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골소리]닮지 않기 바랍니다
상태바
[빈골소리]닮지 않기 바랍니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23.07.19 07: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민 안전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집중호우가 올 때 사무실에 앉아만 있지 말고 현장에 나가서 상황을 둘러보고 미리미리 대처하라

68일 동안 유럽 순방, (한동안) 비밀리에 전쟁터인 우크라이나까지 다녀온 윤석열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한 말이랍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지금 당장 대통령이 서울로 뛰어간다고 해도 상황을 크게 바꿀 수는 없다고 했는데, 대통령은 앉아 있지만 말고 현장에 나가라며 인식을 완전히 뜯어 고쳐라고 질책합니다. 언제 일선 공무원이 탁상공론하다 나라 망치고 양민 희생한 적 있습니까.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때 멀찌감치 서성대며 주절거리는 이는 고위층이었습니다.

집중호우로 인한 참변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8, 삽시간에 도시를 마비시킨 기습 폭우로 서울 관악구 반지하에서 40대와 10대 일가족 부녀 3, 전날 서울 동작구 주택 침수로 숨진 주민 1명과 쓰러진 가로수 정리 작업을 하다 감전 사망한 구청 공무원 1명 등 하룻밤 사이에 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한 달 후 9월에는 태풍 힌남노가 몰고 온 폭우로 경북 포항시 냉천이 넘쳐 물에 잠긴 인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주민 8명이 숨졌습니다.

올해는 지난 13일부터 이어진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자가 41(세종 1, 충북 17, 충남 4, 경북 19, 17일 오전 11시 기준)입니다. 충주 오송 지하차도 관련 사망자만 14명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전국적 재난 상황을 톺아보려고 중앙재해대책본부(중대본) 누리집은 찾으니 윤 대통령 친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얼굴이 중앙에 배치된 행안부 누리집에 접속됩니다. 재난 피해 현황판은 보이지 않고 재난안전특별교부세”() 준다는 홍보(배너)만 큰 글씨로 흐르고 또 흐릅니다.

이태원 참사 때 경찰이나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고 큰소리치던 참 뻔뻔하고 무지해서 해임건의안과 탄핵소추를 모두 당한 대한민국 최초의 국무위원 이상민의 미소 띤 얼굴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모습이 겹쳐 한참 우울하고 분합니다. 직무 정지된 장관 사진은 내리고, 정부의 안전대책 부재로 숨진 희생자 추모 배너를 준비하지생각하다, 그 나물에 그 밥인데 기대가 크다며 쓴웃음 지었습니다.

어제 충북 청주시 오송 공평 지하차도 사고현장은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이곳에서 김건희 일가 특혜시비를 덮으려는 듯 양평 고속도로 백지화로 충성도를 보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또 사고 쳤습니다.

기자회견을 이유로 참사 현장 인근 도로 가운데에 멈춰서서 견인 차량 통행을 막아 빈축을 샀답니다. 이 보도에 또 분노가 치밉니다. 세 번이나 비켜주세요했는데 짧게 하겠다며 악착같이 준비한 말(사고에 너무 참담한 마음입니다,)을 이어갔답니다. 말로는 참담한데 관심은 현장을 배경으로 한 화면발에 있는 듯 보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작년 폭우 상황에서는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찾지 않고 재택 근무(서초동 아파트)하더니 올해는 우크라이나 방문하며 서울 가도 상황 바꿀 수 없다더니, 집중호우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한 지 사흘 만에 귀국해서 공무원을 다그칩니다.

대통령 임기는 5년입니다.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윤석열 집권 1년이 지나도록 뭘 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교육·노동·연금, 3대 개혁을 제시했는데, 대통령이 생각나는 거를 툭 던지면 정부 부처와 여당은 반사적 반응을 보이며 수습 보완하기 바쁘고, 사회적 논란만 키웠습니다. 69시간, 수능 킬러 문항, “대통령이 (검사 시절) 수사했으니 전문가라는 용비어천가만 창궐합니다.

국민 선택으로 당선된 대통령이라며, 국민 동의나 다수와 소통은 아예 팽개치고 적극 지지자나 신봉자만 끌어모아 밀어붙이는 국정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정치인들은 밀어붙이는 국정을 결사반대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선출직 정치인은 유권자를 섬기는 겸손을 실천해야 합니다. 더디더라도 다수와 소통해야 합니다.

지역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통령, 장관, 참모가 한통속으로 밀어붙이는 정치를 행여 닮을까 우려됩니다. 요즘 순창 금산 골프장, 풍산 화장장 논란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우리 지역 정치인과 유지들의 겸손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