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흥·동산·시산초 ‘2023 길따라 물따라 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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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흥·동산·시산초 ‘2023 길따라 물따라 캠프’
  • 허인석 교장
  • 승인 2023.08.16 0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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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만나 미래를 열다! 학생들 “내년에 또 열렸으면 좋겠어요”
글·사진 허인석 동산초 교장
구암사에서
구암사에서

 

긴 장마가 끝나더니 이제는 폭염이 뜨겁게 달구는 여름에 복흥초, 동산초, 시산초 학생들이 함께하는 ‘2023 길따라 물따라 캠프가 지난 88일부터 23일 열렸다.

길따라 물따라 캠프는 복흥과 쌍치의 문화유산을 직접 답사하며 보고 배우는 시간으로 마련되었다. 캠프에 참가한 세 학교 학생 22명은 두 발로 걷고 자전거를 타면서 우리 마을에 있는 소중한 문화를 살펴보고 그 의미와 가치를 새겨보게 되었다.

 

보물 <월인석보> 보고 놀란 학생들

노사 기정진 유허비
노사 기정진 유허비
동산마을 당산나무
구암사에서
구암사에서

 

 

첫 날, 동산초 후문에 있는 옥천정에 모여 선생님들 소개와 일정 등을 안내하고 본격적인 답사활동을 시작하였다. 동산초 근처에 있는 노사 기정진 유허비, 동산마을 당산나무, 지석묘군과 공덕비를 살펴보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가까운 곳에 이런 가치 있는 유산들이 있었다는 것에 놀라워했다. 그리고 호박 덩굴에 덮여있는 지석묘를 보며 잘 보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워하기도 하였다.

온몸에 꽂히는 햇살을 받으며 다음에 찾아간 곳은 구암사였다. 부릉부릉 힘들게 올라가서 처음 만난 것은 부도전이었다. 부도전을 보면서 백파스님과 석전스님 이야기를 들으며 구암사가 얼마나 유서 깊은 절인지 알 수 있었다.

구암사에서 만난 지공스님께서는 학생들의 답사이야기를 들으시고 미리 아이스크림을 준비해 나누어주셨다. 학생들은 아이스크림도 맛있었지만 스님께서 직접 보여주신 <월인석보<<대장경>에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엄청난 보물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에 다들 놀라워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많은 학자와 문인들이 구암사에서 수행하였다는 말에 괜히 자부심이 생기기도 했다. 동산초 교가에 나오는 문필봉이 바로 구암사 뒤에 있다는 것에 한 번 더 바라보고, 문필봉 아래에서 훌륭한 사람이 나온다니 모두 열심히 공부하라는 스님의 말이 아이들 가슴에 새겨졌을 것이다.

 

가인 김병로·하서 김인후 선생

낙덕정
낙덕정
가인 김병로 선생 생가
훈몽재
영광정

 

오전 답사를 마치고 복흥에서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고 낙덕정으로 이동하였다. 계단을 걸어 올라가니 낙덕제가 내려다보이는 곳에 팔모지붕의 아담한 정자가 나왔다. 아이들은 나무그늘에서 낙덕정 이야기를 들으며 여기에서 놀았다는 김병로 선생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았다.

낙덕정에서 내려와 자전거를 타고 선비길 답사를 시작했다. 선비길에는 가인 김병로 선생 생가, 사과정, 훈몽재가 있다. 추령천 따라 자전거 타고 달리면서 파란 하늘에 피어난 뭉게구름도 보고 들판에서 잘 자라고 있는 벼들도 보면서 몸과 마음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꼈다.

가인 김병로 선생의 생가에서 들려주신 김병로 선생님 이야기, 훈몽재에서 들은 하서 김인후 선생님의 이야기는 오래된 옛날 이야기이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에 담겨있는 이야기여서 더 귀를 기울이게 하였다.

다시 차량으로 이동하여 빼앗긴 나라를 다시 되찾기 위해 미친 사람 행세를 했던 분들의 정신이 깃들어있는 영광정을 찾았다. 말없이 흐르는 추령천을 바라보며 장교철 선생님께서 낭송해주신 시를 들으니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뜨거워진 가슴을 느끼며 첫날의 답사 일정을 마무리하는 때에 소나기가 쏟아졌다. , 얼마나 다행인지. 저녁식사를 하고 첫날 숙박 장소인 시산초등학교에 짐을 풀었다. 아이들은 지쳤을 만도 한데 돈가스의 힘인지 운동장에 나가 축구를 한다. 아이들의 시끌벅적한 소리에 장군봉 하늘이 잿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전봉준 장군과 동학농민운동

 

녹두장군 전봉준관
녹두장군 전봉준관
전봉준 장군 압송로
전봉준 장군 압송로

 

둘째 날은 시산초에서 자전거를 타고 추령천 따라 전봉준 장군 피체지 피노마을까지 달리는 일정이다. 폭염으로 34일 일정을 23일로 줄였는데 태풍 카눈이 올라와 오후에 비가 내린다고 하여 다들 걱정이었다. 그래도 자전거를 타고 진행하기로 했다. 쌍치에 와서 아침식사를 하고 용전마을로 달렸다. 아직은 뜨거운 햇살에 땀이 줄줄 흐르고 숨이 막힌다.

용전마을 회관에 도착하여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고 전봉준 압송로를 따라 올라갔다. 덥고 모기도 극성이었지만 한발 한발 걸어오르며 끌려가던 전봉준 장군의 마음을 느껴보려고 하였다.

다시 내려오는 길, 비가 한 방울씩 떨어진다. 서둘러 자전거를 달려 총댕이마을 체험장으로 들어갔다. 체험장에 짐을 풀면서 한숨 돌릴 수 있었다. 선생님들은 비 소식에 일정을 조정하였다. 마지막 날에 예정된 물놀이 장소를 강천산 힐링스파로 변경하여 안전하게 진행하기로 하였다.

점심식사 후 잠시 비가 내리지 않는 시간에 녹두장군 전봉준관에 가서 동학농민운동과 전봉준 장군의 이야기를 들었다. 나라가 어지럽고 어려울 때 들고일어난 농민군을 이끌었던 전봉준 장군이 이곳에서 붙잡혔다는 이야기는 모두를 안타깝게 하였다. 다시 한 방울씩 비가 내리자 버스를 타고 강천힐링스파에 가서 시원한 물놀이를 하였다.

삼겹살로 배를 채우고 세미나실에 모여 이틀동안 답사한 곳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고 모둠별 퀴즈대회로 즐겁게 마무리하였다. 지치고 힘들어 설명을 잘 듣지않은 것 같은데 문제마다 척척 답을 적는 것을 보고 선생님들은 놀라는 표정이었다.

 

순창 교육의 희망 다시 확인

셋째 날, 태풍 카눈이 몰고 온 비바람을 보면서 이번 캠프에서 인상적인 것이나 소감 등을 글과 그림으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 맛있던 식사 이야기, 자전거 타고 넘어진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폭염과 태풍, 힘든 일정 속에서도 잘 알지 못하는 친구들이지만 서로 챙겨주며 씩씩하게 참여한 아이들은 내년에도 길따라 물따라가 또 열렸으면 좋겠다고 한다.

천안에서 강사로 참여해주신 배상선 선생님께서는 함께 한 소감을 들려주셨다.

아름다운 순창에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어찌 그리 의젓한가요. 참 좋은 아이들과 선생님께 감동받고 갑니다.”

아이들과 함께 다니며 안내해주신 장교철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두번째 길따라 물따라를 기약해본다.

이번 캠프에 아이들과 함께 했던 강사로서 함께 하는 동안 감동의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했던 세 학교 선생님들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얼마나 깊고 높았던지, 순창 교육의 희망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더 놀라운 일이 있었어요. 함께 했던 아이들이 요즈음 아이들하고 확연히 달랐어요. 선후배간의 배려와 챙겨주기, 손 잡고 함께 하기, 힘들고 어려운 일과 마주할 때마다 옆 친구를 먼저 살피고 같이하는 모습을 보면서 시산, 복흥, 동산 아이들이 대견스러웠습니다. 얼굴엔 힘든 기색도 보였지만 혼자 꿋꿋하게 완수하는 걸 보고 박수도 보냈습니다.

현장에서 문화 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줄 때마다 집중하지 않고 친구하고 이야기만 하는줄 알았는데 장난하면서도 귀는 활짝 열어놓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내가 아이들의 눈높이에 너무 무심했구나 하면서 반성했습니다. 아이들의 얼굴에서, 발걸음에서, 몸짓에서 순창 교육이 빛나고 있다는 걸 똑똑하게 확인했습니다.”

복흥·동산·시산초 ‘2023 길따라 물따라 캠프’ 자건거 타고 쌩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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