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국회의원이 부끄럽다”
전북에서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로 인해 지난 2주간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가 시끌시끌했습니다. 야영장 화장실 등의 위생과 폭염 대책 미비로 인해 세계 각국에서 모인 청소년들에게 “네 꿈을 그려라(Draw your dream!)”라는 꿈과 희망은커녕 마치 재난 영화를 보는 것처럼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 계속 연출됐습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는 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현 정부 장관 3명이 공동조직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분명히 정부가 주도한 국제행사입니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파행으로 치달으며 조직위원회는 잼버리 케이-팝(K-POP) 공연을 당초 6일에서 예정에 없던 11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케이-팝 공연을 전후해 전북현대 축구단 홈경기가 예정돼 있었지만, (구단 측이) 다른 구장으로 옮겨 경기를 치르기로 한 데 감사드린다”며 “케이-팝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할 수 있도록 의료, 소방 등 전북의 모든 인력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북현대 축구팬들을 포함한 다수의 국민들은 정부의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조치에 반발했습니다.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일시와 장소를 변경한 데 따른 국민들의 당연한 의사표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용호 국회의원(남원·임실·순창/국민의힘)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파행으로 안방 경기장을 빼앗긴 전북 현대 팬들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 의원은 “잼버리대회 성공을 위해 온 국민이 나서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최 지역 주민은 어쩌면 ‘안방’이라도 내줘야 할 입장”이라며 “일부 축구 팬들이 이런 거부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에, 전북 정치인으로서 부끄럽고 실망스럽다”고 썼습니다.
이 의원은 이 글이 국민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1시간여가 지난 뒤 슬그머니 삭제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한 순창군민은 “이용호 의원의 지역구 군민으로서 이용호 의원이 부끄럽다”며 “지역구 주민들과 한 마디 상의도 없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꽃길만 걸으려 하더니, 이제는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전북도민들을 볼모로 정부에 충성 경쟁하는 것 같아 정말 씁쓸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공영방송 장악 본격화
윤석열 정부의 한국방송(KBS), 문화방송(MBC), 교육방송(EBS) 등 공영방송 장악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남영진 한국방송 이사장의 해임 제청안과 정미정 교육방송 이사의 해임안을 가결했습니다. 이날 남영진 이사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해임건의안 재가로 해임됐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어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해임 청문회도 진행했습니다. 권태선 이사장 해임 안건을 의결하는 회의는 오는 16일 열릴 예정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대통령 직속 합의제 행정기구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누리집에서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방송과 통신에 관한 규제와 이용자 보호, 방송의 독립성 보장을 위하여 필요한 사항 등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면서 “방송과 통신의 융합현상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방송의 자유와 공공성 및 공익성을 보장하고, 방송과 통신의 균형 발전 및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 등을 설립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재 상임위원 3명만 남은 상태로, 2대 1의 여·야 추천 위원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방송통신위원회 이사회를 장악한 뒤 공영방송 사장들을 차례로 교체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에 유리한 언론지형을 구축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한겨레>는 지난 14일 “어떤 채널 돌려도 땡윤방송?”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김성순 변호사는 “공영방송 이사진과 사장 교체 과정에서 내용과 절차의 엄격성을 요구하는 대법원 판례들이 있지만, 집행정지 가처분 단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방송 장악 결과를 되돌릴 수 없는 점을 악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시대를 역행하는 ‘땡윤방송’ 장악 시도는 당장 멈춰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