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화장장, 과연 밀어붙일 일인가
상태바
풍산화장장, 과연 밀어붙일 일인가
  • 김효진
  • 승인 2023.07.19 07: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효진(풍산 두지)

#님비(NIMBY)라 욕하지 마라

산업화가 극에 달하고 도시가 포화상태가 되면서 으레 도시는 탐욕의 배설물을 쏟아냈다. 그것은 흘러 흘러 농촌으로 들어와 산과 들을 집어삼켰고 볼썽사나운 혐오 시설을 낳았다. 산업·의료 폐기물과 온갖 쓰레기가 쏟아지고, 도축장이나 묘지, 화장장 그리고 정신병원 등 정서적으로 기피하는 시설까지 밀려 들어왔다. 언제나 도시는 쏟아내고 농촌은 받아낸다.

그 결과, 탐욕의 재생산을 통해 도시는 더욱 화려해지고, 농촌은 더욱 망가지고 피폐해졌다. 더 이상은 못 참겠다는 농촌의 아우성에 지역 이기주의라며 도시는 훈계조로 일갈하며 윽박지른다.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다. 이렇듯 님비(NIMBY), 그 배설물을 도시 수요자(수익자)가 부담하지 않은 채 농촌에 전가하며 자신들의 불공정과 부도덕을 숨기기 위해 만들어 낸 역겨운 이데올로기일 뿐이다.

 

#이치에 닿는 길을 선택하라

순창군이 화장장 입지 예정지를 풍산으로 정하면서 풍산 지역사회는 벌집을 쑤셔 헤집어 놓은듯하다. 지역여론은 폭발 직전처럼 심상치가 않다. 향가 옥출산 일대에 조성된 역사와 관광, 그리고 휴양지로서 자리잡은 지역 이미지에 대한 타격, 그리고 경제적 피해와 계량되지 않는 심리적 피해까지, 당장 풍산에 화장장이 들어서면 발생할 피해 사례에 대한 언급은 차치하자. 풍산화장장 건립은 과연 필수불가결한가. 결론부터 말하면, 순창군민들의 화장장에 대한 수요는 필수적이나 순창군이 설치하고자 하는 화장장 시설은 불요불급하다.

전국적으로 비교해 보아도 전라북도는 화장장 시설이 5군데(전주·군산·익산·정읍·남원)로 인구 비례하여 부족함이 없는 상태이다. 더구나 인근 남원 승화원은 순창과 가까워 이점이 많다. 군수도 남원시와 시설이용 협약에 관해 논의 중이라 하였다. 협의가 순조롭지 못하면 전라북도에 요청할 일이다.

서남권 4개 지자체(고창·부안·정읍·김제)가 공동협력사업으로 공동 운영하고 있는 정읍 승화원처럼, 남원 승화원 역시 동남권역(남원·순창·임실·장수)에서 공동 이용할 수 있도록 도지사에 적극 요구해야 한다. 지자체, 기초의회, 광역의회까지 나서면 못할 일이 무에 있겠나. 군수 말마따나 순창군민의 염원이라는데 말이다.

남원 승화원을 공동 이용하면 될 일을, 경제성도 맞지 않고 지역에 여러 피해를 줘가며 주민 갈등만 유발할 시설물을 굳이 순창군 내에 신설할 하등의 이유가 없지 않은가.

 

#군수는 권한을 대리하는 공복

반드시 필요는 하나, 내 지역에는 들여놓기 싫은 각종 혐오·기피 시설물은 먼저 수요자 부담원칙을 적용하여야 한다. 다음으론 공모를 통해 여론을 환기하고 지역사회가 함께 궁리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을 보장하는 게 필요하다. 허나 이번 풍산화장장 추진은 행정이 일방통행식으로 몰아붙이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선 주민설명회 전까지 대다수 풍산 주민들은 풍산에 입지가 선정된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또한 군수가 직접 나서 진행한 주민설명회는 요식행위 그 자체였다. 군수 말마따나 주민들 설득하는 데는 관심이 없고 행정 절차상 주민설명회라는 취지 목적에 맞게 공지하는 데 의미를 두는 듯했다. 추후 계획에 따르면 주민설명회 이후 곧바로 토지주와 부지 매수 협의, 그리고 토지매입을 위한 의회 절차로 넘어간다.

주민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이며, 주민들의 반대여론이 비등할 경우 계획 변경 여부에 대한 언급은 아예 없다. 여기저기서 주민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자 군수는 한 주민을 향해 막말이라 대거리하더니, 폭탄선언을 하겠다며 공개적으로 으름장을 놓았다. 마치 풍산 주민들 반대쯤이야 깡그리 무시하고라도 내 뜻대로 내 길 가겠다라는 표정이랄까. 군민이 위임한 권한을 대리하는 공복임을 망각한 처사이자 주민자치 시대를 거스르는, 지자체 행정 수반의 고약하고도 철없는 패악질이 아닐 수 없다.

 

#풍산화장장 추진계획 폐기하라

봉건 군주처럼 주민들을 공박하는 군수에게 주민은 어떤 존재이며, 화장장 추진을 통해 군수가 이루고자 하는 정치적 목적은 과연 무엇인지 자못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군민 이기는 군수 없다. 최영일 군수에게 자중자애하길 권하며, 풍산화장장 추진계획을 폐기하길 요청한다.

님비(NIMBY)’-“내 뒷마당에서는 안 된다(Not In My BackYard)”는 약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