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장 진입반대에 기대를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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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계장 진입반대에 기대를 걸다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2.03.1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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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치면 양계장 건설시도가 주민반대로 무산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에는 금과면에 양계장을 짓겠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수 년 전부터 끊임없이 발생해온 기업형 축산시설의 진입에 주민들은 혀를 내두르면서도 짐짓 대처가 의연해 보인다.

언제부터 대한민국에 닭이 그리 많이 필요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기자의 고향에서는 가금업이 지역경제에 혁혁한 공을 세우기는 했다. 물론 환경오염도 함께 말이다.

1960년대부터 1970년대를 전후해 춘천에서는 국민에게 저렴한 단백질원을 공급하라는 박정희 각하(?)의 특별지시 하에 양계장이 우후죽순 세워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닭이 너무 많아지자 현지에서 소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라는 지시도 떨어졌다. 그래서 만들어진 춘천닭갈비는 전국적 명물이 됐다. 사실 닭갈비의 태동은 50년 된 춘천이 아니라 110년 된 원주이지만 이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기자가 살던 동네에도 양계장은 어김없이 세워졌다. 그곳에 살던 친구는 이따금 병아리를 가져와 반 친구들에게 나눠주곤 했다. 나중에는 집집마다 산 닭이 몇 마리씩 보내졌다. 그 즈음 물장구치던 개울에는 핏물과 닭털들이 뒤덮였다. 한 해 수십 일 씩 코를 막고 다녀야 했고 큰 비가 내리고 나서야 불어난 물에 털들은 씻겨갔다. 사업자가 바뀐 뒤 그 양계장은 두 번이나 불에 탔지만 다시 일어섰고 지금도 성업 중이다. 이곳에서 마주한 양계장 사태가 남 일 같지 않음은 물론이다.

얼마 전 쌍치면의 구) 양계장 예정지에서 우연히 그 사업자를 만난 적이 있다. 쌍치면 주민들이 설치한 컨테이너에 막혀 차를 돌리려 할 때 억대 외제차를 끌고 나타난 그들은 한 눈에 보기에도 장화 신고 닭들과 살 부대낄 ‘생계형 양계업자’는 아니었다. 그들에게 추진이유를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은 “차 뺄 거냐”는 외마디 물음이었다. 글쎄다. 금과면에 들어오려는 양계업자 역시 주민들을 설득할만한 어떤 답을 제시하긴 어려울 듯하다. 도로에 닭털이 휘날리고 생과로 먹는 딸기에 분진이 낀다면 상품가치가 있을까? 장장리 주민들은 신물이 날지도 모르겠다. 마을 뒤편 돈사 악취에 1년 내내 시달리는 것도 모자라 앞에 양계장이 들어온다면 살지 못할 동네로 각인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 황숙주 군수는 “각 지역 양계장 진입은 면장이 책임지고 막아라”는 지시를 내렸다. 군이 얼마나 막아줄 수 있는지는 모르나 쌍치 양계장 법정승소 성과를 낸 점에 비추어 기대를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반대 대책위의 활동에 과감히 지지성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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