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웅]“왜 찬성만 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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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웅]“왜 찬성만 해야 합니까?”
  • 조재웅 기자
  • 승인 2023.08.30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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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회장이 누구냐?”, “농민회는 왜 반대만 하냐?”

얼마 전 참 한심스럽게 느껴지는 말을 들었다. 화장장을 반대하는 농민회를 두고 한 주민이 한 얘기다. 이런 말은 금산골프장 18홀 확장을 반대하는 과정에서도 수없이 들려온 말이다.

되묻고 싶다. 군이 하는 모든 일에 찬성만 해야 하는가? 왜 그래야 하는가? 세상사 모든 일이 모두 옳은 일이 아니듯 행정에서 하는 일이 모두 옳다 할 수 없고, 더구나 깊이 생각하지 않고 덮어놓고 찬성하는 것은, 그저 힘 있는 자에게 기생하고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니 있는 자 옆에 서 있자는 비겁한 행동 아닌가?

금산골프장 18홀 확장을 찬성하는 단체 등이 찬성 집회를 할 때 현수막 여러 장을 들고 있었다. 당시 학부모 관련 단체 이름이 걸려 있기에 확인해보니 해당 단체의 회장 등은 자기 단체 이름이 사용되고 있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했다.

특히, 순창군체육회는 소속 단체들의 의견을 묻는 절차(의결) 없이, 당시 체육회장과 사무국장의 독단으로 찬성 입장을 발표했고, 이런 문제를 지적하자 나중에, 이사회 동의 절차를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농민회 등은 회의를 거쳐 찬반 여부를 결정했다고 한다. 회원의 의견을 모아 찬ㆍ반 입장을 내는 단체와 소속 단체나 회원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마치 순창과 소속 단체를 위한 결단인 것처럼 폼 재고 생색내며 큰 소리 치는 이들을 비교해보면 어느 쪽이 더 합리적이고 더 대중적인지 알 수 있다.

나는 아직, ‘빨갱이라는 말을 잘 알지 못한다.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도 마찬가지다. 크게 관심도 없다. 이념에 치우치기보다 사안에 대해 최대한 합리적인 판단을 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런데 12년여 전, 32살에 <열린순창>에 입사하면서 들은 말이 <열린순창>빨갱이라는 말이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비판하고 농민회와 가깝기 때문이란다.

기자는 몇몇 농민회원과는 친분이 있지만, 농민회라는 단체나 그 구성원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럼에도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기자를 하며 군내 여러 단체를 지켜보며 농민회 정도 합리적인 단체는 보지 못했다.

군내 많은 단체가 보조금을 받아 행사하며, 행정을 대변하는 관변단체 수준에 머물고 있어, 군수가 바뀌면 회장이나 임원이 바뀌는 모습을 수없이 봐왔다. 자생력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단체가 적지 않다. 이런 단체가 수두룩한데, 군의 정책 가운데 일부를 반대하며, 권력에 아첨하지 않아서 욕을 먹는 상황이 우리 지역의 수준이라 안타까울 뿐이다.

합리적 사고는 멈춘 채, 권력에 부역하며 자기 이권을 유지하려고 버둥거리는 이들이, 권력에 순응하고 그 권력을 감싸며 그 둘레에서 알량한 토막 권력을 행사하며 시중이나 들면서 지역 유력자인 양 거들먹대는 모양을 보며, 과연 우리 지역은 희망이 있는 가 묻고 생각해본다.

물론 찬성하는 이들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이들 중에는 분명 스스로 합리적인 사고를 거쳐 찬성하는 이들도 있다. 안타까운 것은, 자기 기준에 따라 찬성 혹은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히는 주민보다, 부와 권력의 눈치를 보거나 자기 이익만을 위해 무조건 줄 서 버리는 행태가 더 많아 보이고, 그런 목소리가 더 크다는 것이다.

농민회는 왜 반대만 하냐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왜 찬성만 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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