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큰 오빠, 이제는 1학년 막둥이가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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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큰 오빠, 이제는 1학년 막둥이가 된답니다”
  • 김슬기 기자
  • 승인 2012.02.24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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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내 유치원 및 어린이집이 지난 8일부터 22일까지 저마다 졸업 및 수료식을 마쳤다. ①옥천유치원 ②순창초등학교병설유치원 ③옥천유치원 ④꿈초롱빛초롱어린이집 ⑤풍산초등학교병설유치원의 졸업식 모습

군내 병설유치원 및 어린이집에 봄을 알리는 개나리가 벌써 피었다. 초등학교 입학을 눈앞에 둔 8살 햇병아리들이 생애 첫 졸업을 맞아 노란 원복, 색색의 한복, 학사모와 졸업 가운 등 다양한 차림으로 격식을 차려 졸업을 맞았다.

지난 8일부터 22일 사이, 군내 병설유치원 및 어린이집들이 저마다 졸업 및 수료식을 치렀다. 선생님과 가족, 친척들은 한 해 동안 열심히 배우고 열심히 뛰놀고 열심히 사랑하고 열심히 싸우던 아이들이 더 큰 곳을 향해 펼치는 날갯짓에 응원을 보태며 졸업을 축하했다.

여기저기서 찾아온 친구들이 꽃다발을 전하고 우르르 몰려들어 선생님을 헹가래 치는 졸업식, 후배들의 껌을 사며 투덜투덜 볼멘소리가 오가는 졸업식, 내 자식이 큰 상을 탔네 마네 자식자랑에 여념이 없는 팔불출 부모들까지…. 여느 졸업식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은 보이지 않았지만 순수함이 두 배는 많았고 설렘은 세 배, 웃음은 더없이 많았다.

떡하니 펼쳐진 졸업식 현수막과 정신없이 분주한 선생님은 ‘오늘이 너희들의 졸업식이야’하고 말하고 있었지만 그저 신이 난 아이들은 ‘졸업식? 잘 모르겠고 오늘은 신나는 날’인 듯 방방 떠 있었다.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연신 뒤를 돌아보는 아이와 눈이 마주친 학부모는 손이 떨어질 정도로 흔들며 자신의 위치를 알려댔고 서로를 확인한 아이와 가족은 다시 또 옆 친구, 학부모와 재잘거렸다. 그렇게 웅성웅성한 졸업식이 이어졌다.

식이 이어질수록 조금은 숙연해진 분위기 속에 아이들의 사진이 스크린에 나타났다. 아이들이 친구, 선생님과 1년 동안 함께 부대끼며 웃고 울던 날들을 담은 영상이었다. 가만히 바라보던 선생님의 얼굴에 섭섭함이 묻어났고, 아이들의 얼굴에는 들뜸, 가족들의 얼굴에는 반가움이 번져났다. 저보다 더 큰 가방을 멘 채 쫄래쫄래 선생님을 따라가던 지난봄의 아이들, 물놀이를 하며 장난치고 놀던 여름, 떨어진 낙엽을 주워 풀 범벅이 된 손으로 도화지에 작품을 만들던 어느 가을, 함박눈 내리던 날 빨개진 볼에서 김이 나도록 뛰놀던 모습들까지 한 컷 한 컷 스쳐 지나갈 때마다 학부모들은 재빠르게 자신의 아이를 찾아내며 시끌벅적했다.

이와 달리 아쉬운 마음 때문인지 눈물이 맺힌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조용히 영상을 바라봤고 아이들은 마냥 웃기만 했다.

천현주(25ㆍ구림 방화)교사는 “우리 반 아이들은 올해도 볼 수 있지만 졸업하는 아이들은 이제 다시 못 보니 아쉽다.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아이들을 가르치며 지난 1년 동안 정이 참 많이 들었다. 어린이집에서 제일 늠름한 큰 오빠, 큰 언니가 7세 아이들이었는데 3월이 되면 1학년 막둥이다. 잘 적응해 나갈 지 마음이 쓰인다. 올해는 7세 아이들을 맡게 되었는데 1년 뒤에 아이들을 보낼 날이 온다고 생각하니 벌써 눈물이 난다”며 아쉬운 속내를 보였다.

생애 첫 졸업식을 정신없이 보내고 부모님의 손을 잡은 채 나온 아이들은 사랑하는 선생님, 정든 친구들과의 헤어짐에도 마냥 신난 채 ‘짜장면, 짜장면’ 노래를 부르며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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