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모시는 일에 큰 보람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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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모시는 일에 큰 보람 있죠”
  • 우기철 기자
  • 승인 2012.01.1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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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경 옥천요양원 요양보호사

▲ 양복경 요양보호사가 정상적인 식사를 하지 못하는 생활인에게 영양죽을 코에 연결된 고무관에 주사기로 넣어주고 있다.
지난 16일 사회복지법인 옥천요양원에서 일하는 양복경(48) 요양보호사는 입소자(생활인)가 누워 있는 침대를 45도 정도 들어올린다. 그리고는 “식사 하셔야죠?” 하자 그가 알아들었다는 듯 눈을 ‘깜박 깜박’ 거린다. 양 보호사는 영양 죽을 코에 연결된 고무관에 주사기로 조금 씩 조금 씩 넣어 준다.

양 씨는 철이 들고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으면서 어르신을 섬기는 직업을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이 일에 뛰어들었다. 올해로 벌써 10년차. 자고 먹고 싸고 입히는 게 일상인 요양원에서 대변을 치우는 것은 기본이다. 일부 생활인들은 기저귀를 갈려고 할 때나 목욕을 씻겨야 할 때 강한 거부감을 보내며 고집을 피운다. 중풍을 앓고 있는 또 다른 생활인의 경우 찬바람을 쐬지 않아야 하는데도 아침 일찍부터 한사코 추운 바깥으로 나가려고 한다. 이때 양 씨는 춤도 추고 큰 절을 하는 등 갖은 애교를 동원해 달래가며 간병해야 한다.

이런 일상은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한다. 하지만 친 자식도 알아보지 못하는 생활인이 가족처럼 친근하게 대해주고 기억해 주는 것에 자연스럽게 풀린다. 요양보호사 일이 보람 있다는 이유다.

최근 모시던 할머니 한 분이 돌아가셨다. 한 줌의 재가 된 ‘할머니가 병상에 누워 계실 때 조금 더 잘해 드릴 걸…’ 후회를 한다.

가장 힘들게 한 사람이 기억에 오래 남은 다 했던가? 한 할머니가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할 정도로 사고를 쳤다. 치매가 심해 손에 잡히는 대로 입에 넣었다. 심지어 본인 대변까지. 이 할머니는 잠자는 시간 외에는 무조건 일어나 요양원을 활보해야 했고 창문에 대변을 발라놓는 일은 다반사였다. 이렇다 보니 한 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이런 할머니를 부러워하는 다른 할머니들, 모든 직원들이 그 할머니에게서 눈길을 떼지 못했기 때문이다.

양 씨는 “가족들이 항상 보람 있는 일을 한다고 용기를 복 돋아 준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지켜보고 있던 요양원 관계자는 “가족 분들이 요양원을 방문하면 직원들에게 고맙다, 애쓴다”고 격려한다. 특히 “한번이라도 가족(환자)을 모셨던 분들은 직원들의 노고를 알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준다”고 전했다.

한편 옥천요양원은 후원자들과 함께 매년 입소 생활인들의 기분전환을 위해 여수 오동도, 고창 선운사 등으로 나들이를 다녀오고 있다. 또 위안잔치와 함께 음악, 미술 등 각종 재활프로그램을 병행하며 생활인들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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