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60주년 회혼식 치른 신양수·이계녀 부부
상태바
결혼 60주년 회혼식 치른 신양수·이계녀 부부
  • 양귀중 정주기자
  • 승인 2012.02.15 16: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두 사람 60년 전 오늘 결혼했습니다”

▲ 결혼 60주년을 맞은 인계면 세룡마을 신양수ㆍ이계녀 부부가 지난 9일 마을 주민들의 축하를 받으며 회혼례를 올렸다.

“우리 두 사람 60년 전 오늘 결혼을 하여 지금까지 잘 살았습니다. 그동안 동네 어르신 여러분이 관심과 애정으로 살펴준 덕으로 함께 하고 있고 고맙게 생각합니다. 오늘 점심이나 대접하려 하나 우리 두 사람의 마음을 담아 이것으로 대신합니다.”

회혼례를 맞은 80대 노부부가 마을 주민의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 작지만 큰 선물을 돌려 화제다.

결혼 60주년을 맞은 주인공은 신양수(83ㆍ인계 세룡)ㆍ이계녀(79) 부부로 이들은 지난 8일 마을 주민 45명에게 이 같은 내용의 감사인사를 담은 편지와 함께 10만원씩을 전달했다.

이들은 20여 년 전부터 인계면 내 곳곳에서 선행을 펼쳐왔다. 신용호(78) 세룡마을 노인회장과 이공남(66) 부녀회장은 “신씨 부부가 오랜 세월 남모르는 선행을 해왔다. 항상 마을 주민을 챙기는 모습이 친정 오라버니 같다. 마을의 진정한 어르신”이라며 치켜세웠다.

슬하에 3남 2녀를 둔 부부는 대개 회갑이나 팔순잔치 등 마을 내 행사가 있을 때면 이웃들이 축의금을 건네는 문화에 비추어 자신들의 회혼례가 자칫 이웃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우려해 아예 선물을 미리 건넸다. 450만원은 자녀들이 용돈으로 쓰라며 틈틈이 보내준 돈을 모아 마련했다. 적지 않은 돈이었지만 부부에게는 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주민들은 고마운 마음에 잔치를 벌여주자고 의견을 모았다. 신씨 부부가 전달했던 돈은 잔치비용으로 다시 모였다. 명절보다 더 경사스러운 날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손수 음식을 만들고 앞 다퉈 공수해온 과일과 술이 상에 올랐다. 누군가 한복을 가져와 부부에게 입히고 나니 새신랑 새신부가 따로 없었다. 회혼례의 일꾼과 하객은 마을주민이었다. 주민들은 부부에게 절을 하며 결혼 60주년을 축하했다. 백년해로하기를 당부했고 부부는 건강한 웃음과 고맙다는 인사로 화답했다. 신씨 부부의 자녀들은 아무도 이 사실을 몰랐다. 자녀들이 미안해할 것을 우려해 세룡마을 주민은 물론 부부도 따로 알리지 않은 것이다.

이웃을 향한 작은 관심이 큰 사랑으로 되돌아온 데 대해 신양수ㆍ이계녀 부부는 행복함을 감추지 못했다. 신희출 세룡마을 이장은 “참 이웃 사랑을 몸소 실천한 어르신에 대한 감사함이었다. 인심 가득하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다른 마을에도 전파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씨는 “밖에 알려지는 것을 반대했었는데 결국 얘기가 새나갔다”며 “자녀들이 이미 회혼식을 치러줘서 마을 주민에게 인사차 건넸던 것인데 이렇게 큰 선물로 되돌아올 줄 몰랐다. 세룡마을은 내 탯자리이다. 앞으로도 힘닿는 한 마을에 봉사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 100주년 기념식 ‘새로운 백년 기약’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카페 자연다울수록’ 꽃이 일상이 되는 세상
  • 순창 출신 선일균 씨 변호사 합격
  • 순정축협 이사회 ‘조합장 해임 의결’
  • ‘청년 근로자 종자 통장’ 대상자 49세까지 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