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국악원 새로운 진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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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국악원 새로운 진단 필요
  • 박현숙 강사
  • 승인 2024.04.1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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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순창국악원 강사)

지난 세월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예술강사 국가 자격과 임실필봉굿 이수자와 문화예술사 자격으로 도내 초··고 음악교과 국악수업을 20년간 지도하며 수많은 국내·외 공연을 해왔다. 2023년에 후배들에게 자리를 넘기고 스스로 학교강사를 내려놓았으나, 22년째 국악원 강사 활동을 하고 있으며, 서영종 초대 원장님 시절 국악원 건물을 짓기 이전부터 국악원을 드나들며 30년을 훌쩍 넘긴 세월을 국악과 함께 살아왔다.

초대 원장님은 임실필봉굿은 데모굿이라며 달가워하지 않으셨지만 순창에서 처음으로 풍물굿패를 꾸려 1990년대 초반부터 교사·직장인·농민 회원 20여명이 모여 임실필봉굿 강습을 하고 대회 참가와 일본·미국 등으로 처음 해외공연을 나가기도 했고 군내 크고 작은 공연을 도맡았다.

유명철 선생님께서 서영종 원장님과의 인연으로 남원굿을 순창에서 강습하게 되면서 갑자기 풍물굿이 순창 전역에 퍼지게 되고 급기야 각 면 단위마다 보존회라는 이름으로 풍물패가 생기며 군의 지원을 받아 농악 강습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악원 사정은 겉으로는 현 회원 수가 106명이고 강습 프로그램은 19과목으로 발전된 걸로 보이나 겹치기 수강으로 1인이 많게는 5~6개 강습을 받기도 하고 국악원에는 맞지 않는 퓨전국악인 아리랑 장고난타가 강습되고 있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한때는 할미랩이나 음악협회까지 국악원에서 수용하기도 했다. 국악원은 그나마 시조 어르신들이 강습생의 절반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악원에서는 순창굿이나 순창아리랑 보존회가 생겨 강습이 되고 있는데 순창이란 명칭을 붙일 만큼 역사적 가치가 있는지, 순창의 이름을 붙여 전승될만한 독창성이 있는지 고증이 필요하다고 본다. 추후 순창 이름을 붙여 너도나도 검증되지 않은 것들을 모두 들이게 되면 어떻게 어찌 다 감당을 할지 걱정이 된다.

국악원이라면 이름에 걸맞게 그야말로 나라의 전통음악을 전승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기본이라고 본다. 풍물보존회가 생기니 너도나도 몰렸다가, 한때 난타가 들어오니 우르르 몰리더니 아리랑 장고난타로 갈아탔고, 이제 순창아리랑 보존회 탄생으로 각 지역 민요반이 생기기 시작한다. 민요가 배우기 쉽고 민요 경연대회를 순창에 유치한다는 목표로 민요의 유행이 시작될 것 같다. 전문가 말을 빌리자면 판소리를 익히고 잘 구사하는 사람이 민요를 부르는 것이 제대로 소리의 맛을 낸다고 한다.

국악이 개인의 흥밋거리로 전락하지 않도록 국악원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이끌어 주어야 하지 않은지? 국악은 쉽지 않고 기능을 익히기까지 인내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의 정서와 얼과 문화가 담긴 국악이 어렵다고 수년간 퓨전국악과 서양음악이 국악원에서까지 강습되는 건 심히 걱정되는 일이다.

올해 초 순창문화원에서 순창의 판소리라는 책을 펴낸 동계 출신 최동현 전 군산대 교수님 강의를 듣고 책을 읽은 후 현재 순창판소리 복원사업 용역이 들어갔다고 한다. 판소리를 살리고 보존하기 위해선 순창판소리에 관심 있는 분들이 나서서 처음부터 자리를 제대로 잡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 같아 위원회 구성을 준비 중이다.

박미선 전주도립국악원 교수에게 사사 받는 제자 5명이 순창국악원에서 현재 판소리를 배우고 있다. 20여 년 전 본인과 옹은순(현 시각장애인협회 회장)씨가 친분이 있는 사람들을 모아 최초로 당시 고 구태서 원장님께 건의하여 판소리반 강습생 9명을 받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남아있는 판소리 강습생 전부이다.

국악원 회원을 보면 거의 60대 이상이고, 젊은층과 학생들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국악원 이사회 때 참석인원 20여명 중 2~3명만 60대 초반이고 거의 80을 바라보거나 넘긴 어르신들 모습에 조급함이 몰려왔다.

지난 39일 조계문 원장님 퇴임식이 있었다. 8년 동안 수고하신 노고에 박수를 보내며, 신임 이동주 원장님 시대에는 어르신들만 드나드는 국악원이 아닌, 남녀노소가 함께 어우러지고 북적이는 국악원이 되길 소망한다.

순창국악원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찾아 듣고 타지역 운영 방법도 참고하여 국악원에서 전통음악이 계승되고, 군민이 다 같이 즐기고 향유하며, 젊고 어린 세대들이 국악을 제대로 배우고 대대손손 이어갈 수 있길 기대한다. 군을 포함한 모든 국악원 관계자들의 깊은 성찰과 노력을 간절히 요구해 본다.

박현숙 순창국악원 강사
박현숙 순창국악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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