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준회]건강한 지역먹거리로 군민 모두가 행복한 2024년을 소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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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준회]건강한 지역먹거리로 군민 모두가 행복한 2024년을 소망하며
  • 구준회
  • 승인 2023.12.2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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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준회(풍산 두지)

건강한 먹거리로 농민과 소비자 모두 행복한 사회는 필자가 생각하는 농촌과 도시가 상생하고 공생하는 모습이다. 농촌에서 농민들은 농업을 통해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도시에서 도시민들은 공업, 금융업, 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며 경제활동을 하고 식량을 소비한다. 물론 도시도 텃밭 등을 통해 먹거리 생산이 일부 가능하지만, 인구 전체를 부양할 만큼의 식량 생산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농촌과 도시는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

하지만 최근의 생활방식은 가정에서 농산물을 사용하여 조리하기보다는 많은 경우 배달음식 또는 반조리가공식품을 이용하거나 외식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가운데 농민들의 소득은 감소하였고 그에 따라 농민의 수도 급감하였다.

더군다나 식품기업에서 만들어내는 반조리가공식품의 많은 부분 수입산 원재료가 사용된다. 식품산업의 발달로 농민을 포함하는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간편한 식품을 소비할 수 있게 되었지만, 농민들의 생존과 국가의 식량 안보에는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이 40%, 곡물자급률이 20%대 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이래서 건강한 먹거리로 농민과 소비자가 모두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래도 되는 것일까?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기후위기, 농자재가격 상승, 농산물 가격의 예측불가, 수입농산물 쇄도 등으로 생산여건이 악화되어 농사짓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현실이다. 이러다가 우리나라 국민이 먹을 식량을 전부 해외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 아닐까? 수입해서라도 먹을 수 있으면 다행일지 모른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밀 생산량의 1, 2위를 차지하는 주요 밀 생산국들이 자국의 식량안보를 위해 수출을 금지하는 상황에서 식량 생산기반이 약한 대한민국의 국민은 식량전쟁의 난민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순창군의 입장에서 첫째, 지속가능한 먹거리 생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순창군의 먹거리 생산체계의 취약함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2000여명의 순창군 어린이·청소년들의 점심식사를 책임지는 학교급식에 100% 순창산으로 공급하는 품목이 쌀 한 가지뿐이라는 것이다. 그 외 식재료 대부분은 외부에 의존한다. 지금 당장이야 인근에서 조달하여 사용하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언제 어떻게 먹거리 공급의 경로가 막힐지 모르는 일이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이 40%대인 것이 우리의 현실과 무관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그렇지만 지속가능한 생산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은 생산농민의 노력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다. 농민들이 생산하였다 한들 팔 곳이 없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래서 기획생산이 필요하다.

우선 순창군내 학교급식을 비롯한 공공성을 갖는 급식(공공급식), 예를 들면 관공서 내 식당, ·의원, 요양원, 어린이집, 경로당, 취약계층 무료급식, 도시락 지원사업 등에 필요한 농산물의 수요를 예측하고 그에 따른 생산 농가와의 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농산물 공급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군내에서 과잉되는 것은 군외로의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여야 한다. 이런 것을 통틀어서 지역먹거리 관계시장이라고 하는데 이 관계시장의 확보가 두 번째 시급한 선결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기획생산과 관계시장 확보 이 두 과제는 동시에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그렇다면 이 일은 누가 할 수 있을까? 순창과 같은 인구과소화 지역에서는 사업성·경제성이 없어 개인이나 단체 같은 민간 주체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손 놓고 있을 수 있는 일은 더더욱 아니다. 그래서 민과 관이 함께 하는 형태의 거버넌스(먹거리위원회)가 필요하다.

다행히 지난 11순창군 먹거리보장 기본조례가 의회에서 의결되어 지역의 먹거리문제를 민, 관이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만들어갈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생겼다. 건강한 먹거리 섭취는 인간이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이다. 사람은 먹거리기본권만 보장되어도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낀다. 순창군민은 먹거리의 생산자임과 동시에 소비자이다. 먹거리를 생산하는 군민, 먹거리를 소비하는 군민, 건강한 지역먹거리로 모두가 행복한 순창이 되기를 소망하며 2024년도에는 그 소망이 실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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