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욱환]지방자치 무용론 해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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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욱환]지방자치 무용론 해결책
  • 안욱환 주민자치분과위원
  • 승인 2024.01.1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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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욱환 순창희망포럼 주민자치분과위원

읍내에서만 살다가 집을 마련하여 장덕마을로 이사한 햇수가 7년이나 됩니다. 새로운 마을에서 동네의 일에 관심을 갖고 마을 모임에 참석하려고 노력하니 마을의 행사에 참여할 기회가 생기고 마을총회에서 이장을 선출하는 경험도 합니다.

그런데 마을에서 이장을 선출하는 근거는 순창군 리의 하부조직 운영에 관한 조례입니다. 군 조례의 이름에서 행정의 말단에 마을이 있으며 마을 주민들이 선출한 이장도 행정의 하부조직이라는 의미를 발견하고는 씁쓸함을 느낍니다. 대한민국에서 정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예로부터 한 마을의 어른인 이장은 학식과 경험이 많고 인품도 훌륭한 분이 추대되었고, 간혹 외부에서 그 마을에 찾아오는 사람은 먼저 이장님께 인사를 드리는 것이 미덕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마을 이장은 온 마을 주민들의 존경을 받는 분이며 그래서 마을 공동체에 어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주민들은 그를 중심으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일제 강점기의 조선총독부는 우리의 마을들을 미개인들이 사는 곳이라는 뜻인 부락이라고 부르면서 이장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을 무시했습니다. 이런 일제의 잔재는 해방된 후에도 계속되어 민주적인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독재정권은 주권자인 국민을 얕잡아보는 행태를 지속합니다.

5·16군사정변으로 권력을 잡은 박정희는 국민을 통제하기 위해 지방자치제를 폐지하고 중앙집권을 강화합니다. 도지사와 시장·군수를 관선제로 임명하고 주민이 직접 선출하던 읍··동장과 통장·이장 그리고 읍··동 의회를 구성하던 제도를 아예 없애버립니다. 그 결과 국민들은 주권자가 아닌 통제와 감시대상이 되고 민주주의는 질식하게 됩니다.

1991년 노태우정권이 시행한 지방자치제는 비록 국민의 뜻에 의해 시작했지만 국민적 합의가 없이 졸속으로 실시한 결과 3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특히 전국의 대다수 지역이 지방소멸의 위기에 빠졌으며 많은 국민들이 더이상 지방자치가 필요치 않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이런 결과가 발생한 이유는 현행 제도가 반쪽짜리 지방자체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가정 다음으로 밑바탕이 되는 마을 공동체를 제외한 상태에서 광역 단체인 도지사와 시장·군수 그리고 구청장과 해당 지방의회 의원만을 선출하고 운영하니 당연히 온전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입니다.

마을 공동체에서 각종 개발사업, 자연재해 또는 쓰레기와 악취 문제 등 여러 현안을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처리할 수 없다면 이것을 풀뿌리 지방자치라고 할 수 없으며 또 도시의 동장이나 시골의 읍·면장을 상부의 행정기관이 임명하면서 그들을 동이나 읍·면의 어른이라는 뜻으로 ‘~이라 부르는 것도 주민을 무시하는 처사입니다.

이제는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제도가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과 읍··동에서 뿌리를 내리도록 제도를 보완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합니다. 기존의 지방자치제를 손질을 해서 마을과 읍··동에서 민주적인 자치를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 것을 주장합니다. 그래서 모든 마을 공동체는 그들이 제정한 마을자치 규약과 군 조례에 근거해서 지역 주민들이 통장과 이장을 비롯하여 동장과 읍·면장을 해당 주민총회에서 선출하도록 제도화해야 합니다.

이렇게 구성한 동과 읍·면 정부와 의회가 지역의 현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시··구에 집중된 권한과 예산을 작은 정부와 의회에 분배해야 합니다. 이와 같이 풀뿌리 지방자치제가 제도적으로 정착되고 진정한 지방자치가 이루어지면 주민들은 스스로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마침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입니다.

그 동안 아무리 민원을 넣어도 해결되지 않던 골칫거리 때문에 좌절하고 자포자기 상태로 살았던 주민들이 자신들이 지역의 주인임을 자각하고 자신이 속한 마을 공동체의 현안을 해결하려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는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좋은 결실을 맺게 되면 그 마을 주민들은 환호하면서 동네잔치를 열 것입니다.

앓던 이같은 지역의 문제를 해소한 주민들이 광장에 모여서 기뻐하며 잔치를 즐기는 선진적 마을 문화가 꽃피는 시대가 속히 오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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