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국장]‘일자리와 집을 드립니다’... 시골 학교 살린 놀라운 방법
상태바
[최국장]‘일자리와 집을 드립니다’... 시골 학교 살린 놀라운 방법
  • 최육상 기자
  • 승인 2024.04.02 18: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국토 면적의 73%를 차지하는 1182개의 면 지역엔 초등학교가 몇 개나 있을까. 면마다 3개씩만 잡아도 족히 3000개는 넘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에 한참 못 미치는 1552개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그 넓은 면 지역마다 초등학교가 겨우 한 개(1.3)씩 있는 셈이다. 이마저도 벌써 6년 전인 2018년 통계다.

1970년 이후 50여 년이 흐르는 동안 문을 닫은 초··고등학교가 4000개에 달한다. 마을에 있던 초등학교가 사라지면 아이들은 날마다 차를 타고 한참을 오가거나 학교가 있는 도시로 떠나게 된다. 그러니 학교가 사라지면 마을도 오래 갈 수 없다.”

<오마이뉴스> 윤찬영 기자가 지난 326일 쓴 “‘일자리와 집을 드립니다’... 시골 학교 살린 놀라운 방법기사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경상남도 함양군 서하면, 17개 마을에 1500명이 사는 이곳에도 초등학교라곤 송계마을의 서하초등학교뿐이다. 이웃 은행마을과 본정마을에도 초등학교가 하나씩 있었지만 아이들이 줄면서 두 학교 모두 분교를 거쳐 1995년과 1999년에 잇따라 문을 닫았다.

본정분교가 문을 닫은 지 20년이 지난 2019년 말, 서하초등학교는 6학년 학생 4명이 졸업을 앞두고 있었고, 이듬해 입학생은 한 명도 없었다. 남아있는 학생은 10, 만약 1명이라도 전학을 가게 되면 분교로 바뀔 처지였다.”

기사는 “(서하초 교장과 농촌 활동가 두 명은)일자리와 집을 제공할 수 있다면 서울에서도 오려는 이들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교직원과 학부모는 물론, 총동창회, 서하면 향우회, 함양교육지원청, 함양군청, 함양군의회, 교육장, 군수, 군의원, 면장 등 만나 도와달라고 매달렸다면서 이후 소식을 전했습니다.

설명회 소식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200여 명이 참석했고, 설명회가 끝난 뒤 뒤늦게 소식을 들은 이들의 문의가 쏟아졌다. 신청자가 몰리는 바람에 75가구를 끝으로 모집을 중단해야 했다.”

순창군내 초등학교 15곳의 2024년도 전교생 숫자를 보면 금과초 9시산초 16풍산초 17구림초 18쌍치초 19명 등 5곳이 20명 미만입니다. 순창읍내 순창초(291), 순창중앙초(205)를 제외하면 나머지 학교 전교생은 20~40명 사이입니다. 적성초는 지난 2022년 전교생 9명 폐교 위기에서 2024년도 26명으로 늘었는데요.

지난 2022년 겨울 적성초 공모교장에 응모해 20233월 개학식에서 적성초에 부임한 장승철 교장은 저는 적성면의 뜨거운 심장인 적성초등학교를 살리기 위해 열심히 심폐소생술을 하겠습니다라고 포부를 전했습니다. 장 교장 부임 이후 적성초는 2023학년도 농촌유학생 7명 전입, 전교생 162024학년도 농촌유학생 10, 신입·전입생 2, 전교생 26, 병설유치원생 6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장 교장은 농촌유학생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2024년 새로운 농촌유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한 주거시설도 희망하우스라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관평마을에 3, 임동마을에 1채를 정비하여 제공하게 되었고, 일반 임대주택도 신월마을에서 1, 내월마을과 평남마을에서 각각 1채씩 모두 7가정 10명의 초등학생이, 유치원과 중학생까지 합치면 15명의 학생이 적성면에 유입하는데 거의 부동산임대업자처럼 최선을 다해 노력해 주셨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12월 적성면민회와 적성초살리기위원회에서 주최한 학교사랑 당근마켓에서 무려 866만원이라는 장학금을 학교로 전달해 주셨을 때는 적성면 모두가 학교를 살리는 일에 함께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하기까지 했다.”

서하초의 기적이나 적성초의 기적은 반짝 눈에 띄는 성과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학교가 사라지면 마을이 사라지고, 마을이 사라지기 시작하면 언젠가는 시골농촌도 소멸할 거라는 위기에서 주목되는 성과임은 분명합니다.

군내 농촌유학 학교는 2023년도 5개교에서 2024년도 8개교(구림초, 금과초, 시산초, 동산초, 쌍치초, 인계초, 적성초, 팔덕초)로 늘었습니다. 2024년도 군내 농촌유학생은 모두 41명으로 도내 14개 시·군 중에서 최다 인원이며, 도 전체 농촌유학생의 32.5%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농촌유학이 학령인구 감소와 폐교 위기를 벗어날 유일한 해법은 아니겠지만, 군과 군민들이 합심해 농촌유학을 활성화하며 지속하는 방안을 계속 모색했으면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