, 복흥중학교 지역운영위원, 복흥청년회 창립, 복흥탁구동호회 창립 및 총무 46개월, 복흥오미자축제 기획, 복흥면애향협의회 사무국장 6년 전화번호부 3회 발간, 복흥중산장학회 사무장, 가인김병로연구회 사무이사. 과거가 된 것도 있고 진행형도 있다. 아쉬움도 있고 부족한 면도 많았지만, 고향에서 한 일이라 보람을 느낀다.

 

너는 어머니 반도 못따라 간다

서울에 살았으면 이런 귀한 경험을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그런 활동을 안 했을 것이고 내 몫 이전에 다른 사람이 차지했을 것이다. 아마도 인라인스케이트나 열심히 타고 주말이면 청계산 구룡산을 다녔을 것이다.

복흥에 처음 내려와 읍내를 다니며 활동할 때 인사를 나누면 신상에 대해 궁금해했다. “복흥에서 산다고 하면 대부분 부모님을 물어봤다. 복흥에서 근무한 공무원이 생각보다 많아 얘기해주면 깜짝 놀랐다. 부녀회 활동을 많이 하신 어머니 덕을 크게 봤다. 아직도 박용길 면민회장께서 술자리가 마련되면 민성이 너는 어머니 반도 못따라 간다고 말씀하신다.

부정하지 않는다. 어머니는 정성으로 몸으로 시간으로 봉사하셨고 아들은 전문성과 시간으로 봉사하는 차이인데 마음 씀씀이는 어머니를 도저히 따를 수 없다는 걸 잘 안다. 어머니는 절대 먼저 입으로 들어가는 법이 없다. 대통령 표창을 받으신 분은 달라도 뭔가 다르더라,

 

격식에 맞게 나를 갖추는 것

전날 아내와 같이 수상식에 입을 옷과 넥타이를 고르느라 한참을 보냈다. 시골에서 양복을 입을 일이 적다 보니 넥타이 매는 법도 잊어버렸다. 마음가짐, 격식에 맞게 나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생각한다. 대충대충을 경계해야겠다.

고백하자면 10여 년 이상 지난 시간 동안, 군 회의에 갈 때는 복흥을 대신해서, 군 회장으로 도에 갔을 때는 순창을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참석했다. 복흥사람으로 순창사람으로 좋은 이미지를 줘야 한다는 책무였다. 그것은 마음으로만 결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십수 년을 다양한 경험을 해본 터라 그것이 밑바탕 자양분이 되고 자신감의 원천이 되었다. 그 경험은 조직의 장이 되었을 때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삶의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60, 이제 나와의 고독한 싸움

만 나이를 적용해 줄었다지만 원래대로라면 올해부터 앞자리가 5에서 6으로 바꾸니 많은 생각이 든 해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60대라는 것이 의기소침하기도 했다. 탁구 운동을 쉰 지가 벌써 몇 해가 넘었고 고작 30여 분 걷는 운동이 전부였다. 올해부터는 리클라이너(각도조절) 소파의 안락함에 파묻혀 뉴스와 야구시청에 집중했다.

최근 60주년으로 정밀건강검진을 받았다. 과체중이니 체중조절하고 식습관도 신경 쓰란다. 먼저 몸을 움직여야겠다. 예전처럼 걸으며 생각해야겠다. 농담이지만, 혹시 모를 세 번째 상을 위해서라도 더 절제된 삶을 살아야겠다. 안락의자를 버릴 수 없고 최소화하고 걸어야겠다. 근육운동도 시작해야겠다. 이제부터는 나와의 고독한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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