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우산 마을공동체 '마을과아이들'-순창친환경연합(영) 협약, 농촌·도시 공생·상생 씨앗 뿌려
올해 5월 마지막 주, 순창친환경연합(영)(대표 이선형)과 함께 ‘상자논’에 모내기를 했던 서울의 중화초등학교, 새솔초등학교, 가재울초등학교 그리고 휘봉고등학교는 지난주 수확의 기쁨을 맞보았다. 각 학교마다 ‘상자논’에 기른 벼로 벼다발 만들기, 홀태로 탈곡하기, 절구로 도정하기, 키질, 떡메치기, 콩고물 무쳐 인절미 만들기 등을 체험하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서울 학생 “밥 남기지 말아야겠어요!”
도시 논학교, 도·농 교류 활동 기반
한정된 시간에 다양한 체험을 진행하다보니 부족한 시간이 아쉬웠던 아이들은 쉬는 시간에 다시 찾아와 탈곡한 볍씨를 한 움큼 쥐어가며, “이거 심으면 벼가 자라나요?”라며 귀여운 질문을 하기도 했다. 한 어린이는 “쌀 한 톨이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지는지 몰랐어요, 앞으로는 밥 남기지 말아야겠어요!”라며 기특한 말을 하기도 했다. 휘봉고등학교의 한 선생님은 키질을 해보면서 “어릴 때 다른 건 다 해봤는데 키질은 처음이네요”라며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올해는 “도시 논학교” 프로그램을 학교가 소재한 지역의 마을공동체 활동가들과 함께 진행하며 교육을 중심으로 한 도·농교류 활동의 기반이 조성되었다. 특히 중랑구 망우동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망우산 마을공동체 ‘마을과아이들’과 순창친환경연합(영)은 업무협약(관련 기사: “망우산마을공동체 마을과아이들 ‘농촌사랑 동행순창’”-2023년 8월 2일 646호)을 통해 도시와 농촌의 공생과 상생을 위한 사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서울 망우본동 축제 ‘망우만끽’에서
순창친환경연합(영) 순창농산물 알려
순창친환경연합(영)은 지난 11월 4일에 열린 제6회 망우본동 마을축제 ‘망우만끽’에 참가해 지역 주민들과 함께 탈곡, 도정, 떡메치기, 인절미 만들기 체험을 진행하면서 가족단위로 축제에 참가한 서울시민들을 대상으로 농업과 먹거리를 알리는 활동을 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먹거리 부스에서는 순창 농산물을 시식, 판매하는 활동도 진행했다.
한편 2012년 개교한 ‘논학교’ 중 유일한 고등학교인 휘봉고등학교는 대한민국 혁신학교 중 하나뿐인 혁신미래학교로 올겨울 협동조합 형태로 학교 내 매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순창친환경연합(영)은 향후 과제로 이곳에 순창의 가공먹거리를 공급하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이번 체험 프로그램에서 아이들과 떡메치기를 진행한 이선형 대표는 “떡메로 친 찰떡을 갱엿 치듯 주걱으로 잘라서 학생들에게 주었더니 ‘인기짱’이었다. 콩고물 입히면 더 맛있다고 했는데도 굳이 이게 맛있다고 해주는 아이들의 눈을 오랜만에 맞추어 본 ‘라떼’ 입장에서는 감동 그 자체였다”며 소감을 전했다.
모내기철에는 직접 기른 어린 모를 갖고 가고, 수확 철에는 농사지은 볏단을 짊어지고 가 체험학습을 진행한 김현희 청년농부는 “3년째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도시학교 아이들은 농사의 단편만을 체험하기 때문에 이것이 농사의 전부라고 이해 할 수도 있어 아쉽다. 농업 현장을 직접 경험하고 먹거리 생산의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시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그래도 어린학생들이 이런 수업을 계기로 농업과 먹거리의 소중함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게 되어 보람 있다”고 긍정적인 평도 전했다.
순창군 먹거리 종합계획 수립
사회적경제의 관점 접근 필요
순창군은 지역의 먹거리 선순환 체계 확립을 위한 ‘먹거리 종합계획(푸드플랜)’ 수립을 앞두고 있다. 먹거리 선순환 체계란 지역에서 생산된 1차 농산물·가공식품이 지역에서 소비될 수 있는 공급 체계를 말한다. 하지만 인구과소화 지역인 순창군민의 소비만으로는 지속가능성에 한계가 있다. 국가 식량생산기지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농촌이 소멸되지 않고 존립하기 위해서는 생산물을 소비할 대상이 필요하다.
한편 도시는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해 줄 생산자를 필요로 한다. 도시와 농촌의 공생과 상생이 필요한 지점이다. 순창친환경연합(영)은 사업적기업으로서 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 영역은 시장경제에 전적으로 맡겨서는 유지될 수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지자체와 민간의 협력이 필요한 부분이고 시장원리와 공공성을 함께 아우르는 사회적경제의 관점으로 접근이 필요하다.
모쪼록 도시와 농촌의 공생과 상생의 씨앗으로 뿌려진 ‘논학교’ 사업이 잘 싹을 틔워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