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나는 우리가락을 아이와 함께 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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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나는 우리가락을 아이와 함께 배워요”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2.02.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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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국악원 필봉굿 강습,‘가족 강습생’진풍경 … 아이와 함께, 부부가 함께 신명나는 우리가락 배우기

▲ 작년 7월 6일 순창장날을 맞아 박현숙(맨 앞) 강사와 함께 장터를 돌며 필봉농악을 선보였다.
▲ 김원옥(앞줄 오른쪽)씨와 자녀 김서영(11)양과 김국현(10)군이 함께 휘모리 장단을 치고 있다.
▲ 열심히 장구를 따라 치다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쑥스러워 멈춰버린 안기연(8) 어린이.
▲ 궂은 날씨에도 20명 이상의 강습생들이 나와 각자 장구, 북 등을 치며 집중하고 있다.

지난 정월 대보름, 달집태우기와 함께 몸을 들썩이게 하던 꽹과리, 장구, 북소리가 아직도 귀에 맴도는 사람이 있는가. ‘활활’ 타오르던 불꽃은 우리의 ‘눈’을 춤추게 했고 ‘오도독 오도독’ 씹어 먹던 부럼은 ‘입’을 춤추게 했으며 ‘덩더쿵’ 신명나는 대보름굿은 온몸과 온 마을을 춤추게 했다. 이처럼 우리의 소리, 우리 장단에는 덩실덩실 몸을 흔들게 하는 중독성이 있다. 장대같이 서서는 절대로 빠져들 수 없다.

여기, 몸으로 들어야만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우리 가락의 맛에 제대로 중독된 이들이 있다. 들썩이는 어깨를 소리에 맡기고 겨울밤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있는 곳, 순창국악원의 무료강습 프로그램 중 하나인 ‘호남좌도 임실필봉굿’ 강습현장을 찾았다.

국악원 계단을 올라 정문 앞에 서자 희미하게 장구 치는 소리가 들렸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덩~덩~궁따궁’ 휘모리장단이었다. 영하의 날씨에 비까지 내려 출석률이 저조할 거라 예상했지만 우려와 달리 벗어놓은 신발은 꽤 많았다.

‘임실필봉농악’은 임실군 강진면 필봉리에서 전승되어 ‘국가 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11-마호’로 지정된 호남좌도농악의 대표 판굿이다. 현재 순창국악원에서 ‘임실필봉굿’과 ‘남원농악’을 무료로 배울 수 있는 강습 프로그램이 요일마다 운영되고 있다.

임실필봉굿 보존회 이수자 및 단원이며 순창국악원에서 필봉굿을 가르치고 있는 박현숙(52ㆍ구림 월정)씨의 열강이 한창이었다. 장구와 꽹과리를 번갈아 치며 휘모리장단을 가르치고 있었고 25명 남짓의 강습생들이 집중한 가운데 구음을 따라하는 강습생의 목소리에 아이들의 목소리가 섞여 들렸다. 찬찬히 둘러보니 유치원부터 초등학생까지 어린이들의 수가 꽤 많았다. 아직 강습 초기단계라 장구채를 뒤집어 잡고 치는 아이, 엄마 옆에 붙어서 서툴게 장구를 따라 치는 아이들도 많았지만 강사를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곧잘 따라 치는 아이도 있었다.

세 아이와 함께 나와 강습을 받고 있는 김원옥(41ㆍ순창읍 교성)씨는 “옛날부터 배우고 싶다는 마음은 갖고 있었지만 이루지 못하고 살아왔는데 ‘하늘이’를 통해 임실필봉굿 강습을 알고 월요일 저녁마다 나온다. 우리 서영이, 국현이, 효영이와 함께 열심히 배우는 중인데 나도 좋지만 아이들의 집중력이 좋아지는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했다.

아이들을 데리고 나와 강습을 함께 받는 가족 외에 부부가 함께 나와서 필봉굿을 배우는 가족도 많았다.

봉성배(59ㆍ순창읍 백산)ㆍ서영옥(54)부부는 “월요일 저녁마다 함께 나와서 재미있게 잘 배우고 있다. 서로 알려주기도 하고 경쟁도 하며 열심히 배워가겠다”며 올해 강습에 임하는 포부를 밝혔다.

박현숙 강사는 “올해는 가족단위 강습생이 많아서 강습을 하면서도 정말 보기 좋다. 순창의 국악신동이라 불리는 ‘하늘이’처럼 어린나이에도 열심히 배워서 잘 해나가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너무 귀엽고 대견하다. 조금 어렵더라도 포기하는 분 없이 끝까지 함께 배워가길 바란다”고 말하며 덧붙여 “강습생은 많은데 장소가 없어 일주일에 한번 밖에 강습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장소가 생기면 아이들만 따로 가르쳐보고도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호남좌도 임실필봉굿’ 강습은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30분부터 순창국악원 2층에서 진행된다.

임실필봉굿에 관심이 있는 군민이라면 누구나 ‘다음카페 얼쑤한마당(http://cafe.daum.net/scpilbong2011)’또는 박현숙 강사(010-5443-9179)에 문의 후 강습에 참여할 수 있다.

한편, 임실필봉굿과 함께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저녁 8시에는 남원 시립농악단 상쇠 및 남원농악전수관 강사로 활동하는 김현진 강사의 강습으로 ‘남원농악 무료특강’이 진행된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7-4호로 지정된 남원농악은, 전라좌도굿의 남동부굿(남원ㆍ구례ㆍ순창 등)을 대표하는 농악으로 가락이 다채로우며 놀이동작이 세련되고 섬세해 예술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군민을 위해 마련된 우리 가락 배우기 프로그램. 배우고 싶은 열망은 항상 마음에 간직하고 살지만 여러 이유로 아직 배움에 발을 들여놓지 못한 사람이 많다. 꿈을 미루면 후회만 남는다. 지금이 도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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