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마을은 적성면 대산리입니다.
우리 마을 뒷산은 해발 367미터로 전설이 많은 곳이며, 경치 좋고 인심 좋은 마을입니다.
우리 마을 출신 가운데 신찬우 순창읍장과 신인수 적성면장이 순창군 행정의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고, 더 많은 젊은 분들이 나라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을텐데, 내가 모두 알지 못해서 소개하지 못합니다.
우리 마을 이장님은 동계면 서호리에서 출생했는데, 청년 시절까지는 동계면 서호마을에서 살다 결혼하고 우리 마을로 이사 와서 몇 해 전부터 마을 일을 보고 있습니다.
마을마다 독거노인들이 많습니다. 우리 마을도 독거노인이 많습니다. 이장님은 하루 한두 차례, 꼭 우리 마을 홀로 사는 노인들을 방문합니다. 노인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이 골목, 저 골목을 다니는 이장님의 오토바이 소리가 안 들리면 무슨 일이 있나 걱정하며, 이장님 오토바이 소리를 기다립니다. 이장님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 골목 저 골목을 다니며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부탁도 들어줍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장 잘한다고 칭찬이 자자합니다. 우리 마을 이장님은 군에서 주는 이장상도 탔습니다. 우리 마을 이장님을 칭찬해 주세요.
우리 옆 마을, 묘동 이장님도 참 고마운 분입니다. 지난해 여름 어느 날, 적성면사무소에 볼일이 있어서 운동 삼아 십리 길을 걸어서 다녀오는데, 자동차를 운전하고 지나던 묘동 이장님이 어디 갔다 오느냐며 인사하고, 무더워 땀을 펄펄 흘리는 나를 우리 집까지 태워주셨습니다. 참 고마웠습니다. 시골 인심 아니면 생각도 못 할 고마움이라 지금도 감사합니다.
적성농협 지점장님도 칭찬하렵니다. 적성농협 지점장님은 농협에 일 보러 오는 사람이 담당 직원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부탁해도 직접 나서서 처리해 줍니다. 적성농협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농협 지점장이 인사도 잘하고 친절하고 부지런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지점장님이 좋으시니 과장님도 참 친절합니다. 지난해 어느 날, 면 소재지 갔다가 집에 오던 중 갑자기 오토바이 시동이 꺼져서 보니 휘발유가 떨어져, 오토바이를 끄집고 집까지 십리 길을 갈 일이 답답해 멍하니 서 있는데, 나를 발견한 적성농협 강 과장님이 나를 승용차에 태워 집에서 휘발유 한 병을 가져다 오토바이를 살려서 고생 안하고 집에 올 수 있도록 도와 주셨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강 과장님같은 젊은이가 계시니 우리나라 앞날이 밝다고 생각합니다.
한 해를 보내며 우리 주변에 고맙고 자랑할 만하고 칭찬할 일이 많으면 좋겠습니다.
하얀 눈이 수북하게 쌓인 마을 앞뜰처럼 넉넉하고 풍성한 새해 되기를 기원합니다.
〈편집자〉정동원 님이 오선지 인쇄된 공책에 손글씨로 5쪽 분량의 글을 가져오셨습니다. 정성을 다해 ‘음악 공책’에 꾹국 눌러 쓴 글을 정동원 님의 마음과 생각을 제대로 전해야 한다며 옮겨 적었습니다. 세밑에 참 기분 좋고 따스한 정을 가득 느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