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 이용사, 복흥 유일 이발관 영업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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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윤 이용사, 복흥 유일 이발관 영업 종료
  • 정명조 기자
  • 승인 2024.01.02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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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종사한 화성이발관 관두자니 실감 안나”
주민들 “유일한 이발관 사라지니 몹시 서운해”

복흥면의 유일한 이발관 화성 이발관이 폐업한다는 주민 제보가 들어와 아쉬운 마음에 부랴부랴 전화로 취재 허락을 받고 지난 1228일 이발관을 찾았다. 아담한 이발관 내에는 손님 4명과 면도를 하는 임종윤(74) 이용사가 있었다.

평소 하루 손님이 4~5명 된다는 이발관에 왜 이렇게 손님이 많은가?’라는 의문이 들어 대기 손님에게 물어봤다. “이제 4일 지나면 이발과 면도를 할 곳이 없어지니 마지막으로 이용하려고 왔죠. 서운하기도 하고라며 손님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14살에 시작 60년 동안 이용업 종사

모든 대기 손님의 이발이 끝난 후, 임 이용사와 대화를 시작했다.

먼저 이용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물었다.

담양 수북면에 살다가 14살 때 이곳으로 들어와 이 일을 시작했어요. 옛날에는 사람도 많이 살고 해서 한창때는 복흥면에 이발관이 7개나 있었는데, 그래도 줄줄이 앉아서 기다리고 명절에는 대기하면서 순번을 기다려야 했죠. 그래서 이 직업이 괜찮겠다 싶어 일찍 일을 배웠죠.”

보조로 온갖 궂은일 하며 이발관 인수

어린 나이에 보조로 시작했는데, 당시 얘기를 해주세요.

일을 권영근이라는 분에게 배웠어요. 머리감기, 면도날 갈기, 수건빨기, 연탄불 유지하기 등 무지하게 고생했죠. 지금은 면도날이 나가면 그냥 교체하면 되고 세탁기, 순간온수기 있으니 얼마나 편해요. 연탄불 살리려고 새벽에 나와 연탄을 갈아요. 눈 오는 날은 신발에 눈이 들어갈까 봐 맨발로 동서리부터 이발관까지 연탄 갈러 나오고. 한때는 가게도 컸고 4명이 함께 일했어요. 지금은 다 떠났지만요. 1974년에 소도시 가꾸기사업으로 새길이 나면서 가게가 잘려 지금처럼 작아졌죠

1970년 후반에 가게를 인수한 후 현재까지 쭉 돌아보면 마음이 어떤가요?

가게를 인수해도 벌이가 적어 바레인에 13개월간 일하러 간 적도 있는데, 결국 다시 돌아와 이 일을 다시 했죠. 가족과 함께 있는 게 낫겠다 싶었죠. 예전에는 사람들이 어려우니 2~3개월에 한 번씩 오잖아요. 그러면 상태가 심란했어요. 따순 물 붓고 빗질하면 때가 나올 정도였죠. 지금은 손님들이 많이 깔끔해졌죠. 어쨌든 그저 내 일이라고 생각하며 지금까지 꾸준히 했죠

 

 

 

 

 

 

시원섭섭하지만 쉬면서 노후 설계하고파

손님으로 온 답동마을 주민은 서운함을 표현했다.

이발도 할 겸 면 소재지에 나오면 쉴 수도 있고 여기에서 지인들도 만나 시간을 보내고 그랬는데, 이제 그럴 장소가 없어서 서운하죠. 이발도 읍에 나가거나 면에 있는 미용실로 다녀야겠죠.”

60년 일한 이발관은 닫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한마디로 시원섭섭합니다. 손님이 평균 5명도 못 돼요. 아무도 안 와도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나가 있으면 전화가 오고. 농사와 같이하니 살만했던 거죠. 이제는 피곤하니까 건강할 때 그만두고 쉬면서 운동하고 여행도 다녀야죠.”

새해 첫날 오후, 전화 통화에서 임 미용사는 지금은 실감 안 나지만, 앞으로 제 시간을 갖고 운동, 취미, 건강, 가족을 챙기며 살고 싶다라며 새해 소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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