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욱환]최근에 불거진 조합장 폭행 사건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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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욱환]최근에 불거진 조합장 폭행 사건을 보면서
  • 안욱환 주민자치분과위원
  • 승인 2023.10.2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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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욱환 순창희망포럼 주민자치분과위원

요즘 매일 아침에 출근을 하면서 축협 직원들이 축협조합장의 폭행에 대해 항의하고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는 모습을 봅니다. 또 지난 추석에 금과초등학교를 살리기 위해 금과초등학교 총동문회가 개최한 노래자랑에서 축사와 관련한 오해와 관련해서 서순창농협 조합장이 노래자랑 사회자를 폭행한 협의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합니다. 먼저 우리 사회의 오래된 폭력성입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는 일제의 식민지배와 6·25전쟁을 경험하신 분들입니다. 그때는 폭력이 일상적으로 행해지고 사람의 목숨이 파리 목숨처럼 여겨지던 야만의 시대였기에 숨도 크게 못 쉬고 살아야 했으며 인권이란 것이 존재하는 지도 모르고 살았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전쟁으로 파괴된 사회 복구가 시급했으며 굶주리는 보리 고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그 무렵 장날이면 떼를 지어 몰려다니면서 밥 먹고 차비 달라고 행패를 부리던 갈고리 달린 외팔이 상이용사 무리가 제일 무서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들 외에도 조직을 갖춘 폭력배들의 다툼이 사회문제가 되고 또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규율 위반과 낮은 성적을 이유로 매타작을 하는 것이 비일비재하고 군대에서도 비인격적인 얼차려를 당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외에도 여성에게 가해지는 성폭력과 일상의 대화에서 욕설이 빠지면 소통이 안 될 정도였습니다.

당시의 문화는 강제로 술을 먹이고 또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폭력적인 군대 문화가 주류를 이루었던 것 같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폭력이 심지어 가정에서도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술에 취한 가장이 힘없는 아내와 어린 자식을 밤새도록 괴롭히는 가정이 많았습니다.

둘째로 생각하는 것은 개인적인 분노조절 장애의 문제입니다. 어릴 때 가정에서 습관적으로 행해지는 폭력을 보고 자란 경우에 그 폭력에 대해 진저리치고 어른이 되면 그런 나쁜 짓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자신도 모르게 그런 행동을 답습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보고 배운다는 말처럼 어릴 때 치를 떨며 싫어했던 모습이 자신의 삶에서 반복되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소스라치게 놀라게 되는데, 이런 현상은 역기능적인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 안에 성장을 멈춘 내면아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내면아이는 성장하면서 겪었던 아픔이나 슬픔, 힘들었던 감정을 용납받지 못하고 또 비난이나 억압으로 인한 두려움, 분노 그리고 죄의식이 내면에 가라앉아서 무의식에 남아 있다가 성인이 되어 비슷한 상황이 되면 내면의 아이가 분노 등을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내적 치유 프로그램에서 어린 시절에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지금의 성숙한 나와 내면의 어린아이가 만나는 시간을 갖고, 그 아이를 껴안아 주면서 그 당시의 아픔과 슬픔 등 표현할 수 없었던 억압된 감정을 알아주고 충분히 느끼게 해주는 과정을 통해 내면 아이가 성장할 수 있고 또 분노조절 등이 해결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는 권위의 부재입니다. 전에는 유교적인 전통에 의한 가부장의 권위가 있고 교사의 권위 그리고 공권력의 권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존의 권위가 하나씩 붕괴되면서 사회가 무질서하게 되었는데 이제는 새로운 개념의 권위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한때 여성들이 앞장서서 고발한 성폭력 사건과 전교조 선생님들이 학생인권을 위해서 노력한 결과 성폭력과 교사에 의한 폭력은 줄었지만, 이제는 교사들이 역으로 학부모에게 시달리는 현상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전에 무시당하던 서민 대중과 힘이 약한 어린이와 여성 그리고 장애우의 인권이 더 존중받는 나라가 선진국입니다.

지금은 물리적인 폭력은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언어폭력과 직장 내 위계에 의한 폭력 그리고 사회 지도층의 갑질 문화가 남아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우리 지역에서 이런 사건들이 여전히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 지역이 선진화되는 과정에 있다는 반증입니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내면의 아이가 존재하고 여러 모양의 폭력성에서 자유롭지 못한 제가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이 한편으로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런 일이 우리 지역사회에서 근절되고 또 시민이 권위를 가지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주제를 다룬다는 점을 말씀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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