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조]부실공사와 잘못된 공사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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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조]부실공사와 잘못된 공사관행
  • 정명조 기자
  • 승인 2023.08.0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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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무량판 구조 아파트의 기둥 철근 누락으로 인한 부실공사 사건이 큰 화제이다. 이런 아파트를 꼬집는 일명 순살 아파트라는 은어도 생겼다. 엘에이치(LH)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지난 4월 인천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LH공사가 시행한 모든 무량판 구조 주차장 91곳에 대해 안전점검을 실시했고 그 중 15개 단지에서 부실공사가 있었음을 밝혔다.

제이티비씨 뉴스(JTBC News)에서는 가장 큰 원인으로 LH 퇴직 임직원이 있는 업체(LH전관)가 배후에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철근이 덜 들어간 15개 단지 중 14곳이 LH전관 업체가 설계를 맡고 감리는 9, LH공사가 자체(셀프,self) 감리한 단지가 5곳이었다. 이들 14개 단지에서 사업을 맡은 LH전관업체는 18곳이며 여기에서 근무하는 LH공사 출신들은 임원급만 43명이다.

이 자료를 본 경실련 국책사업감사단장은 이 정도면 병폐수준이 돼버린 게 아닐까, 산업 전체적인 측면에 문제가 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결과적으로 순살아파트는 무량판 구조가 문제가 아니라 설계, 시공, 감독하는 사람들이 부실공사로 만든 아파트다.

부실공사 문제는 순창군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순창군 계약정보공개시스템 누리집을 보면 20231월부터 7월까지 계약된 공사만 1117건이며 공사 건당 액수는 몇백만 원에서 몇십억 원이다. 날씨가 무덥지만 순창군 11개 읍·면을 돌아보면 여기저기서 도로공사, 수로공사, 건축공사 등이 한창이다. 물론 필요하니까 공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문제는 부실공사다. 준공한 지 1년이 채 안됐는데 벽에 금이 가 있고 마감처리가 부실한 곳도 있고 빗물이 새 보강공사를 했으나 오히려 비가 더 새서 다시 공사를 하는 곳도 있다.

그리고 제보에 따르면 마을공사(마을자율개발사업)가 작년에 끝났으나 올해 다시 공사를 하고 있는 마을도 있다고 한다. 부실공사가 의심되는 시설을 사용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우리 자리까지 비가 새지 않았는데, 공사를 한 후에 여기도 비가 새고 다른 곳도 더 샌다고 하더라고요. 공사비도 많이 들어간 것으로 아는데, 일과시간에도 공사를 해서 업무도 방해되고 그렇습니다라고 호소했다.

건설산업은 민간영역에서 건설회사(건설업)와 설계회사(건설용역업)으로 대별할 수 있고, 공사감리분야는 설계회사가 담당하고 있다. 이 회사들은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으로부터 건설공사를 수급하여 적정이윤을 남긴다. 정상적인 회사운영을 통한 이윤창출은 보장해야 하지만, 각종 불법과 탈법으로 얼룩진 현실을 진단해보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불법 재하도급, 유령회사 운영, 단가 후려치기, 공사금액 부풀리기, 자재 아끼기 등과 같은 비정상적인 시스템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건설산업에 팽배해 있다.

업체는 공사기간 단축하라 밀어붙이고, 싸게 하려고 하청에 하청을 주고 자재는 덜 쓰고, 제대로 지었는 지 감독하는 것까지 짬짜미로 진행하는 잘못된 공사 관행은 관행이라는 용어답게 비정상적이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다. 주민의 안전을 지키고 세는 세금을 막기 위해 잘못된 공사관행을 바로잡고 적정 공사비 지불, 근로자 집중교육,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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