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매력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숙박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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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매력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숙박 추천”
  • 채은순 공동대표
  • 승인 2023.09.06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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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환경연대' ‘농촌사랑 동행순창’ 1박 2일 체험

채은순 여성환경연대 공동대표

새벽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깬다. 시골의 한적함이 싫어 도시로 이주한 뒤 도시인으로 잘 적응하며 살고 있다. 자부했는데 실은 괜찮은 척했다. 조용하고 아늑한 곳이 그립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녹색사회를 지향하는 여성환경연대에 회원 소모임 연제가 있다. 연천에서 제주까지를 줄여 연제라고 부른다. 제주, 강진, 나주, 순창, 서울 등 주 무대는 다르지만 생태, 여성 운동을 이끄는 회원이 주로 참여한다. 일 년에 한두 번 지역 탐방을 다니며 배우고, 힘을 주고받는다.

 

동행순창체험비 최대 50% 지원

올해 봄 순창으로 귀촌한 구성원이 순창군농촌종합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농촌사랑동행순창프로그램 참여를 제안했다. 기업 단체(기업) 간 자매결연을 통해 숙박비, 식비, 체험비의 최대 50%가 지원된다. 지원뿐 아니라 올 1월 순창 모임에서 만났던 순창친환경연합영농조합법인 사무국장 구준회 님의 순창 투어에 이미 우리는 순며들었던 것 같다. 지난 826, 2712일 동안 평소 같지 않은 많은 일정을 보냈으나 편안했다. 순창을 방문한 경험이 없다면 이번 소개가 도움이 되길 바란다.

공유공간 이음줄에서 열린 ‘촌시장’
공유공간 이음줄에서 열린 공연
공유공간 이음줄에서 열린 공연

 

나눔의 선순환, 아름다운 체험

첫 프로그램은 공유공간 이음줄에서 열린 촌시장이었다. 시장 입구에서 순창씨앗모임이 토종 배추 모종을 나눠주었다. 전라남도 강진으로 귀농한 우리 회원은 귀한 토종배추 모종을 얻었으니, 잘 키워 김장으로 다시 나누겠다며 겨울 자신의 동네로 초대한다. 나눔의 선순환이다.

장터는 농민이 수확하고 만든 먹거리, 지역 예술가의 생활용품, 누군가의 쓰임을 찾는 중고 물품까지 알차다. 평소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기를 실천하는 우리지만 지갑을 마구 연다. 소비로 지역을 응원하면서, 이 장터 한정판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점심은 촌시장표 묵 5종 세트와 마파두부 덮밥, 촌샌드위치, 옥수수떡까지 한 상 차려졌다. 숙소와 집에 가져갈 연잎밥, 밀가루, ·홍포도, 포도주, , 출근 가방까지 장바구니를 가득 채우고도 놓친 것이 있는 것 같아 장터를 쉬이 떠나지 못했다.

이어진 빗자루 만들기’. 아이들에게는 경험이 많을수록 인생을 다채롭다며 각종 체험에 등 떠밀었다. 쓸모가 있고, 아름답기까지 하는 이런 체험은 스스로를 등 떠민다. 멀리서 오느라 힘들었을 텐데도 모두 갈대를 꼭 쥐고 손가락이 부르트도록 실을 당겨 감는다.

모시 생산자가 사라지고 생산량이 매년 급감해서 워크숍으로 모시를 소모하는 일이 맞는 일인가 싶어 볏짚으로 빗자루 만들 궁리 중이에요. 오래 두고 쓰는 빗자루를 만들기 위해 장인을 찾아가 배우고, 순창 지역 특성에 맞는 손질 방법을 여러 번의 실험으로 찾았어요.”

자연물 공예가 김현희 님 설명에 빗자루가 더 귀하다. 빗자루가 얇아서 살짝 아쉬웠는데 숙소에서 한 번 쓸어보니 작은 가루, 머리카락 하나 놓치지 않는 똘똘한 물건이다. 갈대 한 가닥 떨어질세라 가방에 잘 모신다.

 

순창에서 자랑은 내력 같다

다음 프로그램 공연이 몰아친다. 순창중학교 3학년 김준휘 님은 인생 첫 무대라 떨린다면서도 야무지게 기타를 치며 노래하고, 자작곡까지 소개해 객석을 달군다. 학교 방과 후 교사인 김태훈 님은 준휘 님이 수업 준비를 허투루 하지 못하게 하는 어려운 학생이라면서 줄곧 옆에서 기타로 보조를 맞추며 제자 자랑이 넘친다. 이쯤 되면 순창에서 자랑은 내력 같다.

저녁은 피자워크숍으로 간다는 프로그램 설계자 최수진 님의 말에 우리에게 더 이상 체험할 체력은 없다고 아우성쳤는데 피자워크숍은 이지선 요리사가 원재료부터 조리까지 깐깐하게 관리하는 피자집이라고 소개한다.

순창까지 와서 피자를 먹어야 하나! 피자가 피자지 별거냐라고 볼멘소리가 나온다. 일단 먹어보고 말한다. 테이블에 올려진 레트로 감성 접시와 화덕을 보고는 예사 집에 아님을 직감한다. 샐러드, 피자, 파스타 모두 엄지척이다. 요리사의 딸인 봄에게 나도 모르게 이런 피자 매일 먹을 수 있어서 좋겠다라는 말이 흘렀다.

순창 시골 숙소의 반전

 

하룻밤 참자? 시골 숙소의 반전

시골 숙소가 아늑할까? 여행 전에 이불이 눅눅하고, 시설이 낡고, 청소가 안 된 곳이면 어쩌나 염려가 없지 않았다. ‘하룻밤 참자는 마음으로 도착한 숙소는 반전이었다. 넓고, 깨끗하고, 아늑했다. 15명이 묵는 넉넉한 넓이, 수영장, 족구장, 체험시설까지 있는 독채 펜션이다. 회포를 풀다 바싹 마른 깨끗한 이불에 잠깐 눕는다는 게 눈 뜨니 아침이다.

시끄러운 자동차 소리 없이 고요한 아침은 오랜만이다. 서암권역황토열매마을 힐링스테이 김수희 사무국장님과 마을 분들이 활동가들 표현으로 뼈를 갈아 넣어 관리하고 계신 것이 분명하다. 모두 편하게 잘 잔 맑은 얼굴이다. 시설을 이리 잘 관리할 분이라면 다른 건 안 봐도 뻔하다. 우리 모임원은 도합 200년 활동 구력으로 하나를 보면 다른 것도 거진 읽는다. 놓친 지하수 수영장과 마을 체험 행사, 식사까지 23일 꽉 채워서 다시 오기로 한다.

부모님의 농사에 주말마다 차출을 당했던 나는 단체 프로그램이니까 논 산책을 마지못해 따라나섰다. 야리야리한 여성 농민 강병식 순창토종씨앗 모임 대표의 트럭을 타고 논으로 이동했다. 2018년부터 꾸준히 회원들과 손 모내기하고, 손으로 거둔다는 이야기에도 그러려니 했는데 보자마자 논에 예술을 해 놓으셨다라고 탄식했다.

18종의 다른 색깔, 모양 벼를 보고 이야기를 들으며 논두렁을 걷는데 이런 벼뷰를 놓치지 않는 내가 대견했다. 농사로 토종 종자 보존 활동과 이렇게 알리는데 진심인 분께 뭐라도 한 손 거들고 싶은 마음에 도움이 된다면 수확할 때 뭐라도 돕겠다는 말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논두렁을 걷는데 이런 ‘벼뷰’를 놓치지 않는 내가 대견했다.

 

도시 고수하겠단 내게 균열 낸 순창

순창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하는 창림동두부집까지 프로그램은 완벽했다. 두붓집에서 함께 모두부를 잘라 먹으며 이유라 친환경 농부는 겨울에 구들장 있는 황토방에 지지러오라고 초대한다. 겨울 순창 방문의 명분까지 얻었다.

늙어 할머니가 되어도 도시를 고수하겠다는 내게 순창은 작은 균열을 낸다. 도시에서 살더라도 잠시라도 숨 쉴 틈을 만들러 오라고. 순창은 도시에서 사시사철 적당한 온습도 환한 등불 아래에서 불편을 모르던 내게 계절과 시간 감각을 깨운다.

관광객이 아니라 순창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농촌사랑동행순창프로그램 또는 서암권역황토열매마을 힐링스테이 숙박을 추천한다.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동네라 한 번만 연결이 되고 당신의 마음이 열려 있다면 다음 목적지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겨울 일정이 짜인 우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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