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연탄 인생…활활 타오르는 연탄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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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연탄 인생…활활 타오르는 연탄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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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2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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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 나눔 온정 손길 보며 ‘아직은 살맛나는 세상’

깊어가는 겨울, 서민들의 구들장을 덥히는 연탄배달부 양종환(사진·65)씨.

읍내 순화리에서 40년째 연탄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2남 1녀를 모두 반듯하게 키워낸 가장이자 지금은 건강원을 운영하며 오디 농사일까지 겸업하는 성실한 농사꾼이기도 하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9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하루 평균 연탄 1000장을 배달한다는 양씨는 전체 400가구를 상대로 하루에 2~3가구에 연탄을 배달한다. 양씨는 기름 값이 오른 몇 년 전부터는 오히려 연탄배달이 늘어 일이 더 많아졌단다.

겨울이면 봉사의 손길이 있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해준다며 올해도 순창라이온스클럽에서 6600장, 전주향우회에서 6600장, 한전 순창지점에서 3000장, 자원봉사종합센터에서 3000장 등 여러 기관 단체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연탄을 기증하는 것을 볼 때 ‘아직은 살맛나는 세상’이라고 덧붙였다.

“예전에는 돈이 없어 연탄불도 못 피우고 추운 겨울을 나는 노인들도 있었는데 요즘은 도움의 손길이 많아져 기름이나 연탄이 없어 불을 못 때는 사람들이 없다. 복지가 잘 된 따뜻한 사회가 되었다”면서 “나이가 들면서 배달이 힘들지만 내가 배달하는 연탄으로 겨울 내내 따뜻하게 지낸다는 생각을 하면 보람이 느껴진다. 특히 할머니들이 ‘추운데 고생한다’며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격려해 줄 때 힘이 절로 난다”고 말했다.

구림이 고향인 양씨는 월남 파병으로 2년을 지내고, 서울ㆍ부산ㆍ제주도 등 전국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하며 살았으나 아픈 아버지 대신 장남인 자신이 고향에 내려와 어머니를 보살펴야 했다. 귀향해서 이것저것 해보다가 소자본으로 가능한 연탄배달을 시작했다. 지금은 기술이 발달해 단단하게 잘 만들지만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금이 가고 파손된 연탄이 많아 배달하기가 힘들었다며 더구나 예전엔 손수레로 배달을 다니다 보면 꽁꽁 얼어붙은 언덕길을 오르다 구르기를 몇 번, 연탄도 다 깨져버려 다시 배달하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회상했다.

“애들이 속 안 썩이고 열심히 살아준 것이 가장 기쁘고, 연탄으로 따숩게 겨울을 지낼 어르신들을 생각하면 배달하는 것이 하나도 힘들지 않다”고 말하는 그는 젊은 세월을 같이 보낸 연탄을 들어 올리며 환한 웃음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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