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웅]권력자와 토호의 놀이터 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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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웅]권력자와 토호의 놀이터 순창
  • 조재웅 기자
  • 승인 2023.12.0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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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가 기자로서 하는 일이 과연 의미가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고 자문해본다.

주로 정신적으로 지칠 때 드는 생각인데 최근에는 답을 제대로 내리지 못할 정도로 계속해서 되뇌고 있다. 최근에는 회의감이 커지며 이제 그만해야 할 때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이런 고민을 하며 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함을 느낀다. 어떨 때는 호기롭게 의지를 다졌다가, 금방 현실의 벽에 부딪혀 나약해지며 굳게 다졌던 의지는 잊은 채 편해질 방법을 생각하게 된다. 이런 생각들이 뒤엉키며 이제는 답을 내리기도 쉽지 않다.

기자를 하면서 내 스스로 그만둘 때라고 정해놓았던 기준은 단 하나였다. 사욕을 위해 이권에 개입하려는 생각이 들 때였다. 하지만 이권에 개입하고픈 생각은 전혀 없음에도 그동안 해왔던 일들이 아무런 의미 없는 일은 아니었는지 회의감이 점점 커지자 심각하게 그만둘 때인가를 고민하게 됐다.

회의감이 드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 순창의 모습에 실망감이 커지면서 인 것 같다. 기사 하나로 뭔가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만큼 순진하지는 않다. 하지만 처음 기자를 했을 때부터 10년 넘게 지난 현재까지를 돌아보면 사람만 바뀌었을 뿐, 결국 권력과 돈을 가진 이들이 그 끝 모를 욕심을 위해 작당모의하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고, 대다수가 그 모습을 알면서도 눈 감는다는 현실이 이제는 참담하게까지 느껴진다.

지난 5, 순창과 정읍의 사회단체와 정당 등이 상습적으로 직원을 폭행하고 폭언한 것으로 보이는 축협조합장의 퇴진을 위한 공동운동본부를 발족했다.

참여한 의사를 밝힌 단체를 보니 정읍은 15개 정도의 단체명이 있었고, 순창에서는 순정축협 순창대의원협의회’, ‘순창군애향본부’, ‘순창군농민회’, ‘순창군여성농민회’, ‘순창교육희망네트워크등 단 6곳만 참여단체에 이름을 올렸다.

금산골프장 18홀 조성 문제가 불거졌을 때, 듣도 보도 못한 단체들까지 현수막을 내 걸고 되지도 않는 이유로 찬성 현수막을 곳곳에 걸었었는데, 정작 나서야할 일에는 침묵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골프장이나 추모공원, 축협조합장의 폭행 등은 상대가 돈을 갖고 있고 권력을 가진 이들이라는 것이다. 전형적인 강약약강의 모습이다. 정말 한심하고 창피하며 안쓰럽고 불쌍할 뿐이다.

더 우스운 것은 적어도 자신들의 기준을 가지고 아닌 일에는 상대가 권력자라도 맞서는 이들에게 저 단체는 반대만 한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며 호도하고, 정작 자신들의 흉은 돌아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군에서 많은 지원을 받거나 급여가 지급되는 자리 등이 생기면 권력자와 그 측근 토호 세력 등이 마치 맡아놓은 자리 자기들끼리 나눠먹듯 밀실에서 이번에는 니가 이 자리 해라라는 식으로 정하는 영화 같은 현실.

이런 부당하고 불합리한 현실보다 더 회의감이 들게 하는 것은 이 모든 일들을 알면서도 대다수가 눈 감는 믿고 싶지 않은 현실.

이런 현실 속에서 나름대로 발버둥 쳐봤지만 돌아오는 것은 <열린순창> 구성원들의 경제난과 지역의 권력자와 토호들로부터의 눈엣가시로서 받는 미움 뿐.

바뀌지 않는 권력자와 토호의 놀이터같은 순창에서 계속해서 발버둥을 치는 것이 의미가 있을지 올해 마지막 날까지는 답을 내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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