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준회]작은 학교 살리기’에 지역의 모든 역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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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준회]작은 학교 살리기’에 지역의 모든 역량을
  • 구준회
  • 승인 2023.08.3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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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준회(풍산 두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은 이제 너무 익숙한 말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너무 익숙해져 버린 나머지 관용어처럼 사용할 뿐 이 말의 뜻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이 말을 다르게 풀면,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공동체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아이가 온전하게 성장하도록 돌보고 가르치는 일은 한 가정만의 책임이 아니며 지역사회 또한 애정과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풍산면의 경우 지역사회가 학교에 관심을 갖고 함께 고민하자는 취지에서 교장선생님이 주민자치위원회의 위원으로 참여하여 위원회가 학교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 복흥면의 경우 아이들의 육아와 돌봄, 교육, 문화를 담당하는 기관과 단체가 모여 복흥교육공동체협의회를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다.

아이들을 키우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곳은 누가 뭐라고 해도 학교이다. 농촌지역에서 학교는 단순한 교육시설이 아니다. 주민들이 서로의 성장과정을 함께한 곳이자 지역공동체의 구심이 되는 곳이 바로 학교이다. 그런데 그 학교들이 위기이다.

순창군에는 초등학교 15개와 단·병설 유치원, 중학교 7, 고등학교 3개가 있다. 초등학교 15개 중 중 순창읍 2개를 제외한 13개는 모두 40명 미만이며, 30명이 채 되지 않은 학교는 7개 이른다.(자료출처 : 순창교육지원청)

이런 추세라면 2-3년 내에 폐교하는 초등학교가 현재의 절반은 될 것이다. 면단위 초등학교의 존립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낀 지역주민들이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활동에 나섰다. 지금이라도 대책을 찾아보려는 지역사회의 노력에 감사한 마음이다.

다른 지역들은 어떻게 이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있을까? 경남 함양군의 서하초등학교 사례가 눈에 띈다. 서하초등학교 또한 학생수가 급감하면서 4년 전인 2019년에 재학생이 14명에 불과, 이듬해인 2020년에 6학년 4명이 졸업하면서 학생수가 10명으로 줄어 폐교 위기에 내몰릴 상황이었다.

그때 학교, 나아가 마을의 위기를 두고만 볼 수 없었던 주민·학교·동창회 등이 학생모심위원회라는 협의체를 구성하여 동문과 주민들이 의기투합하여 1억 원의 기금을 모으고, 서하초등학교만의 특성화교육, 해외연수와 장학금 지원, 학부모 일자리 알선, 주택 제공 등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며 전국 설명회를 열었다.

그 결과 전국에서 73가구, 140여명의 학생이 지원할 만큼 반응이 좋았고, 결국 7가구 자녀 15명을 신입 및 전입생으로 선발했다. 더불어 아이와 함께 온 부모들로 함양군 인구도 증가했다. 함양군의 서하초등학교 사례에서 순창군이 배울 점은 무엇인지 꼼꼼히 따져보고, 필요하다면 방문해서 이야기도 들어봐서 우리 상황에 맞게 적용을 해야 할 것이다.

지난 24일 목요일, 순창군의회 의원연구단체인 교육정책연구회’(이하 연구회’) 주관으로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협의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군의원, ‘작은학교학교장과 학부모, 교육청 장학사, 군청 팀장, 외부 교육전문가가 함께했다.

순창군의회에서 연구모임을 만들어 사례를 조사하며 이해당사자와 공무원, 전문가를 한 자리에 초청하여 협의회를 진행한다는 것에 반갑고 감사한 마음이다. 함께 고민하면 더 좋은 대안을 찾을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든다.

전북지역교육연구소이미영 대표는 작은학교살리기를 초등학교에만 국한지어 고민할 것이 아니라 초··고를 조망하면서 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며,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지역의 교육과 연계하여 활용할 경우 정부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순창군은 차세대 재생력 지수가 높은 지역 중 하나로, 낙담하지 않고 지금부터라도 좋은 정책과 대안을 만들어낸다면 충분히 희망이 있다며 격려했다.

우리는 왜 작은 학교를 살리려고 할까? 그 답을 함양군의 서하초등학교 학생모심위원장의 말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마을이 학교를 품던 예전과 달리 지방소멸이 심각한 요즘은 학교가 교육·문화·사회 등 여러 분야의 중심이 돼 마을을 이끌어야 한다. 그만큼 작은 학교 살리기를 통한 농촌 활성화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민관의 긴밀한 협력이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다.”

마을은 학교가 필요하고 학교는 마을이 필요하다. 지역의 모든 역량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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