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준회]전환이 대안이다
상태바
[구준회]전환이 대안이다
  • 구준회
  • 승인 2023.11.28 17: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준회 (풍산 두지)

오늘날 우리는 산업화시대를 거치면서 물질적으로 모든 것이 넘쳐나는 과잉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과잉의 이면에는 고갈과 오염이라는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살아가고 있다. 인간은 지구상의 모든 생물 중에서 유일하게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존재이다. 쓰레기는 생태계를 어지럽히며 자연 순환을 왜곡시킨다.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 역시 그렇다.

인간의 이런 활동은 자본주의가 시작된 산업혁명 이후부터 극적으로 증가하였다. 자본주의는 시장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시장은 끊임없이 소비를 유발시킨다. 누군가는 끊임없이 물건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소비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과시, 유행, 최신, 탐욕 등을 통해 필요는 지속적으로 창출되어 왔고, 인류는 더 많은 소비를 하도록 길들여져 왔다. 자본주의는 시장의 성장만을 추구한다. 성장주의 이론이다. 이로 인해 만들어진 쓰레기더미와 온실가스로 말미암은 인류의 위기는 외면하고 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성장주의로부터의 탈피, 탈성장주의로 돌아서자는 운동이 전환운동이다. 이 운동의 마을 단위 실천을 전환마을운동이라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전환마을운동이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은 영국 남부의 작은 마을 토트네스이다. 인구 약 9000명 규모의 작은 도시이지만 연간 40만 명이 전환마을을 배우기 위해 견학을 오는 유명한 곳이다.

토트네스는 어떻게 전환마을 1번지가 되었을까?

토트네스의 전환마을운동은 1986년부터 1996년까지 영국 전역을 휩쓴 광우병 파동을 겪으며 시작되었다고 한다. 광우병은 지역의 먹거리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생활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성장주의의 상징인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로는 더 이상 미래가 없다고 확신한 것이다. 이곳의 주민들은 개인이 아닌 공동체를 기본단위로 생각하고 마을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며 이런 자세가 변화의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전환마을운동은 화석에너지와 불안한 먹거리 등에 대해 누가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지 모르니 각자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러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주민들이 모여 전환가정을 만들고, 전환가정들이 모여 전환거리를 형성한다.

결국 전환마을은 전환가정과 전환거리가 모여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2020년 기준 65개 단체와 550여 가구가 참여해 100개의 전환거리가 조성됐고 전체 주민의 절반 가까이가 전환마을운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이 전환마을운동에 참여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첫째, 로컬푸드의 생활화이다. 이들은 값이 싼 것보다 어디에서 누가 생산했느냐에 더 관심을 갖는다. 이 때문에 토트네스에서는 값싼 대기업 제품이나 중국산은 발을 붙이기가 어렵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지역상품을 구매합시다!”라는 문구가 거리의 상점마다 자연스럽게 부착되어 있다.

둘째, 전환마을운동의 실천 사례는 지역화폐애용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 마을은 주민들의 관계형성을 강화하고 먹거리는 물론 각종 수공예품의 근거리 유통을 활성화하고자 2007년 지역화폐인 토트네스파운드를 만들었다. 이는 주민들로부터 기대 이상의 호응을 얻었고, 마을주민들과 상인회는 지역화폐의 사용을 쉽게 하기 위해 1, 5, 10파운드 등으로 단위를 다양화하였다. 토트네스파운드의 결제비율은 최근 30%에 이른다고 한다.

이밖에도 텃밭공유, 파머스마켓, 덕터자전거, 협동조합, 지역영화제 등 주민들이 실천하는 전환마을운동의 방법은 다양하다.

전환마을운동으로 소멸위기의 농촌마을 토트네스는 자생력을 갖춘 곳으로 탈바꿈했다. 순창군과 마찬가지로 고령화, 경제불황으로 인구가 감소했던 이곳은 20118080명 인구에서 2021년 기준 9214명이 거주하고 있다. 특히 유기농, 수공예품의 생산과 소비가 활발해지면서 소규모 일자리가 늘어났다. 전환마을로 특화하면서 연간 40만 명이 방문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전환마을운동을 통한 지역활성화를 이루고 있는 토트네스의 사례를 우리는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성장주의로부터의 전환, 규모화로부터의 전환. 이런 전환의 의미를 지역화에서 찾아야 한다. 외부로 빠져나가는 정책과 전략이 아닌 내부에서 생성되고 내부에서 순환하는 사회구조.

순창군의 미래의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