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비-공덕비, ‘컨테이너’와 동거 중
상태바
효자비-공덕비, ‘컨테이너’와 동거 중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1.12.23 12: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군 청사 환경정비시 한해오 효자비 등 이전 ‘방치’

▲ 역사적으로 학술자료 가치가 있는 공적비들이 컨테이너와 한데 엉켜 흉물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역사ㆍ학술적 가치가 있는 군내 유적지나 비석들이 수 년간 방치돼 있어 관리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군 청사 건너편 노인일자리센터 주차장에는 군내 다른 곳에서 옮겨온 공덕비들이 제 자리를 찾지 못한 채 세워져 있다. 여기에는 나라에서 알아줄 정도로 부모에 대한 효성이 지극했던 한해오를 기리는 효자비도 있다. 이들 비석은 모두 컨테이너와 한데 엉켜 있어 주의 깊게 보지 않는 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 유물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다.

순창초 교정 객사 주변에 있던 한해오 효자비가 돌연 경천변 노인일자리센터 주차장에 있는 것은 몇년 전 군이 청사 주차장을 확대하고 환경정비를 하는 과정에서 옮겨놨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공덕비들도 나란히 옮겨졌고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버린 것처럼 방치돼 있다.

이 뿐 아니라 국가 또는 도 지정 문화재도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쌍치면 종곡리에 있는 우암 송시열 선생 친필유묵 유적지는 그의 사상이나 영향력 등을 종합해볼 때 국가에서 관리하는 것이 마땅하나 그의 후손들이 벌초 등 시설정비를 직접 하는 실정이다. 훈몽재나 전봉준 장군 피체지 등 시설에 대한 관심과 비교하면 이는 유물이 아닌 애물로 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국내 보존상태가 양호한 유물들이 대부분 관리에 힘쓴 사찰(절)에서 발견되는 것은 후손의 관심이 유물ㆍ유적의 역사적 가치를 드높인다는 점을 증명한다. 인식의 문제로 볼 수 있다.

군에서는 올해 문제가 된 공덕비를 읍내 향교로 옮길 예정이라며 비석에 대한 관리도 향교에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신영 문화관광과 문화예술담당자는 “비석을 옮긴 후 별도 조치가 없었던 것은 현재의 자리가 최종 지점이기 때문이었다”며 “문화재 관리예산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공적비의 경우 해당 인물이 강제로 세운 것도 있다”고 말했다. 원래 있던 위치로 되돌려놓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역사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기 어려운 사람이 스스로 만든 공적비를 굳이 그 자리로 갖다 놓아야 할 필요가 있는지는 고민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일단 향교로 옮기기로 한 공덕비와 효자비, 남계 효자비의 운반예산은 3000만원이 세워졌으며 구체적 계획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군에 역사성과 학술연구의 가치를 지닌 유물이 있어도 발굴이나 조사가 더딘 것은 해당 분야에 정통한 연구기관이 군내에 없고 행정과 학문의 교류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돌덩이에 지나지 않던 남계리 석장승과 충신리 석장승이 지난 1979년 보수 정화사업을 통해 중요 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사례는 지금 이 시기 문화재 일제점검과 더불어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