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흥망원경] 14년 걸린 서울 서초구 원지동 화장장 그리고 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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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흥망원경] 14년 걸린 서울 서초구 원지동 화장장 그리고 순창
  • 김민성 사무이사
  • 승인 2023.08.0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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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가인김병로연구회 사무이사

주민 수용성이 핵심, 화장장 순창에 꼭 필요한가

인근 지역 시설 이용에 막대한 차질 있는가고려

최근 풍산면이 화장장 얘기로 예민하다. 당연한 이치다. 이 문제를 접하고 오래전 일이지만 서울 서초구 원지동 추모공원과 관련해 직접 경험한 바가 있어 많은 생각이 들었다. 1만여 평에 화장로 11기를 갖춘 서울추모공원은 서울 요금소를 지나 양재 나들목 직전 좌측에 있다. 고건 서울시장 때 시작해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오세훈 시장 시절 완공됐다.

고건 시장 당시 화장장 부지 선정위원회는 당시 1순위로 강서구 오곡동을 선정했다. 그런데 그곳에서 자살 사고가 발생했고 화장장에 관심을 둔 최종현 에스케이 회장이 서울시에 기부채납을 해 갑작스럽게 부지가 변경되기 시작하자 서초구민들이 들고 일어선 것이다. 북부지역인 고양의 서울시립승화원 일명 벽제화장장이 있으니 서울 남부 쪽에 있어야 한다는 논리도 작용했다.

당시 조남호 서초구청장까지 가세해 서울시 행정의 모순을 지적하고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집회를 가질 정도로 반대했다. 이후 구청장도 바뀌고 서울시장도 바뀌고 구민들의 관심도 떨어지면서 동력도 상실되고 마지막에는 부지 인근 몇 개 마을 주민들만 남아 반대했다.

5일제가 시행되면서 토요일이 한가해져 오다가다 목격한 화장장 결사반대가 적힌 현수막이 걸린 곳을 찾아갔다. 컨테이너 사무실이 있어 그곳에서 여러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후순위가 갑자기 1순위가 되면서 주민들은 큰 불만을 품고 있었다. 이곳은 강남의 전원마을이라 할 정도로 자연을 간직한 단독주택 중심이었다. 서울시에서는 타당한 이유로 변경했다고 할 수 있으나 반대로 주민들은 억울해했다. 그래서 힘을 보탰다.

 

서울추모공원,

주민들은 반대하고 서울시는 강행

필자가 살던 집은 1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고 중간에 대형 상업시설이 있어 직접 연관성은 없었으나 넓게 보면 좋을 리가 전혀 없었다. 서초구청 앞에서 반대 집회도 하고 서울시 팀장 과장을 만나기도 했다. 주민들이 사제폭탄을 만들 정도로 민감했다. 이에 서울시는 용역들을 고용해 항의 집회를 무력화시켰다. 한 어르신은 팔십까지 살면서 그런 경우도 처음이었다고 분개했다. 자식 같은 용역 동원자들에게 힘으로 밀치고 험한 욕까지 들어야 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공권력을 이길 수는 없었다. 결국 원지동 화장장은 2012년 가동되었다.

 

님비 현상은 지극히 당연

최영일 군수 일방적인 추진은 없다

내 집 근처에 혐오시설은 안 된다는 님비(Not In My Backyard) 현상은 지극히 당연하다. 잡신을 숭배하는 일본이나 찬성할지 모르겠다. 그만큼 유치하기도 어렵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 휘발성이 상상을 초월한다.

최영일 군수는 일방적인 추진은 없다고 천명했다. 필요성은 인정되더라도 주민들이 반대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다음 대안을 찾는 것이 효과적이다.

서울추모공원은 1998년 건립계획을 세우고 20017월 최종 부지를 선정하고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소송을 거친 끝에 2012년 개원했을 정도로 긴 시간이 걸렸다. 주민이 수용한 것도 아니었고 서울시의 농간에 현실론을 펼치는 주민과 끝까지 반대하자는 주민 간 갈등으로 끝이 났고 결국은 상처만 남긴 채 서울추모공원이 들어섰다.

최근 우리 지역에서 진행 중인 화장장을 둘러싸고 불거진 문제는 복잡하지만, 해법은 간단하다. 우선 주민 수용성이 핵심이고, 순창에 화장장이 꼭 필요한가. 굳이 순창에 설치하지 않고 인근 도시(전주6기 정읍5기 남원3)의 화장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가. 이 세 가지만 고려하면 된다.

남원 승화원에 전용 화장로 설치 협의가 과한 요구로 어렵다는 얘기가 있는데 포기해서는 안 되겠고 지금처럼 인근 도시 화장시설을 이용 때 발생하는 상대적으로 높은 비용과 3일장이 아닌 불편함은 우리가 어쩔 수 없이 감내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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