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계 노동마을 축사 소 6마리 또 굶어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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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계 노동마을 축사 소 6마리 또 굶어 죽어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2.01.1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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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어죽은 소 더 있어 … 관계기관 은폐 의혹

▲ 뼈만 앙상하게 남은 소가 먼저 간 소 옆을 떠나지 않고 지키고 있다. 주저앉은 소는 일어나지 못했다. 이 소들이 명을 다하면 문씨는 축산을 접을 생각이다.

사료 값을 대지 못해 소 9두가 굶어 죽은 문동연(57ㆍ순창읍 장덕)씨의 집에서 또 다시 소 6마리가 굶어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현재까지 30여 마리 가까운 소가 굶어 죽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계기관이 실태파악을 하고도 속였거나 허술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더구나 문씨는 “차라리 모든 소를 안락사 시켜달라”며 “당장 남은 소를 팔고 축산업을접고 싶지만 이 실상을 알리고 싶다”고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한때 170두까지 키웠던 축사에 남은 소는 이제 40두 밑으로 떨어졌다.

문 씨의 집에는 연일 공무원과 기자들이 찾아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지난 4일에는 김완주 도지사가 찾아와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김 지사는 현장에서 “농림부차관에게 육우 숫소와 한우를 수매하고 소 값 안정대책을 요구했다. 정부는 자율감축을 얘기하지만 이는 항구적 대책이 아니며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씨는 뒤늦게 사람들이 찾아오는데 대해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부질없는 일이라고 여겼다. 김 지사 방문당시 한우협회와 군이 사료와 풀을 가져왔지만 그는 ‘가져온 사료를 먹이고 나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거절했다. 그러나 문 씨는 동물단체의 긴급지원은 받아들여 지난 5일부터 사료를 먹였고 어렵게 자금을 구해와 풀 사료도 구입했다. 긴급지원은 동물사랑실천협회가 순수 동물 보호 차원에서 지원한 것이며 문 씨도 이 같은 뜻에는 고마워했다.

그는 현재 공무원이나 순정축협 직원에 대해서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방역과 함께 소 상태를 검사하러 온 수의사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수의사들은 방문목적으로 죽은 소에 의한 전염병 발생위험을 차단한다는 취지의 설명을 했지만 문 씨는 채혈을 빌미로 없는 병을 만들어서 내 몰 수도 있다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는 “평소에 방역 한 번 안 해 주던 행정이 이제 와서 갑자기 방역이다 검사다 해서 직원을 내보낸다. 기자들이 공무원은 팔짱끼고 논다고 비판할까봐 군에서 미리 선수 치는 것이다”며 “내 축사에서 전염병이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데 다른 곳에서 이쪽으로 병이 온다는 생각은 안 해 봤냐”고 축사 진입을 막았다. 당시 문씨 집에는 취재차 방문한 문화방송(MBC) 직원들이 10여명이나 있었다.

그는 얼마 전 축협 조합원을 탈퇴했다. 출자금을 찾아와서 풀 사료를 샀고 소에게 먹이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굶주린 소들은 위장이 약해져 사료를 잘 먹지 못하고 있다. 추가로 죽은 소 6마리는 먹이 공급을 재개한 이후 쓰러졌다. 죽은 소가 땅에 묻히려면 문 씨가 행정을 비롯해 순정축협과의 갈등을 풀어야 한다. 그는 “정부가 정책을 잘못 펼쳐 소가 죽은 것은 맞지만 군에서 축산 농가를 위한 배려있는 행동을 얼마나 해왔는지 묻고 싶다. 타는 속은 들여다보지도 않고 언제 매장할 것이냐고 묻는 행정에 더 이상 기대 안 한다”며 끝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육우를 길렀던 자신은 신호탄일 뿐 어려운 처지는 한우 농가도 마찬가지라고 내다본 문씨는 남은 소가 명을 다한 그 날 축산을 접고 공공근로사업에 나갈 예정이다. 소를 키워 집을 짓고 자식들 대학 보내는 보람에 만족했던 가장의 자부심은 담배연기 흩어지듯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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