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준회]호모 사피엔스로부터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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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준회]호모 사피엔스로부터 배우다
  • 구준회
  • 승인 2024.01.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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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준회 (풍산 두지)

지난 몇 년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립을 경험했다. 고립은 불안감을 낳고 불안감은 우울감으로 이어진다. 2023년 보건복지부의 국민정신건강 실태조사에 의하면 2022우울위험군의 비율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3.2% 대비 6배 높은 18.5%로 증가하였다.

우울위험군이란, 중간 수준의 우울감을 자주 느껴 일상생활에 지장이 갈 수 있어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한 상태인 사람들을 뜻한다.

우울위험군의 비율이 이처럼 높게 증가한 데에는 사회적거리두기로 인한 고립, 경제적 손실, 돌봄 부담 등이 정신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우울위험군은 여성이 18.6%15.3%인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고, 가구형태는 1인 가구의 우울위험군이 23.3%2인 이상으로 이루어진 가구(15.6%)에 비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 사회의 만성적인 우울감과 무력감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각종 질병 발생률을 높이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대응과 해결 방안은 무엇일까?

 

우리가 호모 사피엔스인 이유

지식채널e’2023223일에 방송된 우리가 네안데르탈인이 아니라 호모 사피엔스인 이유에서 큰 머리, 강인한 체격, 큰 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추위에 강한 특징을 가진 네안데르탈인 대신 그들에 비해 뇌도 작고 약한 체구를 가진 호모 사피엔스가 인류의 조상이 된 비결에 대해 네안데르탈인은 소규모 가족단위로 살았던 반면, 호모 사피엔스는 큰 집단에서 생활한 데서 이유를 찾았다. 즉 호모 사피엔스는 유대와 협력을 통해 도구의 혁명을 이루어내어 생존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팰더만 스탠퍼드 생물학과 교수는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은 데는 사회적 유대감과 소통 능력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며 인류사회에서 유대와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하였다.

다른 연구에서는 호모 사피엔스의 생존 이유를 그들이 갖고 있었던 대규모 집단으로 협력할 수 있는 복잡한 사회 구조와 협력을 통한 자원 공유, 노동 분업, 포식자 및 기타 위협으로부터의 보호가 가능해진 원인으로 들었다.

또한, 두 종의 사회성 차이는 뇌 구조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뇌 과학자들에 의하면 네안데르탈인의 두뇌가 호모 사피엔스의 것보다 컸지만 주로 시력을 담당하는 뒷부분이 더 발달했고, 호모 사피엔스의 두뇌는 사회적 관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전두엽과 두정엽이 더 발달해 있었다고 한다. 이는 호모 사피엔스는 큰 집단에 속해 살면서 공동체의 협력과 의사소통을 중요시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호모 사피엔스가 약점을 극복하고 최종 승자가 된 배경은 육체적 강인함도, 개별적 지능 수준 때문도 아닌, 높은 사회성을 통한 연대와 소통, 혁신 때문이라는 것이다.

 

생존? 유대와 협력, 공동체 구축

호모 사피엔스가 살았던 약 20만 년 전으로부터 다시 20241월로 돌아와 보자. 인류 조상의 생존 방법이었던 협력과 유대, 공동체는 오늘날 어떤 모습인가. 도시는 말할 것도 없이, 비교적 공동체적인 삶의 방식이 남아있다고 하는 농촌지역 또한 예전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농촌 마을은 눈에 보일 정도의 급격한 인구감소가 진행되고 있으며 소멸이라는 위협 아래 놓여있다.

어쩌면 인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자리를 대신한다는 불안감에 살아가고 있지는 않나? 또한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서 개인의 물질() 축적이 최고의 가치가 되어 버린 사회. 그리고 그를 위해서는 편법과 불법도 서슴지 않은 사회. ‘금수저흙수저니 하는 말로 신분을 규정짓는 사회. 지구적 감염병으로 인한 강제된 고립. 장기경기침체와 실업. 이러한 원인들로 오늘날 우리사회의 우울위험군은 전체 인구의 18%를 넘어섰다.

이대로 괜찮은 걸까? 무엇을 해야 할까? 묻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 답은 이미 20만 년 전에 나오지 않았을까? 호모 사피엔스 종이 생존할 수 있었던 방법인 유대와 협력, 그리고 공동체 구축. 어쩌면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병폐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또한 그들이 찾았던 것과 같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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