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국장]“서당개 3년이면 3학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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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국장]“서당개 3년이면 3학년이다”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4.01.23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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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나고 자란 서울을 벗어나 2021115일 부모님 고향인 순창읍에 터를 잡았습니다.

순창에 정착하며 <열린순창> 기자/편집국장으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지 어느덧 만 3년이 지났습니다.

순창에 정착하기로 마음을 먹으면서 제일 처음 했던 계획은 ‘3‘10두 가지였습니다. 3년은 기자로서 부모님 고향 순창 구석구석을 알아가면서 땀 흘리며 열심히 살아가시는 주민들을 많이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서울에서 초··고 학창 시절을 보낼 때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이면 순창읍내에 얼마 떨어져 있지 않던 친할머니 댁과 외할머니 댁을 오가며 지냈습니다. 1년에 약 3개월 정도를 순창 시골집에서 보낸 셈인데요. 경천에서 물고기도 잡고, 강천산에서 기념사진도 찍고, 삼촌이 몰던 오토바이 앞에 타고 남원 광한루를 오간 기억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렸을 때라 순창에 대한 기억은 거의 순창읍에 국한됐습니다.

기자는 많은 사람을 접할 수 있는 직업입니다. 서울에서의 기자 생활도 마찬가지였지만, 사건·사고가 아닌 경우에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건 대개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순창에서의 첫 3년은 제가 나름대로 정한 적응 기간이기도 했지만, 순창군의 현실과 순창군민의 삶을 제대로 알아보자고 정한 시간이었습니다.

<열린순창> 기자로서 20211월말부터 4월까지 취재한 기사 2건이 기억에 남습니다. <열린순창> 기자로서 두 번째 취재한 기사는 순창여중생들의 다양한 꿈들-군내 유일 여중학생들을 만나다”(202124)였습니다. 순창여중학생회 명의로 한국은 5면이 바다이죠, 동해, 서해, 남해, 선배님들 사랑해! 그리고 졸업을 축하해!”라고 학교 후문에 걸린 현수막이 호기심을 자극해 학생들을 만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저는 해당 기사를 수정, 보완해 하루 뒤인 25<오마이뉴스>에도 보냈습니다. <오마이뉴스> 편집자는 같은 기사의 제목을 한국은 5면이 바다, 순창여중 현수막 보셨나요라고 뽑아서 다음과 네이버 등 포털에 전송했습니다. 다음 1면에 해당 기사가 걸리면서 온종일 순창여중한국은 5면이 바다등이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다음에서 가장 많이 읽은 기사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또 다른 기사는 20211월말 순창군내 경로당 보조금 부당 사용착복 의혹등 관련 제보를 받고 군청에 두 차례 경로당 운영비 교부, 집행, 반납, 환수 내역정보공개를 청구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군내 전체 경로당 보조금 전수 조사-코로나로 문 닫아도 보조금 전액 사용?”(2021422)입니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코로나로 경로당 문 닫았는데, 운영 보조금은 다 썼다?”(422), 전주한국방송(KBS) 풀뿌리케이(K) “순창 한 경로당, ‘보조금 부당 사용·착복의혹”(428)으로도 연속 보도했습니다.

순창군내 11개 읍·면사무소 별로 이뤄진 결산 내역을 통해 확인한 군내 전체 372경로당 보조금 사용 내역자료 공개의 후폭풍은 컸습니다. 당시 노인회 관계자 등은 <열린순창>에 항의 방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군에서는 경로당 운영비 관련 전수조사와 감사를 진행하고 경로당 별로 부당 사용이 확인된 금액은 환수 조치했으며, 관련 공무원은 주의 등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경로당 관련 첫 보도는 제가 순창에 정착한 지 막 100일가량 되던 시기였습니다. 한 주민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일을 저질렀다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이후 경로당 기사는 <열린순창>뿐만 아니라, 풀뿌리케이(K)에 추가 보도했으며, <오마이뉴스>에도 전북 순창군 경로당이 운영보조금 9억 절감한 비결이라고 기사가 보도된 이후 순창군이 제도를 보완한 내용을 추가로 보도했습니다.

순창 정착 3년을 맞아 서당개 3, 풍월을 읊어보겠다고 말하자, 한 지인은 서당개 3년이면 3학년이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인지, 대학교 3학년인지 모르겠습니다만, 3학년에 어울리는 모습을 갖춰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순창은 부모님 고향, 시골집입니다. 포근하고 정겨운 곳입니다. 3년간 알아 온 순창과 군민에게 앞으로 7년은 기자로서 역할을 더욱 성실하게 하면서 다가가겠습니다. 제 나름대로 순창 살이 10년을 기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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