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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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 바람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1.12.3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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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의 화두는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본연의 목적과 더불어 ‘감사와 나눔’이라는 뜻이었다. ‘말씀’을 베풀고 사람에게 신앙과 삶의 희망을 안긴 예수의 삶은 동서고금과 종교를 막론하고 칭송받는다. 기원을 나누는 기준은 예수탄생 이전과 이후이며 전쟁 통에도 이스라엘 성지순례는 끊이지 않으니 더 이상 설명하여 무엇하랴.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를 언급하는 것은 그를 탓함이 아니라 예수를 믿는 사람들의 신앙에 대한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수년 전 기자가 다니던 교회에서는 신ㆍ구 목사 사이의 큰 세력다툼이 일어났다. 교회의 재산을 개인이 빼돌렸다는 주장과 이를 반박하는 목사를 따라 신자들은 갈렸고 심지어 사람이 희생되는 사태도 일어났다. 신도수 2만을 자랑하는 거대한 교회 건물은 바벨탑이 됐고 한 동안 후유증에 시달렸다. 실망한 나머지 다른 교회로 옮겼지만 그곳의 목사는 북한 정권을 쓸어버려야 한다며 북진통일을 역설했다.

평화를 외쳐야 할 교회가 스스로 권력화 되고 무너지는 모습은 불현듯 저들이 겉만 예수의 편이 아니냐는 의문을 남겼다. 주관이 다른 사람을 좌익 빨갱이로 몰고 운영의 도덕성이나 절차상의 문제라도 제기했다가는 축출되기 십상인 종교계 현실은 모든 곳에 적용되지는 않아도 문제가 크다. 한기총의 개혁안 처리과정이 그렇고 명진 스님이 봉은사를 떠나는 과정은 정치적 외압 논란을 떠나 설명할 수 없다.

‘이단’이라는 말은 상대적이다. 대한민국 3대 종교인 기독교, 불교, 천주교에서는 서로를 이단이라며 굳이 흠집 내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예수재림교나 여호와의 증인 등 일부 소수종교에 대해서는 핏대를 세우며 손가락질을 한다. 한 선교사는 “최근 10년 동안 교인 모으기에 주력한 결과 신앙의 순수함보다는 인관관계를 맺음으로 취할 수 있는 금전적 이익과 명예를 바라보고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며 “10계명을 지키고 있는 사람이 이 중 얼마나 되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스스로 자세를 낮추자는 성탄절 공통 강론이 힘을 발휘하려면 자성이 필요하다. 종교의 순기능인 신앙 복원에 앞서 필요한 것은 신의 말을 따라 삶을 살았는지에 대한 평가일 것이다. 어쩌면 적당히 고백하고 적당히 용서받는 타협보다 스스로 예수 앞에 떳떳했는지를 묻는 것이 성탄절의 진짜 강론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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